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실책은 ‘도광양회’ 포기하고 ‘전랑외교’ 택한 것”

김현길 2024. 4. 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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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인터뷰
“중국, 대만 침공 가능성 높지 않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8일(현지시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정책연설을 한 뒤 조지프 나이 석좌교수와 대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지프 나이 미국 하버드대 석좌교수가 중국이 ‘도광양회’ 전략을 포기하고 ‘전랑외교’ 등 적극적인 외교 노선을 선택한 것이 큰 실수라고 평가했다.

나이 교수는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미국에 대한 중국의 최악의 정책으로 “중국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쇠퇴할 것이라고 생각해 덩샤오핑의 외교정책을 버리고 훨씬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펼친 것”을 꼽았다. 그러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전랑외교(Wolf Warrior Foreign Policy)라고 부르는데, 그것이 나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개혁·개방을 내세운 덩샤오핑은 1980~90년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중국 외교 전략의 큰 틀로 삼아왔다. 한자 풀이 자체는 ‘칼의 날카로운 빛이 새나가지 않도록 칼집에 숨기고 어두운 곳에서 힘을 기른다’는 뜻이지만 ‘능력을 밖으로 드러내지 않고 인내해 때를 기다린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나이 교수는 ‘일부 중국학자들이 중국의 힘이 너무 커져 더 이상 감추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한다’는 지적에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자문해봐야 한다. 중국이 더 나아졌나?”며 “덩샤오핑의 정책을 포기하기 전 중국인들은 다른 이들을 겁주지 않고, 매우 매력적이었다. 중국인들의 소프트 파워에도 좋은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이 소프트 파워를 확대하고 더 매력적인 국가가 되기 위한 조언’에 대해 공공의 이익이 되는 기후변화나 팬데믹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참여를 늘리라고 조언했다. 나이 교수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지난 10년간 내린 최고의 결정으로 2015년 파리기후협약에 합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두 나라 사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지난 3~4년의 정책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자신이 예측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알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를 예고했기 때문에 전면적인 무역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나이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두 나라 간 무력 충돌 가능성에 대해선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간에 남중국해나 대만해협에서 오판에 의한 충돌 위험은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좀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2027년 중국과 타이완 간의 전쟁 위험에 대해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나이 교수는 푸틴이 대규모 육군을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을 예로 들며 “수백마일의 해변에 걸친 수륙양용 침공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워싱턴의 어떤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봤다. 나이 교수는 “2030년 중국이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미국을 넘어설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중국이 ‘중간 소득 함정’으로 불리는 문제들에 직면해있고, 일자리와 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는데 기술과 생산성이 이를 보완하지 못해 전체 생산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지프 나이 교수는 ‘소프트 파워’ 개념을 고안한 학자로, 국가가 상대를 설득할 때 군사력·경제력 같은 ‘하드 파워’ 못지않게 문화적 매력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소프트 파워가 중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빌 클린턴 정부에서 국가정보위원회(NIC) 의장과 국방부 경제 안보 담당 차관보를 지냈다.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외교정책위원 및 국방위원으로 활동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국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방문했을 때 대담자로 나서기도 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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