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영어→수학→미술 다양한 수업… 엄마 “휴직 고민 덜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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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맞벌이 가정 초등학생의 하루는 집과 학교, 학원으로 쉴 새 없이 연결되는 '이어달리기' 같은 모습이다.
교육부가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을 통합 개편한 '늘봄학교'를 추진한 것은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학교를 저녁 8시까지 '쉼과 배움'이 공존하는 곳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그 목표다.
주연이 어머니는 "미술학원이나 국·영·수 학원 2~3개 생각했었는데 학원비가 굳었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학교에 머물며 방과후 프로그램을 듣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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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현초1 장주연군 하루
요즘 맞벌이 가정 초등학생의 하루는 집과 학교, 학원으로 쉴 새 없이 연결되는 ‘이어달리기’ 같은 모습이다. 한순간이라도 ‘바통’ 연결이 끊어지면 부모 중 한 명은 일손을 놔야 한다. ‘아이 혼자 낯선 학교와 학원 뺑뺑이를 견딜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은 오롯이 부모 몫이다. 직장 다니는 엄마들이 자녀의 취학 시기에 휴직이나 퇴사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였다.
교육부가 기존 방과후 프로그램과 돌봄교실을 통합 개편한 ‘늘봄학교’를 추진한 것은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학교를 저녁 8시까지 ‘쉼과 배움’이 공존하는 곳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 그 목표다. 늘봄학교는 올해 1학기에 시작해 시행 한 달을 맞았다. 지난 27일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부산 문현초 1학년 장주연군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주연이는 아침 7시20분 중학생인 작은누나와 등교한다. 고교 교사인 엄마와 고교생 큰누나의 아침 시간이 더 빠듯하기 때문이다. 작은누나는 7시35분 막내가 학교에 들어가는 걸 보고 자기 학교로 향했다. 주연이는 “3학년이 되면 혼자 다닐 거예요. 지금은 찻길 (건너는 게) 좀 어려워요”라며 씩씩하게 말했다.
주연이는 오전 7시40분 아침늘봄 프로그램 ‘악기 해봄’에 참여했다. 학생 7명이 음표가 그려진 카드를 쥐고 드럼스틱을 열심히 내리치고 있었다. 강사는 “리듬 읽기 수업이다. 아침인데 호응이 좋다. ‘어! 벌써 여기까지 따라왔네’라며 놀라고 있다”고 했다. 아침늘봄은 학교가 제공하는 간식을 먹으며 친구와 얘기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아이들은 1교시가 다가오는 오전 8시30분쯤 자리를 떴다.
주연이의 어머니 김미현씨는 당초 휴직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는 “첫째와 둘째 취학 때는 남편이 자영업을 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직장을 다녀 막내 등교가 큰 문제였다”며 “누나가 도와주더라도 막내 등교에 맞추면 누나가 지각하고, 누나 시간에 맞추면 막내가 학교에서 방치될 듯했다”고 말했다.
정규수업 뒤 점심을 먹고 늘봄교실로 온 주연이를 늘봄전담사가 맞아줬다. 늘봄학교에 참여하는 모든 1학년은 무료로 두 시간의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영어 프로그램은 오후 1시10분부터 40분 동안 진행됐다. 수학까지 마치자 오후 2시50분이었다.
주연이는 오후 3시20분까지 늘봄교실에서 쉬었다. 늘봄교실은 학생들이 다른 프로그램을 가기 전 대기하거나 귀가 전 쉬는 곳으로 보드게임, 빈백 의자 등이 놓여 있었다. 주연이는 휴식 뒤 늘봄교실에서 미술특강을 들었다. 미술특강이 끝난 오후 4시30분쯤 주연이는 간식을 먹으며 학원차를 기다렸다. 학원차 기사로부터 전화를 받은 늘봄전담사가 주연이 손을 잡고 나섰다. 아이는 “지금은 아닌데 저녁 6시 태권도 하고 나면 좀 피곤해요”라며 미소지었다.
주연이가 예체능 프로그램 대신 영어·수학 프로그램을 고른 이유는 학원에서 충분히 땀을 흘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주연이 어머니는 “미술학원이나 국·영·수 학원 2~3개 생각했었는데 학원비가 굳었다. 무엇보다 안전하게 학교에 머물며 방과후 프로그램을 듣는 게 좋다”고 했다.
주연이가 학교를 떠난 뒤 남아 있던 학생 20여명도 오후 5시가 되자 귀가했다. 어떤 아이는 할아버지 손을 잡고 교문을 나섰다. 학교 측은 “늘봄학교는 오후 8시까지지만 지금은 오후 5시에 귀가한다. 저녁 늦게 남는 아이가 나오더라도 돌봄과 저녁·간식을 줄 준비를 끝낸 상태”라고 말했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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