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등 ‘피크아웃’ 뚜렷…‘애플카’ 무산도 아쉬워

배준희 매경이코노미 기자(bjh0413@mk.co.kr) 2024. 4. 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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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피크아웃’…복병 만난 LG ‘전장’ [스페셜리포트]

최근 LG전자 전장 사업을 예사롭지 않게 보는 시각이 확산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무엇보다 전장 사업의 전방 산업은 자동차 산업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를 중심으로 ‘피크아웃’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자동차 판매량이 지난해 여름 ‘피크(고점)’를 찍었으며 앞으로 관건은 ‘아웃(하락)’의 기울기라고 본다.

최근 수년간 자동차 산업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이연된 대기 수요가 판매량 성장을 주도했다. 2022년 이후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점차 완화되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대기 수요 소진과 맞물려 전체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수요 둔화세가 뚜렷하다는 게 산업계 시각이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데다 지난해 3분기 이후 그동안 쌓여 있던 주문 대기 물량(백오더·Back Order)도 상당 부분 소진됐다.

이런 정황은 몇 가지 대목에서 엿보인다. 첫째, 자동차 출고 기간이 대폭 줄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원하는 차량을 빨리 받을 수 있어 좋지만 자동차 산업에는 달갑지 않은 신호로 읽힌다. 백오더 물량이 거의 다 소진됐고 신규 수요 유입이 원활하지 않단 신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현대차·기아 영업점 3월 납기표 등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외한 가솔린·디젤 모델 대기 기간은 대체로 3개월 안팎 수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한때 1년 넘게 기다려야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있던 전기차는 대기 기간이 가장 짧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1.5개월, 아이오닉6는 1개월, 코나 EV는 3주가량 소요된다. 기아의 EV6는 4~5주, EV9은 5~6주씩 걸린다. 1년 전 7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던 GV70 전동화 모델은 대기 기간이 1개월로 줄었다. 현대차 딜러 A씨는 “최근에는 계약 취소자도 많아 실제 대기는 납기표보다 더 짧다”며 “백오더 물량 해소로 올해부턴 수요 감소세가 두드러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둘째, 올해 자동차 내수·수출 모두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2024년 국내 자동차업계 내수 판매 170만대, 수출 280만대, 생산 422만대로 예측했다. 각각 전년 보다 2.8% 감소, 1.2% 증가, 0.6% 감소한 수준이다(2023년 자동차산업 평가·2024년 전망). 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측은 “지난 3년간 수출 증가율과 비교했을 때 2024년은 증가율이 큰 폭 떨어진 모양새”라며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의 결과”로 분석했다. 올 들어 수출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같은 달보다 약 8% 줄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7% 줄었다. 월별 자동차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22년 6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특히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는 LG전자 VS사업본부에 우려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기차 수출 대수는 2만4318대로 1년 전보다 21% 줄었다. 같은 기간 PHEV도 27% 급감했다. LG그룹이 전장 사업을 매출 기여도 측면에서 유의미하게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전기차 등 ‘전동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2022년 LG그룹 전장 사업이 사상 첫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것도 전기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기를 맞이하면서 판매단가가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한 덕분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전장 수주잔고 중 인포테인먼트가 50% 후반, 차량용 램프가 10% 중반, 전기차 부품은 20% 후반대다.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카’가 중단된 것도 LG그룹 입장에서는 아쉽다. LG그룹은 전장 사업 관련 주력 3개 계열사 모두 애플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터라 시장과 산업계에선 애플카 기대감이 남달랐던 것이 사실이다. 주요 외신들은 애플카 개발 파트너 중 한 곳으로 LG마그나를 줄곧 언급해왔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2호 (2024.03.27~2024.0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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