[현장] "접전을 뚫어라"…마지막 토요일 '읍소 전략' 나선 오신환·김병민

김민석 2024. 4. 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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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4, 국민의힘 광진구 후보들 '접점 늘리기'
'광진갑' 김병민, 중곡·광장동 돌며 뚜벅이 유세
'광진을' 오신환, '물가·보육' 등 광폭 정책 행보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갑 후보(왼쪽)와 오신환 국민의힘 광진을 후보(오른쪽)가 6일 각각 광진구 중곡동과 강변역 근처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4·10 총선을 4일 앞둔, 본선 전 마지막 토요일인 6일. 접전이 예상되는 서울 광진구에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발자국이 모든 동네마다 찍히기 시작했다. 마치 광진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들을 다 만나기라고 하겠다는 듯 김병민 광진갑 후보와 오신환 광진을 후보의 발길은 멈출 줄을 몰랐다.

살벌한 일정이었다. 광진갑에 출마하는 김병민 국민의힘 후보는 오전 7시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광진구에 위치한 아차산에 오르는 산악회원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주민들을 향한 인사는 1시간 뒤인 8시 주말 운동을 하는 체육센터를 찾아서도 이어졌다.

오후 1시부턴 유세차를 타고 움직이다 4시엔 다시 뚜벅이 유세로 돌아갔다. 지역주민들의 눈을 바라보고 살을 맞대기 위해서다. 데일리안이 동행한 오후 4시 광진구 중곡동에 위치한 중랑천 강변의 산책로에서 김 후보의 이 같은 전략은 제대로 효과를 발휘했다.

이날은 사전투표가 종료되는 날이기도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마무리된 이번 총선에서의 광진구 사전투표율은 33.55%였다. 역대 총선 사상 가장 높은 광진구의 사전투표율이자, 지난 총선보다 5.68%p 높은 수치다. 그런 만큼 산책로 한 중간에 서서 좌우를 향해 인사를 건네던 김 후보가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이미 김병민이 찍고 왔어" 였다.

그런 만큼 김 후보의 고개는 더 깊이 숙여졌다. 인사를 위해 갖고 온 명함 500장은 언제 있었냐는 듯 재빠르게 사라지기도 했다. 인사를 하다 만난 자신을 역술가라고 밝힌 한 50대 남성은 김 후보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면서 "내가 점을 쳐봤는데 이번엔 될 것"이라고 농담 섞인 말을 건네기도 했다.

물론 모든 구민들이 전부 김 후보에게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벚꽃길이 조성된 중랑천변의 특성 상 이날 산책로를 찾은 인파의 대부분을 차지한 2030대는 정치에는 무관심하다는 표현을 인사를 받지 않거나 건성으로 넘기면서 표현하기도 했다. 데이트를 나왔다고 말한 한 20대 남성 김모씨는 "광진구에 사는데 김병민 후보를 처음 들어봤다. 민주당에 이정헌 후보도 들어본 적이 없다"며 "평일에는 학교에 가 있는데 어떻게 만나볼 수 있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갑 후보가 6일 광진구 광장동에서 길거리 인사와 유세차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일부 구민들은 김 후보를 향해 좀 더 활발한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요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중랑천을 사이에 두고 김 후보가 서있는 곳은 광진구 중곡동이었지만, 반대쪽은 동대문구 장안동이었다. 중곡동은 빌라들로 가득 찬 골목길이 대부분이었지만, 장안동쪽은 강변을 따라 대형 아파트가 줄지어 서 있었다. 이를 보고 한 50대 남성은 "저쪽은 저렇게 삐까번쩍한데 우리는 왜 이러냐"라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자신이 이뤄냈던 바를 중심으로 더 활발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건네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 1년 동안 원외 당협으로 있으면서 중곡역 근처를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을 시켰다"며 "국회로 보내주시면 빠른 종상향은 물론이고 민관합동TF 만들어서 재개발·재건축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1시간여에 걸친 산책로 인사 후 김 후보가 향한 곳은 광장동 아파트 단지였다. 광나루역이 위치하기도 한 이곳은 주말을 맞아 아이를 데리고 산책을 나왔다 귀가하는 부부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그 중 김 후보와 인사를 하다 만난 한 40대 여성은 "딸아이가 초등학교 앞에서 김병민 후보를 봤는데 인상이 좋다고 얘기해서 찍으라고 해서 찍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 후보는 "저는 이 동네에서 살고 있고 제 아이들도 이 동네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며 "꼭 학부모께 인사를 드리러 가는 게 아니더라도 저 자신이 학부모이기 때문에 초등학교에는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그래서 좋게 봐주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이웃한 지역구인 광진을에서는 오신환 후보가 바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오 후보는 토요일인 이날 오전 10시 건대입구역 근처 이마트를 방문해 생활물가를 점검하고 주민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주말에 주민들과의 점접을 가장 많이 넓힐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란 전략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

이후 오후 12시에는 키즈카페들을 돌아다녔다. 오 후보가 광진을 내 동별 당 하나씩 공공 키즈카페를 만들겠단 공약을 내건 만큼 현재 키즈카페들이 어떤 현실에 놓여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후 오후 4시엔 관내에 위치한 구남초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아이들의 등교로를 살피면서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고, 오후 5시엔 건국대를 다니는 2030이 대거 몰린 화양동에서 길거리 인사를 나서기도 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광진을 후보가 6일 강변역과 구의동 인근에서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석 기자, 오신환 캠프

오후 6시에 오 후보가 찾은 곳은 동서울터미널 현대화 공약을 내건 강변역이었다. 그는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익숙하다는 듯 마이크 하나는 유세차에 연결하고, 나머지 하나는 이동식 스피커에 연결했다. 강변역 1번 출구에서 나오는 길에 있는 횡단보도가 중앙의 삼각형 인도를 지나 양쪽으로 엇갈리는 형태의 지형을 갖고 있어서다.

오 후보는 먼저 1번 출구에서 나와 큰 횡단보도를 건너는 주민들에게는 유세차에 있는 마이크로, 이어 삼각지에서 엇갈리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주민들에게는 이동형 마이크로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거의 3분 꼴에 한 번씩 위치를 바꿔야 하는 만큼 1시간가량 진행된 인사 동안 오 후보는 수십 번을 뛰어야 했다. 달리기를 하면서 오 후보는 "선거를 하면서 10㎏가 넘게 빠졌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이처럼 바쁘게 선거유세를 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오 후보는 "지금 판세는 완전히 '딱 붙었다'할 정도로 박빙인 상황"이라며 "진짜 한 분, 한 분 다 만나겠다는 심정으로 간절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정말 간절하게 움직이면서 진심이 통하기를 호소하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매일경제·MBN의 의뢰로 넥스트리서치가 지난 1~3일 100% 무선전화면접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할 것이다" "아마 투표할 것"이라고 응답한 '적극투표층' 사이에서 고민정 후보(47%)와 오신환 후보(46%)의 지지율 격차는 1%p에 불과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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