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아바나 증후군' 미스터리

김종화 2024. 4. 2.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바나 증후군(Havana Syndrome)'은 미국 외교관이나 군인, 정보요원이 겪은 원인 불명의 질환이다.

지난해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고 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ODNI는 지난 2월 '2024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외국의 적이 아바나 증후군을 초래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면서도 이 평가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신뢰 수준은 다양하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美 겨냥 의도적 공격 판단
CIA 등 정보기관 조사에도 발생 원인 미상
슈피겔은 러 특수부대 음파 무기 가능성 보도

'아바나 증후군(Havana Syndrome)'은 미국 외교관이나 군인, 정보요원이 겪은 원인 불명의 질환이다. 이명, 두통, 메스꺼움, 청력 손상, 인지장애, 뇌 손상 등의 다양한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는 신경계 질환이다. 2016년 쿠바 수도 아바나의 미국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직원들 사이에서 처음 발견돼 아바나 증후군, 또는 쿠바 괴질로 불렸다.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알 수 없는 소리를 듣고 난 후부터 이런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외교관을 겨냥한 의도적 공격이라고 판단해 2017년 아바나 주재 직원들을 철수시키고 미국 내 쿠바 외교관들을 추방하기도 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사진=픽사베이]

2017년부터 2021년 사이 중국, 러시아, 조지아, 폴란드, 대만, 호주, 우즈베키스탄, 미국 워싱턴, 오스트리아, 베트남, 인도, 독일, 콜롬비아 등지에서도 증상이 보고됐다.

미국의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장실(ODNI) 등 정보기관이 2017년부터 조사를 진행했으나, 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고주파 에너지 또는 음파 공격, 집단 심인성 장애(심리적 원인에 의한 전환장애-집단히스테리), 살충제 흡입 또는 감염, 약물 신경독성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고,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알 수 없는 소리의 정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 증상을 경험한 쿠바 파견 외교관 4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한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팀들은 이들의 뇌 조직이 광범위하게 지속적인 부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는 결론을 내고, 2018년 연구 결과를 전미의학협회지(JAMA)에 게재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020년 12월 5일 중국과 쿠바 주재 미국 대사관 일부 직원이 겪은 두통 증상에 대해 극초단파를 포함한 고주파 에너지 공격인 것으로 보인다는 미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의 보고서를 보도했다. NASEM의 전문가위원회는 화학적 노출이나 전염병 등 다른 원인을 고려했지만 그럴 것 같지 않다며 피해자의 증상이 고주파 에너지에 의한 공격과 좀 더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윌리엄 번스 CIA 국장(가운데)이 지난달 11일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를 마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CIA와 ODNI 등은 아바나 증후군은 공격에 의한 것이며, 뇌 신경을 손상시킬 수 있는 극초단파 무기를 연구·개발했던 러시아를 배후세력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관련성을 부인했고, 일부에서도 이런 의혹이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반박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주도로 적극적으로 이 증후군의 실체 규명에 나섰다. 그해 10월 바이든 대통령이 아바나법에 서명해 아바나 증후군 피해자들은 법에 따라 강화된 의료서비스와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해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가 아바나 증후군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다고 미국 국방부가 1일(현지시간) 밝혔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당시 국방부 장관 대표단과는 별도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인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증상 원인과 관련해서 그는 "ODNI를 비롯한 정보기관이 조사를 주도하고 있으며 관련 문의는 해당 기관에 해달라"고 덧붙였다.

ODNI는 지난 2월 '2024 위협 평가' 보고서에서 외국의 적이 아바나 증후군을 초래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밝히면서도 이 평가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신뢰 수준은 다양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CBS 방송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60분'과 온라인매체 디인사이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전날 공동 조사를 토대로 러시아 군 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 산하 특수부대인 29155부대가 개발하고 배치한 음파 무기가 아바나 신드롬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