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파묘 열풍④]'험한 것' 보고 한국 공부하는 베트남 20대

이종길 2024. 4. 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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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한국 영화에 기회의 땅이다.

"동남아시아 나라 대부분이 그렇듯 베트남에서도 오컬트는 주류 장르다. K-콘텐츠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현지 대중문화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해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나 이질감이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미디어로 한국에서 성공한 콘텐츠를 확인하고 찾아볼 정도다. '파묘'의 경우 개봉 전 한국에서 흥행한 소식이 베트남에 널리 알려졌다. 사전 예매율이 할리우드 영화들을 크게 뛰어넘는 등 예사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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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수 CGV 베트남 법인장 인터뷰
20대 관객 59.9% "韓문화 이질감 전무"
"이스터 에그, 해석 두고 토론 분위기"

베트남은 한국 영화에 기회의 땅이다. 다른 나라보다 진출이 용이하다. 국내 기업들이 막대한 투자로 멀티플렉스 환경을 바꿔놓았다. 배급·제작 시장까지 투명하게 관리해 주류 문화로 이끌었다. 현지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람료는 한국의 절반 수준까지 올랐다. 향후 국내 못잖은 수익이 기대된다.

'파묘' 흥행은 이런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과 같다. 지속적인 입소문으로 호치민, 하노이 등 주요 도시는 물론 지방으로 상영관이 확대되는 추세다. 원동력은 아시아 나라들의 상흔인 제국주의를 교묘하게 건드려 형성하는 공감대. 멀티플렉스에서 기울인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배급사 모킹버드 픽쳐스의 홍보·마케팅을 뒷받침하며 관객 동원을 부채질했다. 고재수 CGV 베트남 법인장을 만나 '파묘'의 흥행 비결과 현지 영화 시장 상황에 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파묘'는 베트남에서 처음 흥행한 한국 오컬트 영화다. 배경이나 각종 요소가 지극히 한국적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고 하나 지금 같은 성적을 기대하긴 어려웠을 듯하다.

"동남아시아 나라 대부분이 그렇듯 베트남에서도 오컬트는 주류 장르다. K-콘텐츠는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현지 대중문화 가운데 하나로 자리매김해 있고. 한국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나 이질감이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미디어로 한국에서 성공한 콘텐츠를 확인하고 찾아볼 정도다. '파묘'의 경우 개봉 전 한국에서 흥행한 소식이 베트남에 널리 알려졌다. 사전 예매율이 할리우드 영화들을 크게 뛰어넘는 등 예사롭지 않았다."

-한국과 베트남의 문화·종교 유사성이 흥행에 영향을 미쳤을까.

"그렇다고 본다. 특히 베트남에서 쉽게 발견되는 풍수지리와 불교적 요소들에선 현지인들이 동질감까지 느꼈을 듯하다. 베트남 사회·문화에서 토속신앙과 불교문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다만 굿, 무당 등은 낯선 문화라서 새롭게 다가왔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질감을 드러낼 정도는 아니다. 베트남에도 악귀를 쫓는 다양한 행위가 존재한다. 비슷한 문화로 받아들인다."

-임진왜란 등 역사적 배경까지 이해하긴 쉽지 않아 보이는데.

"그보다 가까운 일제강점기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다. 흥미롭게도 영화를 관람하고 온라인에서 그걸 공부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파묘'의 이스터 에그(제작자가 숨겨놓은 메시지)나 해석을 주고받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향후 현지인들이 한국을 이해하는 힘이 될 듯하다."

-'파묘' 관람객의 상당수는 젊은이들인가.

"CGV 고객관계관리(CRM) 데이터에 따르면 20대가 59.9%로 압도적이다. 20대 초가 30.2%, 20대 중후반이 29.7%다. 30대는 24.8%로 뒤를 잇는다."

-‘파묘’는 먼저 개봉한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크게 흥행했다. 이런 소식이 현지 흥행 또는 스크린 확보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상당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의 신드롬이 베트남에도 기사, SNS 등으로 많이 노출됐다. 높아진 관심은 사전 예매율로 직결됐다. 같은 시기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들을 가볍게 따돌렸다. 흥행이 점쳐지자 CGV는 물론 멀티플렉스 전체가 ‘파묘’에 할리우드 대작에 준하는 스크린을 배정했다. 사실 베트남에서 주연들의 인기가 높아 일찌감치 흥행을 예상할 수 있었다. 특히 이도현과 김고은은 넷플릭스 등을 통해 상당한 팬층이 형성돼 있다. 개봉하기 한참 전부터 SNS 등에서 ‘파묘’에 관심을 보이는 포스팅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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