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의 신앙으로 세상 읽기] 교회의 희망을 이야기하자

2024. 4. 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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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목회데이터연구소에서 발표한 ‘3040세대 신앙과 라이프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교회를 떠났거나 온라인예배를 드리는 3040세대 10명 중 6명은 다시 교회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결과는 지난해 짐 데이비스, 마이클 그레이엄 그리고 라이언 버지가 함께 쓴 책 ‘탈기독교시대 교회’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30년간 교회를 떠난 미국의 크리스천 4000만명 중 51%에 달하는 복음주의권의 이탈자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오기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교회에서 좋은 친구를 사귀거나 친구가 교회로 초대한다면 혹은 좋은 목회자와 좋은 교회가 있다면 말이다. 이러한 희망을 뒷받침하는 조사가 또 하나 있다.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미국에서 절기 예배에 교회를 찾는 사람들의 패턴이 변했다는 것이다. 기독교 여론조사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가 지난해 8~9월 미 개신교 목회자 1004명과 미 개신교 교인 1008명을 조사해 지난달 말 발표한 결과 2023년 절기예배 참석 비율이 모두 줄었다.

부활절은 93%에서 90%로 3% 포인트 줄었으며 크리스마스는 84%에서 81%로 3% 포인트, 어머니의 날은 59%에서 51%로 8%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이 수치가 증가한 날은 2011년 14%에서 2023년 20%로 6% 포인트 증가한 ‘친구 초청의 날’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에 대해 주상락 미국 바키대학원대 선교학 교수는 “교회를 떠난 사람은 복음이 싫어서가 아니라 교회 안의 관계 속 피로감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제 우리가 교회의 희망을 이야기할 근거를 찾았다. 하나는 ‘관계성의 회복’이다. 탈교회 현상은 코로나가 원인이라기보다 그 변화를 촉진했을 뿐이다. 사회적 격리 현상은 공동체로부터의 외로움을 만들어 냈고, 원치 않던 관계를 청산할 수 있는 그럴듯한 이유를 제공해줬다. 예배 현장을 떠나간 세대들에게도 이러한 이유는 타당하다.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친밀한 관계를 교회가 제공할 수 있다면, 교회 안에 곪아 있던 부정적 관계성을 치유할 수 있다면, 분명한 회복의 근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좋은 목회자와 좋은 교회를 회복하는 일이다. 올해 새 학기를 맞으며 모교인 감리교신학대에서 대학원생과 학부생을 위한 신앙집회를 인도하게 됐다.

준비했던 원고 주제와는 달리 하나님께서 주시는 강력한 마음이 있었다. 이 학생들에게 신학교와 목회 선배들은 무엇을 가르쳐왔는가. ‘목회를 잘하는 법’ ‘리더십을 갖는 법’ 그리고 ‘교회를 치리하고 교인들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 왔지만 정작 ‘목자’가 되는 것의 중요성을 가르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전혀 준비하지 않았던 요한복음 10장의 ‘선한 목자의 비유’가 떠올랐다. ‘나는 선한 목자라’는 예수님의 자기 고백이다.

선한 목자는 양을 위해 목숨을 버리지만 삯군 목자는 이리가 양을 늑탈하는 순간에 양을 버리고 도망가는 자다. 목회자의 존재 이유는 양을 돌보기 위함이다. 양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 것은 삯군이 하는 일이다. 세월호 침몰로 온 국민이 슬퍼할 때 가장 큰 지탄을 받은 사람이 있다. 배에 타고 있던 아이들을 돌보지 않았던 선장으로 그가 보였던 행동이 9·11테러에서 미국 소방관들이 보였던 행동과는 너무 대비됐기 때문이다.

그 당시 만나교회 전 목회자들이 ‘목회의 다짐’을 만들어 교인들 앞에서 엄숙하게 서약했던 기억이 있다. “First In, Last Out(퍼스트 인, 라스트 아웃)! 무슨 일이 생겨도 목회자들은 여러분을 지키며 함께할 것입니다.” 목회의 본질이 생명 되시는 주님께로 인도하는 데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선한 목자들이 있는 곳에 양의 무리들이 다시 찾아오리라는 희망을 가져보자는 것이다.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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