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교수 "아들 맞고 왔는데, 애미·애비가 나서서 담판지어야"

김은하 2024. 4. 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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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들이 일진에게 엄청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다. 애미애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를 만나서 담판 지어야 한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비대위 자문위원(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은 6일 오전 SNS에 쓴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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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행 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 페이스북 글
의대 교수들 단일 목소리 필요성 강조

"우리집 아들이 일진에게 엄청 맞고 왔는데 피투성이 만신창이 아들만 협상장에 내보낼 순 없다. 애미애비가 나서서 일진 부모를 만나서 담판 지어야 한다."

정진행 서울대 의대 비대위 자문위원(전 서울대 의대 비대위원장,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은 6일 오전 SNS에 쓴 글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다”고 밝힌 4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목련이 핀 나무를 지나 이동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그는 “F(학점을) 주든 말든 내새끼 자르든말든 교수가 할일이지 박민수(보건복지부 차관)가 할 말은 아니다”라며 “교수님들, 우리 단합해서 같이 우리 학생과 전공의를 지켜내자. 전의교협 비대위 형식에 얽매이지 말고 교수들 조직만이라도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 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국 의대교수 비대위)로 나뉘어 있는데, 소통창구를 단일화하며 결속력을 다지자는 주장이다.

정진행 서울대의대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이 지난 2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전공의들과 긴급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전공의, 의대생에 힘 실어줘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목련이 핀 나무를 지나 이동하고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정 자문위원뿐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회동이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난 가운데, 선배 의사인 의사단체와 의대교수들이 결속력을 다져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속속 나오고 있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혈액종양내과 명예교수도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만남을 언급하며 “일반사회에서 20대 아들이 교통사고로 크게 다치거나, 조폭에게 심하게 얻어맞고 귀가했는데, 사건의 뒷마무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누가 나가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적절한가. 대부분은 부모처럼 책임 있는 보호자가 나서서 상대를 만나고 일을 마무리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미래의 의료제도 변화에서 큰 영향을 받을 의대생이나 전공의들이 이번 사태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전공의나 의대생들은 의료분야에서는 교육이 아직 필요한 피교육자들”이라며 “피해 당사자인 전공의나 학생대표에게 정부대표와 만나서 협상으로 출구전략을 마련해 오라고 하면서, 선배 의사들은 바라보고만 있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허 교수는 의료계 유일 법정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생과 전공의들을 교육하는 의대 교수들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는 전공의나 의대생을 위해서뿐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의 미래를 위해서도 잘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의사단체·교수단체들이 한목소리로 전공의나 의대생들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필요시 절충안도 마련해주는 중재자의 역할까지 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전국 의대 교수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김현집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원로 교수도 의대 교수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는 전날 온라인 총회 이후 입장문을 내고 "지난 2 일부로 약 3천 명의 인턴이 올해 수련을 못 받게 돼 향후 4년 이상 전문의 수급이 막대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의료 붕괴의 시발점이며 전공의 90% 이상 사직, 의대생들의 휴학과 유급,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을 되돌리지 못한다면 미래 의료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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