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스마트폰' XR…韓 부품사 언제부터 웃을까

조인영 2024. 4. 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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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애플 이어 韓·中·日·EU 등 각국서 XR 기기 출시 예고
가격, 무게, 편의성, 사용성 등 소비자 선택권 넓어져
XR용 디스플레이 소니 '러브콜'…삼성D·LGD도 기술 개발 총력
애플 비전프로를 착용한 모델.ⓒ애플

스마트폰처럼 소지가 편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 '넥스트 폰' 요구가 지속되면서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한 국내 IT기업들이 XR(확장현실) 기기로 답을 찾고 있다.

메타와 LG전자가 공동 개발한 XR 헤드셋이 내년 베일을 벗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도 이르면 연내 XR 기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들의 간택을 받기 위한 디스플레이 및 각종 부품업체들의 물밑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메타와 양사의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 중이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지난달 26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2월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와의 전략적 협업 내용을 언급했다. 그는 "헤드셋 기기부터 양사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시너지를 낼 것인가, 그래서 미래 가상공간 영역에서 어떻게 리더십을 확보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사장은 LG전자의 제품 기술과 콘텐츠, 메타의 플랫폼이 합쳐지면 더 많은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메타와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고성능 XR 기기를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작년 말 LG전자는 가상공간 영역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HE(TV)사업본부 내 본부 직속의 XR사업담당을 신설하기도 했다.

XR은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포괄하는 단어로, 몰입감과 직관성을 갖춰 모바일을 뒤이을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개인이 직접 착용하는 웨어러블 기기라는 점에서 고객 접점을 대폭 늘릴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회계·경영컨설팅 업체 PWC는 VR ·AR 산업의 글로벌 GDP(국내총생산) 창출 규모가 2025년 4764억 달러에서 2030년에는 1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하드웨어 강자인 삼성전자도 XR 분야 주도권 확보를 위해 관련 기기를 준비중이다. 디바이스 제조는 삼성이 주도하되 OS(운영체제), SW(소프트웨어)는 구글이, 반도체·칩셋은 퀄컴과 협력하는 방식이다.

앞서 지난해 2월 갤럭시S23 언팩에서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퀄컴·구글과 차세대 XR 생태계를 구축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번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히며 XR 전쟁 참전을 공식화했다.

첫 XR기기 출시는 이르면 올 하반기가 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그간 기어 VR(2014년), 오디세이 플러스(2018년) 등 관련 기기를 출시했으나 큰 재미를 보지 못한 삼성이 이번에는 메타·LG 연합전선, 애플을 위협할만한 신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관심이다.

현재까지 가장 장악력이 큰 곳은 메타다. VR 스타트업 오큘러스를 2014년 인수하며 XR헤드셋 시장에 진출한 뒤 2020년 오큘러스 퀘스트2, 2022년 메타 퀘스트 프로 등을 줄줄이 내놨다. 작년 10월부터 판매한 '메타퀘스트3'는 3개월간 100만대가 팔렸다.

메타는 지난해 VR 피트니스업체 '위드인', 스마트렌즈업체 '럭섹셀', 광학기술 스타트업 '개리샤프 이노베이션스'를 인수하는 등 XR 시장을 잡기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메타 퀘스트3.ⓒSKT

선두주자 메타를 잡기 위해 애플도 지난 2월 X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XR 기기 전쟁에 뛰어들었다. '공간 컴퓨터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비전 프로를 차별화를 꾀한 것이 특징이다.

공간컴퓨터는 현실세계를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하고 이를 기반으로 사용자와 환경 사이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기기를 말한다. 시장에서는 비전 프로 올해 판매량이 5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본다.

현재까지는 미국 업체들이 선전 중이나 조만간 한국을 비롯해 독일, 중국, 일본 IT기업이 대거 가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가격, 무게, 콘텐츠, 플랫폼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XR 새 판이 짜일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된다.

중국 화웨이는 메타·애플 대항마인 XR기기 '비전 프로'를 연내 출시한다. 애플의 제품과 이름이 겹친다. 이 해드셋에는 화웨이 자체 칩이 들어가며 소니 4K 마이크로 OLED가 탑재된다. 가격은 1만5000 위안(약 278만원)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자사 제품을 중국에서는 다른 이름으로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TCL은 올해 1월 열린 'CES 2024'에서 AR 스마트 글라스 '레이네오 X2 라이트(RayNeo X2 Lite)'를 선보였다. 자체 AI인 레이네오 AI가 탑재돼 8개 외국어를 지원한다. 이 제품은 올 2분기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디스플레이·부품사들도 'XR 수요 잡아라' 각축전

글로벌 IT기업·스타트업 가세로 XR 시장이 커지면서 디스플레이·부품사들도 수혜를 얻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업계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에 주목한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와 '레도스(LEDoS·LED on Silicon)로 불린다. 실리콘 웨이퍼를 기판으로 사용하면 높은 화소 수를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 크기와 무기를 줄이는데도 도움을 준다.

LG전자가 2월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글로벌 빅테크 메타(Meta)를 만나 XR(확장현실)사업의 파트너십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를 가졌다.(사진 왼쪽부터) 이날 회의에 참석한 조주완 LG전자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주)LG COO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애플이 출시한 비전프로에도 올레도스가 탑재됐다. 이 올레도스를 단독 공급한 일본 소니는 2011년 올레도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바 있다.

애플, 화웨이 뿐 아니라 삼성전자가 내놓을 XR헤드셋에도 소니 올레도스가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강민수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14일 열린 컨퍼런스에서 소니가 화이트 올레드(W-OLED) 방식의 올레도스를 삼성전자에 공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로서는 XR용 디스플레이에서 소니 러브콜이 빗발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질세라 한국 기업도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소니가 사용한 W-OLED 방식보다 더 진보한 RGB 방식의 올레도스를 올해 최초 공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미국 RGB 올레도스 전문기업인 eMagin(이매진)을 인수하고, 전담팀을 별도로 꾸려 양산을 준비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CES 2023에서 0.42인치 3500PPI 올레도스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현재는 LX세미콘·SK하이닉스와의 협업을 통해 올레도스 기술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G전자가 메타와의 협업을 공식화한만큼 LG디스플레이에 수혜가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현재 전자, 서비스, 제조 분야에 주로 활용되는 XR 기술이 의료·헬스케어, 교육·훈련, 로봇, 자동차, 국방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등 일부 기업이 아니라 관련 소부장 기업과 협업해 시장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산업연구원

산업연구원은 '미래전략산업 브리프'를 통해 "국내 주요 기업들은 XR기기 시장에 대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지만, 미·중 기업과 달리 대표적인 제품이 부재하고 국내 산업 기반도 약한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약점 분야인 XR 관련 소프트웨어와 콘텐츠, 광학 분야에 대한 육성 및 투자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산업부는 초고해상도, 고휘도를 위한 4000ppi급 마이크로 OLED 기술개발 등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 혁신공정플랫폼 구축사업’과 AR 글래스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메타버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사업을 통해 혁신 R&D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도 XR 디스플레이 소부장 기업의 혁신 R&D 발굴, 시제품 제작 및 실증지원, 산업간 기술 및 비즈니스 교류 협력 등의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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