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셋은 기본”… 당진시 출산율 끌어올리는 초등생 돌봄 사역
2023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이 채 안 되는 나라는 한국뿐이다.
아이 좋아 시즌2의 첫걸음을 떼면서 1일 충남 당진동일교회(이수훈 목사)를 찾았다. 이날 교회에서는 전국에서 온 목회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 출산돌봄 실행 지도자 모임’이 열렸다. “자녀 셋은 기본”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정도로 성도들의 아이들이 많은 이 교회의 출산돌봄 노하우를 전국 교회와 나누고자 마련된 자리다.
당진동일교회의 저출산 극복 여정은 2018년 국민일보를 통해 처음 세상에 소개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교회는 이듬해 연말 국민일보와 보건복지부가 함께 제정한 저출산 극복 우수 사례 시상식에서 장관상을 수상했다.
당진동일교회에는 평일 낮인데도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날 행사 시작도 교회가 운영하는 살렘어린이집 원아들의 찬양으로 문을 열었다. 도대체 이 교회 교인들의 높은 출산율을 이끈 동력은 뭘까.
교회가 27년째 운영 중인 ‘VCA(Visionary Christian Academy) 비전 스쿨’이 꼽힌다. 초등학생 200여명을 하교한 뒤부터 오후 8시 이후 각 가정으로 바래다 줄 때까지 교인들이 돌보는 사역이다.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맞벌이 부부의 고충을 교회가 해소해주고 있는 것이다.
교인 봉사자들은 당진 일대 10여개 초등학교 하교 시간이 되면 학교로 이동해 승합차에 아이들을 태워 교회로 데리고 온다. 교회에서는 간식과 저녁식사를 제공하고 영어와 수학, 인성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대부분의 봉사자는 ‘친구 엄마’들이기에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돌봄을 받는다. 돌봄 대상이 교인 자녀에 국한된 건 아니다. 신청하면 누구나 비전 스쿨에 입학할 수 있다.
충남 지역에서 가장 높은 당진 지역의 출산율(1.03명)을 논할 때 이 교회의 기여도를 무시할 수 없다. 2020년 당진시에서 태어난 신생아 가운데 150여명(약 12.4%)이 이 교회 성도들의 자녀다.
이수훈 목사는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교회와 지자체 간의 협력 방안도 제시했다. 최근 교회는 ‘당진시 민간운영 방과후 돌봄 지원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목사는 “시와 협약을 통해 돌봄교실 운영에 대한 제도적 보호를 받게 되면서 날개를 달았다”면서 “첫 사례가 나온 만큼 교회도 지자체와 협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돌봄교실을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인들의 만족도는 높다. 네 자녀 엄마인 이남호(49) 집사는 “교회가 없었더라면 둘 낳기도 버거웠을 것 같다”면서 “교회가 안전하게 아이 넷을 모두 돌봐줬는데 사실 한 명 더 낳고 싶다”고 말했다.
교회의 바람은 전국적인 출산율 반등에 있다. 무엇보다 출산돌봄은 교회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이 목사의 지론이다. 이 목사는 “잘 낳는 것도, 아이들을 복음 안에서 잘 키우는 것도 중요한데 둘 다 교회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면서 “1996년 개척한 이듬해부터 아이돌봄 사역을 하고 있다. 개척교회도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이달부터 한국교회와 함께 하나님이 주신 아이를 출산하고 사랑과 복음으로 양육하는 가정을 격려한다. 더미션 토요일자 ‘하나님의 선물 아이 좋아’ 코너를 통해 지난해 1월 이후 출생한 아기 중 유아세례를 받은 주인공과 그 가정을 소개한다. 지면에 게재된 가정에는 소정의 선물을 제공한다.
당진=글·사진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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