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안 팔리네"… 완성차5사, 3월 수출로 겨우 체면 차렸다(종합)

편은지 2024. 4. 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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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내수 판매 총 12만289대… 전년比 14.6%↓
전기차 보조금 확정에도 판매 회복세 더뎌
수출 덕에 겨우 선방… 5사 총 수출 11.5% 증가
완성차 5사 3월 판매실적ⓒ각사

국내 완성차5사(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한국GM·KG모빌리티)의 3월 내수 실적이 일제히 얼어붙었다. 지난달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됐음에도 기대만큼 판매량이 확대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외 판매 실적이 지난해 대비 소폭 늘면서 아쉬운 내수 실적을 겨우 상쇄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5사의 3월 내수 판매량은 총 12만289대로, 전년 대비 14.5% 줄었다.

그간 3월에는 2월에 전기차 보조금이 확정됨에 따라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어났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래한 전기차 '캐즘(시장 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침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3월 국내 시장에서 6만 2504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6.1% 감소한 수치다. 효자모델인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이 3개월 만에 재가동했음에도 판매량에 힘을 보태지 못한 것이다.

3월 가장 많이 판매된 승용 차량은 싼타페로, 7884대 판매됐다. 이어 그랜저 6100대, 제네시스 G80 5298대, GV80 4304대, 아반떼 4188대 순으로 판매됐다. 상용차인 포터는 8032대 판매되면서 전체 판매량을 견인했다.

전체적인 승용 판매량은 통상적인 수준을 기록했지만, 작년 대비 판매량이 줄어든 바탕에는 전기차가 자리했다. 아이오닉 6는 936대로 전년대비 57.5% 줄었고, 제네시스 전기차도 G80 30대(-89.8%), GV60 68대(-90.5%), GV70 98대(-67.5%) 팔리는 데 그쳤다. 인기모델인 아이오닉 5만 1857대 팔리면서 유일하게 전년대비 9.2% 늘었다.

효자모델들의 선방이 이어지던 기아도 크게 줄어든 전기차 판매량에 모처럼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기아의 3월 내수판매는 4만 9006대로, 전년 대비 7.6% 줄었다.

3월 기아의 전기차 판매는 레이 EV가 1520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EV6는 지난해 대비 57.6% 줄어든 1275대에 그쳤고, 니로 EV는 220대로 무려 81.6% 줄었다. 지난해 4월 출시된 EV9 역시 보조금 책정에도 183대 판매 되는 데 그쳤다.

현대차보다 내수 판매 하락 폭이 작은 데에는 내연기관 효자모델들이 선방이 자리했다.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8974대 팔린 쏘렌토였고, 이어 카니발 7643대, 스포티지 6736대, 셀토스 4748대 순이었다.

중견 3사의 내수 판매 역시 마찬가지다.

KG모빌리티는 3월 내수 시장에서 전년 대비 47.2% 줄어든 4702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3월 한달간 혼자서 6595대를 판매했던 토레스의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이 컸다. 지난달 토레스의 판매량은 1366대로, 전년 대비 79.3% 줄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해서는 내수 판매량이 25.5% 늘었는데, 현대차·기아와 달리 전기차인 토레스 EVX가 힘을 보탠 덕이다. 토레스EVX의 판매량은 1443대로, 전체 판매 모델 중 3월 가장 많이 팔렸다.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보조금 문턱에 걸려 제대로된 신차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지난달 보조금이 확정되며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KG모빌리티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으로 토레스EVX의 보조금이 깎이자, 자체적으로 차량 가격을 200만원 할인하는 승부수를 두기도 했다.

한국GM의 3월 내수판매는 2038대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0.0% 늘어났지만, 한국GM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내수 판매를 의존하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3월에는 트랙스가 막 출시돼 고객 인도가 수월하지 않았고, 물량이 점차 풀리면서 하반기 월 평균 3000~4000대 가량 판매했었다.

실제 3월 내수판매 역시 트랙스가 전체의 72.8%를 차지했다. 트랙스의 판매량은 전체 2038대 중 1485대였다. 이외 트레일블레이저는 416대, 트래버스 78대, 이쿼녹스는 2대 팔리는 데 그쳤다.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 역시 전년 대비 22.6% 줄어든 2039대를 기록했다. 2년 째 이어지고 있는 신차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내수 판매 추이를 고려하면 긍정적이다. 르노코리아의 내수 판매가 2000대를 넘어선건 지난해 4월 이후 11개월 만이다.하이브리드 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지난 2022년 말 출시된 XM3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XM3는 3월 한달 동안 1058대가 판매되며 르노코리아의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이 중 XM3 E-테크 하이브리드가 616대로, 전체 XM3 판매량의 58.2%를 차지했다. QM6도 지난달보다 7% 증가한 860대가 판매됐다. 중형 세단 SM6는 121대 판매됐다.

수출 덕에 살았다… 5사 해외판매 전년比 11.5 %↑

얼어붙은 내수 시장 분위기를 겨우 상쇄한 것은 해외판매였다. 전세계적으로 고물가·고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지만, 해외 판매 시장을 꾸준히 넓히고 있는 데다 국내보다는 글로벌 전기차 캐즘 속도가 더딘 영향으로 풀이된다.

완성차 5사의 3월 해외판매는 총 59만716대로, 전년 대비 11.5% 늘었다.

업체별로 봐도, 해외 판매는 늘거나 내수 판매와 비교해 감소폭이 작았다.

현대차의 3월 해외판매는 30만5528대로, 전년 대비 0.7% 줄었고, 기아도 22만2705대로, 전년 대비 1.2% 줄어드는 데 그쳤다.

한국GM과 KG모빌리티는 수출 시장에서 큰 폭으로 내수 실적을 상쇄했다. 한국GM의 3월 수출은 4만9350대로, 전년 대비 26.3% 증가했다.

KG모빌리티는 역대급 수출 실적을 썼다. 튀르키예와 호주, 영국 등으로의 판매가 늘며 지난해 8월(6920대) 이후 7개월 만에 6000대 판매를 넘어섰다. 전년 동월 및 전월 대비 각각 25.7%, 5.2% 증가했으며, 전년 누계 대비로도 39.2% 증가했다.

르노코리아는 유일하게 수출 실적이 큰 폭으로 줄었다. 르노코리아의 3월 수출은 7133대로, 전년 대비 54.3% 줄었다. 홍해발 물류 대란 여파로 한국과 유럽을 오가는 물류지름길이 막히면서 유럽 수출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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