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현대예술을 알려면 '이분'부터 보세요

차민주 2024. 4. 2.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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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금)빛.
세계 3대 비엔날레가 열리는 나라
브라질은 무려 300년 동안 유럽의 식민지였습니다. 독립 이후에도 사회문화 전반에서 유럽 양식이 발견된 배경입니다. 오랜 기간 제3세계로 분류되었던 브라질이 현재 세계 3대 미술제 중 하나인 상파울로 비엔날레를 여는 예술 주역국이 된 건, 서구 예술을 발판 삼아 브라질만의 복합적인 아름다움을 끄집어낸 현대 예술가들 덕분일 거예요.

브라질 예술정신의 시발점이 된 건 1950년대 유럽에서 콘크리트 예술을 재해석한 네오 콘크리트 운동이었습니다. 콘크리트 예술이 기하학적 추상을 강조했다면, 네오 콘크리트는 거기에 관객과의 상호 작용까지 고려했어요.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는 등 몸의 감각을 자극해 관객과의 상호 작용을 이끈 것이죠. 이 운동을 일으킨 예술가가 바로 브라질 현대미술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리지아 파페입니다.

예술도 적극적일 수 있다
리지아 파페(Lygia Pape, 1927-2004)의 작품을 마주하면 머리보다 몸이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정적인 관람 대신 감각을 일깨우는 동적인 관람을 제안하기 때문이죠. 가령 '창조의 책(Livro da Criacao)' 작품은 불의 발견, 농업의 시작처럼 중요한 창조의 순간들을 추상적으로 그려놓았는데요. 파페는 관람객으로 하여금 이 모호한 이미지를 불이나 농업이 아닌 새로운 개념으로 해석하는 것까지 의도했습니다. 작품명이 '창조의 책'인 이유죠.

재미있는 부분은 그가 원, 삼각형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도형 탐구를 멈추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파페는 현실과 무관해 보이는 기하학 도형들을 관람객이 육체적으로 느낄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했어요. 정사각형을 본뜬 철제 설치물 'KV256'도 그렇게 탄생했죠.

그중에서도 파페의 예술적 감각을 총망라한 작품을 꼽자면 바로 ' 테이아(Ttéias)' 시리즈겠지요. 여러 가닥의 금속 실이 모여 원통형 빛의 기둥을 이루는 이 시리즈는 공간을 최대한으로 활용합니다. 두 눈과 발걸음으로 빛의 반짝임을 좇다 보면 파페가 아름답게 보여주고자 했던 기하학적 구조를 이해할 수 있어요.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고?
나뿐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해서도 처음 마주하는 언어를 만들고 싶다. 내게 예술은 세계를 이해하는 길이기에 늘 새로운 발견을 갈망한다. 이처럼 감각적인 작품으로 관객을 움직이게 하는 리지아 파페. 그의 흔적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어요. 5월 25일까지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리지아 파페 개인전이 열리거든요. 나무 조각이 책 페이지처럼 펼쳐진 '밤과 낮의 책(Livro Noite e Dia)'부터 상징적인 '테이아' 시리즈 작품까지, 브라질 현대예술의 정체성을 몸으로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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