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우석과 김혜윤의 사랑 이야기

정소진 2024. 4. 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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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사랑을 구원하러 과거로 달려간 여자와 기꺼이 품는 남자. <선재 업고 튀어> 의 변우석과 김혜윤이 써 내려간 사랑 이야기.

Q : 두 청춘의 풋풋하고 재기 발랄한 사랑 이야기가 담긴 〈선재 업고 튀어〉로 만났습니다. 서로 로맨틱 지수를 매긴다면

A : 우석 드라마 촬영의 난이도가 높았는데, 혜윤이가 현장에서 해처럼 밝게 웃어주니까 다행이었어요. 하나도 안 힘들었어요. 늘 감사하죠. 혜윤 오빠와 대화할 때는 항상 즐거워요. 체력적으로 힘들어도 대화만 하면 에너지가 생성되는 거 있죠.

Q : 주로 촬영현장에서는 어떤 대화를 나누나요

A : 우석 특별한 주제는 없어요. 서로 놀리기 바쁜 것 같은데요! 혜윤 집 가서 대화를 곱씹으면 전혀 기억이 안 나요. 그만큼 정신없이 떠들기 바쁘죠(웃음). 서로 영양가 없는 말만 해요.

Q : 학원물과 잘 어울리는 두 사람, 학창시절에 못 해본 게 있다면

A : 우석 학교 신을 촬영할 때 진심으로 즐거웠습니다. 학창시절로 돌아가 데이트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혜윤 고등학교와 대학교 시절을 경험했지만, 드라마에서만 가능한 환상이 있었어요. 가령 좋아하는 남자애를 버스나 독서실에서 우연히 만나는 상황 같은 것. 대리 만족하며 촬영했어요. 독서실 좀 다닐걸. 우석 독서실 다니면서 연애하려고 했어(웃음)?

Q : 〈선재 업고 튀어〉는 톱스타 류선재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열성 팬 임솔이 열아홉 살이던 과거로 돌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처음 각본을 읽었을 때는

A : 우석 머릿속에 장면들이 스쳤어요. 그 장면들이 아름답고 예뻤죠. 무조건 선재는 내가 하고 싶었어요. 선재가 뿜어내는 인상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혜윤 각본이 흥미로웠어요. 과연 내가 ‘솔이’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부터 앞섰어요. 기분 좋은 부담감이죠.

Q : 솔이와 선재처럼 시간을 거슬러 2008년으로 돌아가 첫사랑을 만난다면

A : 우석 어린 시절의 풋풋한 기억이 변색될 것 같아 안 돌아갈래요. 그 기억을 평생 예쁘게 간직하고 싶거든요. 혜윤 맞아. 그때의 순수함은 어떤 순간보다 소중하지. 과거로 가면 첫사랑보다 중학생 김혜윤에게 더 눈길이 갈 것 같아요. 꾸밈없고 솔직한 행동과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요.

Q : 첫사랑을 만나는 조건은 제외하고 15년 전 학창시절로 돌아가는 상상을 해본다면

A : 우석 너무 신나지 않을까요? 내가 더 많은 걸 알고 있는 상태로 돌아가는 거니까. 혜윤 저는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요. 당시의 선택은 모두 최선이었을 테니까요. 지금 그때로 돌아가 내린 선택이 20~30년 후에 돌아보면 최선이 아닐 수도 있잖아요. 과거 내가 한 선택을 믿고 존중하고 싶습니다. 우석 저는 선택에 대한 후회보다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아서 돌아가보고 싶기는 해요. 이미 나는 미래에 대해 알고 있으니까요. 지금의 생각을 갖고 돌아가 새로운 삶을 살아볼 수도 있겠군요.

Q : 이번 작품은 ‘김빵’ 작가의 웹 소설 〈내일의 으뜸〉이 원작입니다. 원작을 읽어봤나요

A : 우석 저는 원작을 읽지 않았어요. 캐릭터에 대한 고민은 감독님, 작가님과 대화로 많이 풀었어요.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시나리오 기반으로 나가고 싶었어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장면에서 선재의 변하는 모습에 집중했습니다. 혜윤 읽었죠. 웹 소설과 드라마 각본 모두 저에게 ‘30대 연기’라는 미션을 안겨줬어요. 지금까지 연기했던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 제일 나이가 많아요. 아직 만 27세인데…. 어떻게 하면 30대처럼 보일지 고민했어요. 5년 전의 제가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아 30대가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더라고요.

Q : 〈선재 업고 튀어〉에서 선재와 변우석의 간극은

A : 우석 모든 면이 달랐던 것 같아요. 선재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아요. 저는 그 반대거든요. 선재의 표현방식을 더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 본모습을 감추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선재의 삶이나 환경도 제 삶과 정반대에 있어요. 특히 운동선수였다는 부분. 운동선수이기에 뿜어 나오는 터프함이나 행동, 제스처가 제 모습과 많이 달랐죠.

Q : 캐릭터에게 공감한 순간이 있다면

A : 우석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선재가 자신이 하고 싶었던 걸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 순간이 있어요. 그때 감정적으로 큰 동요가 일었죠. 제 삶에 그런 순간은 없었거든요. 좋아하는 걸 열심히 하기만 했죠. 신기할 만큼 저와 반대 상황에 놓인 선재에게 공감이 되더라고요. 선재가 포기하는 건 무엇일까요? 방송으로 확인해 보세요(웃음)! 혜윤 솔이는 ‘최애’ 선재를 ‘덕질’하며 운명이 바뀌었고, 삶의 의욕을 되찾아요. 솔이를 연기하며 팬들의 마음에 깊게 공감했어요. 항상 편지를 써주시는데, 늘 감동적으로 읽지만 솔이를 연기하며 그 편지를 쓴 마음이 더욱 와닿았다고 할까요? 저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거나 누군가로 인해 운명을 바꾼 경험이 없거든요.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저와 팬들 사이에 쌓인 서사들이 소중하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더 깊이 있게 연기할 수 있었죠.

Q : 두 사람에게도 강한 동기부여가 되는 ‘최애’가 있나요

A : 우석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극받는 것 같아요. 내가 믿고 따르는 사람이 주는 피드백과 진솔한 마음이 삶의 동력이 되기도 해요. 사소한 말도 귀담아듣기 위해 노력하죠.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노력은 더 커지고요. 혜윤 ‘덕질’까지는 아니지만 작품을 보면 자주 동기부여가 돼요.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에서 굉장히 가슴이 뛸 때가 있어요. 저는 공연장이나 극장 특유의 냄새만 맡아도 자극을 느껴요. 누군가가 혼신을 다해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을 때 ‘나도 저렇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죠. 어떨 땐 유튜브 클립 영상이 동기부여가 될 때도 있어요(웃음).

Q : 선재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한 솔이처럼 삶의 판도를 바꿀 만큼 노력한 적 있다면

A : 혜윤 매 순간을 고군분투하며 사는 것 같아요. 솔이처럼 운명을 바꿀 만큼 거창한 포부는 아니지만, 항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하루를 보내요. 대학생 시절부터 자기소개를 할 때 스스로를 국가대표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해 왔어요. 어느 순간부터 내가 세운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홀로 싸우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특히 요즘은 배움에 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배우로서, 인간 김혜윤으로서 배워야 할 게 아주 많거든요. 배움을 갈구하는 태도가 죽기 직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우석 혜윤이의 생각에 동의해요. 매 순간이 ‘퀘스트’입니다. 퀘스트를 하나둘 깨가는 과정에서 힘들기도 하겠죠. 그때 포기하면 허탈하잖아요. 이겨내야 더 좋은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의 퀘스트에 임합니다.

Q : 우석 씨는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괴력 유전자를 가진 여자와 사랑에 빠졌고, 혜윤 씨는 만화 속에 갇힌 소녀를 연기한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통해 환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연기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판타지 장르를 연기하는 경험은 얼마나 특별한가요

A : 혜윤 1차원적으로 입는 옷. 시대 배경이 바뀌면서 다양한 옷을 입어볼 수 있다는 건 늘 즐거워요. 이번 작품에서는 솔이라는 인물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느낌이었어요. 다양한 시점을 오가며 연기하다 보니 솔이의 일대기를 몰래 감상하는 것 같았죠. 우석 연기를 꿈꿨을 때 판타지 장르는 저에게 굉장한 흥분감을 줬어요. 해보고 싶었던 장르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즐거워요. 배울 것이 많고 어렵다는 사실만 빼면요(웃음).

Q : 두 사람이 살아가며 품은 환상은

A : 우석 30대가 되면 넓은 집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 줄 알았어요. 그런 모습을 성공한 30대라고 생각했죠. 막상 서른 살이 돼보니 아직도 부족한 게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20대와 똑같아요. 혜윤 맞아. 제가 품어온 환상은 텔레비전에 내가 나오는 것! 환상이 현실로 변하는 것만큼 짜릿한 건 없어요. 시상식 가면 텔레비전으로만 봤던 선배님을 실제로 뵐 수 있고, 마주했을 때 떨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웃음).

Q : 오늘 인터뷰가 끝나면 선재와 솔이로 돌아가야 한다고요. 촬영현장에서 반드시 지키려는 원칙이 있나요

A : 혜윤 좋은 연기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한 끝에 요즘 정착한 방법이 있어요.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 예전에는 과도한 긴장감 때문에 연습한 것의 반의 반도 못하고 온 경우도 있었어요. 그러다 최근엔 컨디션을 최상으로, 기분 좋은 긴장감을 놓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어요. 편하지만 편하지 않은 중간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는데…. 어려워요. 우석 저는 인사 잘하기요(웃음). 모든 스태프 한 명도 안 놓치고 인사하자는 원칙을 지키려고 해요. 이번 작품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으면서 내가 받는 집중도가 크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잘 보이더라고요. 이분들께 잘하고 싶어요.

Q : 내가 믿고 싶은 것과 잃고 싶지 않은 것

A : 혜윤 믿고 싶은 건 나 자신. 요즘 제일 화두예요. 배우라는 직업이 타인의 삶을 사는 것이라 스스로에게 소홀해질 수 있더라고요.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겠지만요. 요즘은 온전히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것과 좋아하는 걸 돌아보고 있어요. 자신을 더 사랑하려고요. 우석 저는 잃고 싶지 않은 걸 말할게요. 내가 믿는 사람들이 해주는 조언을 잘 수용하고 마음에 새기고 싶다고 했는데, 그런 동기부여를 해주는 사람들을 잃고 싶지 않아요.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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