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IFF, 예산 삭감 속 흔들리지 않고 '모두의 축제'로 [D:현장]

류지윤 2024. 4. 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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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일 개막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정부의 영화제 예산 삭감된 상황 속에서 이전의 외형과 내실을 유지한다.

ⓒ뉴시스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우범기 조직위원장과 민성욱·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 문석, 문성경, 전진수 프로그래머, 박태준 전주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서가 참석해 올해의 전주국제영화제의 진행 방향과 상영작들을 소개했다.

올해는 81개국에서 747편이 출품되어 24회 604편에 비해 143편이나 증가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하였다. 전주국제영화제 측은 "전체적인 경향에서 눈에 띄는 점을 꼽자면,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며 제작된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전에 기획했던 영화들도 팬데믹으로 인해 제작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적은 수의 출연진, 최소한의 로케이션 등 제작 환경의 한계를 보여준 작품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창작자들이 많았다"라고 전반적으로 평했다.

올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영화제 지원 예산을 대폭 삭감해 많은 영화제들이 위기를 맞이했지만 전주국제영화제는 이전의 규모를 유지한다.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은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지자체의 전폭적 협조로 전주시가 별도 추진하고 있던 관광사업 등과 연계했다, 영화제 규모를 이전보다 축소하지 않고, 기존 축제의 외형을 유지하는 수준 이상으로 영화제를 꾸릴 수 있게 됐다. 축제다운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개막작은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이다. '새벽의 모든'은 월경 증후군을 앓는 여성과 공황장애를 겪는 남성을 중심에 놓고 벌어지는 이야기다. 문석 프로그래머는 "미야케 쇼 감독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주목 받고 있는 인물이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 보면' 등이 한국에도 소개된 바 있다. '새벽의 모든'은 미야케 쇼 감독 전작 세계사처럼 악인보다는 가슴 따뜻하고 이타적인 사람들이 등장한다. 일상적인 공간과 평상시처럼 흐르던 시간에서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내는 영화다. 크고 작은 상처를 끌어안고 사는 사람들의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모아서 평화로운 우주를 만드는 과정이 아주 감동적으로 묘사됐다. 예술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더라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영화"라고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폐막작은 카직 라드완스키 감독의 '맷과 마라'다. 문성경 프로그래머는 "폐막작을 한 문장으로 소개하라고 한다면 '만약에 우리가 사랑한다면'으로 줄여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영화는 과거에 이루어지지 않았던 어떤 관계의 한 여자와 남자가 오랜 만에 다시 만나 서로에게 확인하는 어떤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올해 베를린 경쟁작으로 초청됐다"라며 "캐나다의 독립 예술 영화에 재능 있는 영화인들이 팀을 만들어 연출한 수작이다. 보통 독립 예술 영화라고 하면 실은 조금 진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로맨틱 코미디를 도전하지 않기 마련인데, 이 감독은 이런 고정관념을 역이용해서 자신들의 영화적 재능을 선보이는 영화로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허진호 감독이다. 허진호 감독은 '봄날은 간다', '외출' 등의 대표작과, 영화인으로 영향을 받았던 '파리 텍사스', '동경 이야기' 등의 작품들을 관객들과 함께 관람하고 나눈다.

더불어 지난해 '스타워즈 데이'(Star Wars Day) 행사를 진행했던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는 디즈니·픽사 테마존 운영한다. 이에 '인사이드 아웃'2가 전주국제영화제서 처음으로 상영된다.

올해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특별전도 진행된다. 이번 특별전에서 상영되는 6편의 작품은 '목화솜 피는 날', '세 가지 안부', '흔적', '드라이브97', '바람의 세월',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다.

지난해 벨기에의 다르덴 형제에 이어 올해는 2001년 '디지털 삼인삼색'의 한 편인 '신과의 대화'로 2001년 전주국제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대만의 차이밍량 감독이 '행자 연작'과 함께 전주를 찾는다.

올해 영화제는 25주년을 맞아 한국영상자료원과의 특별전 '다시 보다'로 그동안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올해는 1950년대 한국영화 4편, 이두용 감독 대표작 1편 등 모두 10편을 최신 복원해 디지털화 버전으로 상영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정준호 집행위원장이 국민의 힘 예비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국민의힘 경기 화성을 한정민 후보가 예비후보였을 당시 사무실을 찾고 응원 영상을 찍은 바 있다. 정 집행위원장은 "오랜 지인들이 많다 보니 여야를 떠나 응원 영상을 많이 부탁 받는다. 저도 사회 생활하고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거절을 못했다. 다만 선거 운동에 참여한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응원하는 영상이었다. 정치적인 색을 갖고 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집행위원장으로서 더욱 심사숙고해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라고 답했다.

정준호 집행위원장은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 영화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 속에서 전주국제영화제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역할에 대해 고민했다 .우리는 지역 독립영화계의 성과와 존재 의미를 소개할 수 있는 지역 독립영화 쇼케이스를 신설해서 각 지역 영화인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지역영화 네트워크 행사를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도 전주국제영화제가 변함없는 영화인들의 교류의 장이 되고, 작품과 관객이 만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풍성한 축제가 될 것이다.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린다"라고 바랐다.

한편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5월 1일부터 10일 전주 영화의 거리를 비롯해 전주시 일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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