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5] 부산의 밤을 밝힌 은혜의 빛, 청년을 비추다

최기영,유경진 2024. 4. 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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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로교회서 열린 갓플렉스
1030세대 1500여명 참여
뜨거운 찬양으로 영성의 장 열어
‘2024 갓플렉스 in 부산’이 4일 오후 수영로교회에서 열린 가운데 예람워십 찬양팀이 1500여명의 참석자들과 함께 찬양하고 있다. ‘은혜의 빛 속에’를 주제로 열린 집회에서 강사들은 자신들의 삶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을 전했다. 부산=신석현 포토그래퍼


탈종교 현상의 가속화, 종교에 얽매이지 않은 영적인 삶(SBNR)을 추구하는 이들의 확산. 10~30세대의 영성을 진단할 때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들이다. 하지만 종교를 이탈하기보다는 그 안에 머물기를 갈망하고 기독교 복음으로부터 참된 진리를 발견하는 청년들에게서 한국교회는 희망을 본다. 그 중심에는 ‘오직 은혜(Sola Gratia)’에 대한 저마다의 고백이 있다.

이 시대 크리스천 청년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국민일보 갓플렉스(Godflex)가 4일 오후 부산 수영로교회(이규현 목사) 사랑홀에서 막이 올랐다. ‘은혜의 빛 속에’를 주제로 열린 집회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가능하지 않았을 ‘오늘’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고 현장을 가득 메운 1500여명 청년들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집회 현장엔 개막 전부터 기대감을 갖고 무대 앞자리를 찾은 이들이 있었다. 전하은(23)씨는 “평소 자주 듣는 예람워십의 찬양을 직접 듣고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심장이 뛴다”며 “오늘 강연을 통해 세상을 분별하는 크리스천으로서 빛을 내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고3 수험생이지만 갓플렉스 참석을 위해 거제도에서 하교하자마자 찾아왔다는 최건우(18)군은 “부산에 와본 게 이번이 처음인데 좋은 찬양, 나를 바로 세워주는 메시지가 기대된다”며 “수험생 시절을 거뜬히 이겨낼 힘을 얻고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오후 7시, 사랑홀에는 해운대 밤바다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짙푸른 조명이 내려앉았다. 이윽고 어둠을 가르는 빛줄기가 무대를 감싸자 예람워십이 등장했고 장내는 들썩이기 시작했다. 강렬한 드럼 비트와 함께 대표곡 ‘놀라우신 은혜’가 울려 퍼지는 동안 청년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목소리를 높여 찬양했다. ‘모든 걸음 되시네’가 이어질 땐 곡의 가사처럼 ‘흔들리고 멈춰진 삶 가운데서도 변함없이 함께하시는 주’를 마음으로 되새기며 연신 눈물을 닦아내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임형규 라이트하우스서울숲 목사


뜨거운 찬양 열기는 1시간여 무대를 달궜고 이어 임형규 라이트하우스서울숲 목사가 등장했다. ‘당신을 보내신다’(눅 2:8~20)를 주제로 말씀을 전한 그는 직관적으로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특유의 화법을 문장마다 녹여냈다.

“크리스마스 때 우리는 루틴처럼 얘기합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게 기쁜 소식이라고. 그런데 예수님 입장에서도 그럴까요. 하늘의 모든 권세를 내려놓고 초라하기 짝이 없는 마구간으로 내려오셨는데도요?” 객석은 잠시 침묵이 흘렀고 뒤이어 임 목사의 한 마디가 현장을 강타했다. “왓 이즈 유어 미션(당신의 임무가 무엇입니까)!”

그러면서 임 목사는 영화 ‘터미네이터3’의 한 장면을 소환했다. “주인공에게 ‘마이 미션 이즈 프로텍트 유(내 임무는 당신을 보호하는 것이다)’라며 찾아왔던 터미네이터가 해킹을 당해 그를 죽이려 하자 주인공이 외칩니다. ‘왓 이즈 유어 미션!’ 그때 정신을 차리죠. 지금 내가 처한 형편없는 상황이 아니라 임무와 사명이 기준이 돼야 하는 겁니다. 하나님이 계획하신 목적대로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고 이 땅에 왔다는 걸 알았던 예수님처럼요. 여러분의 직장 학교 부산에서 소명의 사람이 되십시오!”

집회에선 크리스천 청년들의 일상 영성을 돕는 ‘초원AI’의 김민준 어웨이크 코퍼레이션 대표, ‘힐링 BGM(배경음악) 장인’으로 불리는 가수 커피소년, 인생역전 일타강사 전한길(한국사) 강사의 강연이 이어졌다.

김민준 어웨이크 코퍼레이션 대표


김 대표에게선 AI 스타트업을 이끄는 25세 청년으로서 경험한 ‘하나님과 나, 그리고 은혜’의 이야기가 가감 없이 전달됐다. 10대 시절부터 투자 업계의 관심을 받으며 ‘천재 사업가’로 불렸지만 한순간에 빚더미에 앉았을 때도, 한 제약회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벼랑 끝 위기를 벗어났을 때도, 재기에 성공해 2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했지만 초원AI의 명운을 두고 고군분투하고 있는 지금도 가장 중요한 건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기독교 콘텐츠 말고 소셜 카지노나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분야로 전환하면 투자를 하겠다’는 제안을 수없이 받아요. 하지만 초원AI와 함께 부어주신 은혜가 세상적 유혹을 거뜬히 이겨내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하루, 한 달이 생존의 갈림길이 되기도 하지만 언제 멈출지를 불안해하는 게 아니라 멈추기 전까지 무엇을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는 게 크리스천 청년으로서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가수 커피소년


자신의 대표곡 ‘장가갈 수 있을까’를 개사해 ‘천국 갈 수 있을까’로 부르며 무대에 등장한 커피소년은 이날 6곡을 부르며 노랫말에 담긴 빛 같은 은혜를 전했다. ‘다리미’를 부르고 나서는 청년의 때에 겪었던 방황과 고민 때문에 구겨진 마음이 하나님의 사랑과 위로로 펴졌던 경험을 전했다. 솔로였을 때 만들었다는 ‘내가 니 편이 되어줄게’를 부르고 나선 “늘 나 자신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던 고민과 기도가 가정을 이룬 뒤에는 우리의 고민으로 바뀌고 누군가의 편이 되어줄 수 있는 사랑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청년의 때에 마주할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을 응원하며 ‘행복의 주문’을 부를 땐 “행복해져라” 노랫말이 ‘떼창’으로 연결되며 장내를 가득 채웠다.

전한길 강사


마지막 연사로 나선 전 강사는 “내 인생의 가장 바닥에 있을 때 하나님이 가장 가까이 다가오셨다”는 고백으로 말문을 열었다. 스타강사, 학원과 출판 사업으로의 확장, 실패로 떠안은 25억 채무와 신용불량자로 잃어버린 10년. 그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의 벽에 부딪혔을 때 혼자 방에서 울며 기도했다고 했다.

“하나님 아버지, 이 땅에 저를 보냈을 때는 무슨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분명히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라고 보냈을 텐데 빚더미에 깔려 죽으면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할 것 아닙니까. 빚만 갚고 죽어도 좋으니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그거 좀 이뤄주세요.”

기도로 작은 위로를 얻은 그에게 요셉 욥 다윗 다니엘 등 고난을 극복하고 승리한 성경 속 인물들은 힘을 더해줬다. 그리고 그는 다시 일어서 정상에 올랐다. 전 강사는 “돌아보면 은혜 아니면 설명할 수 없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며 “우리의 신앙 선배들이 보여준 삶 또한 끊임없이 부어주시는 은혜를 발견한 역사의 연속”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우리의 청년들이 N포세대가 아니라 희망을 품고 나아가는 세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교회에서 찬양팀 리더로 섬기고 있다는 송명진(34)씨는 “유명 찬양팀의 공연을 직관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갓플렉스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갓플렉스가 열려 부산 지역 청년들이 오늘 얻은 감격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올해 5회째를 맞은 갓플렉스는 국민일보와 국민일보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회장 이병구 네패스 회장)이 시대적 어려움 앞에서 위축된 청년들을 격려하고 도전을 심어주기 위해 2020년부터 매년 진행해 온 행사다. 한국의 ‘애즈버리’ 부흥 역사를 꿈꾸며 올해는 부산을 시작으로 청주 상당교회(6월 21일), 천안 백석대(9월),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12월 15일)까지 연속으로 개최한다. 부산 갓플렉스 집회 영상은 다음 주 유튜브 ‘더미션’에서 만날 수 있다.

부산=최기영 유경진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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