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극장’이라는 이름의 무게감 [공간을 기억하다]

박정선 2024. 4. 4.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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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아마추어 뮤지션들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돈과 상관없이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의지도 굉장히 크고요. 파랑새극장의 문화적 맥락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에 어울리는 공연을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낭독극, 아카펠라 공연, 토크쇼, 콘서트, 팬미팅 등 예술가를 알릴 수 있는 어떤 공연이든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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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소극장으로①] 서울 대학로 파랑새극장

문화의 축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OTT로 영화와 드라마·공연까지 쉽게 접할 수 있고, 전자책 역시 이미 생활의 한 부분이 됐습니다. 디지털화의 편리함에 익숙해지는 사이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공간은 외면을 받습니다. 그럼에도 공간이 갖는 고유한 가치는 여전히 유효하며,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기도 합니다. 올해 문화팀은 ‘작은’ 공연장과 영화관·서점을 중심으로 ‘공간의 기억’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데일리안방규현 기자

대학로 최초의 민간 소극장, 파랑새극장(구.샘터파랑새극장)

1984년, 샘터사옥(현 공공일호)의 지하에 들어선 샘터파랑새극장은 대학로에 생긴 첫 번째 민간 소극장으로, 공연장 밀집지역인 대학로 형성의 출발점이 된 장소다. 40년의 긴 역사를 지나는 동안 파랑새극장도 여러 차례 변신을 거듭했다. 처음엔 아동 인형극 전문 극장으로 이후엔 김광석, 동물원, 들국화 등 음악 공연장으로 변화하는 등 시대의 흐름에 맞춰 다양한 문화적 요구를 수용하고자 노력을 지속해왔다.

샘터사옥은 현재 공공그라운드(공공일호)로 지하철 4호선 혜화역 2번출구 앞에 자리 잡고 있다. 대학로 일대 붉은 벽돌 건물의 효시로, 여전히 건축 당시의 형태, 구조, 공간구성 등을 잘 유지하고 있다. 미래 세대들이 혁신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장소의 특성도 마찬가지다. 과거 ‘난다랑’ ‘밀다원’ 등 다방이 운영되던 1층에는 스타벅스가 들어섰다.

지하에 위치한 파랑새극장은 두 차례 운영 주체가 바뀌고, 그때마다 리뉴얼되는 큰 변화를 겪었다. 다만 기존 샘터파랑새극장의 문화적 맥락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은 한결 같다. 지난 2023년 8월부터는 공연콘텐츠 제작사 브이매직 엔터테인먼트의 조대근 대표가 새로운 극장주로 파랑새극장을 새롭게 단장해 운영하고 있다.

ⓒ데일리안방규현 기자

주인 바뀐 파랑새극장, 전문 음악 공연장으로

“공연을 올려야 하는데 대관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어요. 오랜 시간을 들여 이 공간을 발견하고 대관 걱정 없이 공연을 꾸준히 올리고 싶어서 인수를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파랑새극장이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감이 있잖아요. 부담보다는 의무감이 생긴 것 같아요. 사실 극장을 인수하면서 이름을 바꿀까 생각도 했죠. 그런데 이 극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맞을까 고민했고, 결국 이름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지금까지의 역사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조 대표는 현재 이 극장에서 자신이 운영 중인 브이매직의 마술 공연 ‘마술그리스신화’ ‘미래상상 마술쇼’ 등을 올리고 있다. 공연에 맞는 컨디션을 갖추고자 지난해엔 대대적인 리뉴얼도 거쳤다. 가장 큰 변화는 무대에 LED를 설치하고, 시야의 방해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좌석 간 단차를 조율한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마술 공연은 퍼포먼스, 즉 보여지는 게 정말 중요한 공연이잖아요. 이미 공간 크기에 비해 넘치는 스펙의 음향 시설, 방음 시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청각적인 부분은 그대로 두되, 시각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리뉴얼을 진행했습니다. 현재 좌석이 약 110석 규모인데, 어느 자리에서 봐도 퍼포먼스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조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마술 공연을 유지하면서도 파랑새극장을 ‘전문 음악 공연장’으로 만들어갈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아마추어 뮤지션들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돈과 상관없이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획 프로그램을 만들어 볼 의지도 굉장히 크고요. 파랑새극장의 문화적 맥락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에 어울리는 공연을 꾸려나갈 계획입니다. 낭독극, 아카펠라 공연, 토크쇼, 콘서트, 팬미팅 등 예술가를 알릴 수 있는 어떤 공연이든 환영입니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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