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빈소 현장] 이재용‧정의선‧최창원‧한덕수…정·재계 조문 이어져(종합)

정진주 2024. 3. 30.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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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조현범 부자 가장 먼저 빈소 찾아 "옛 사진 보며 회상"
삼성家 홍라희 전 관장, 3시간 가까지 머물며 송광자 여사와 대화
한덕수 총리 "고인 전경련 회장 시절 인연…항상 존경하는 기업인"
30일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재계 인사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공동취재단

지난 29일 별세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에 재계 총수들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이 차례로 찾아 조문했다.

재계 주요 인사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이는 고인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과 아들 조현범 회장이었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조현범 회장의 안내를 받아 빈소가 마련된 직후인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장례식장에 들어섰다.

상주인 조현준 효성 회장은 빈소에서 부인 이미경 씨와 함께 숙부와 사촌동생을 맞았다.

조양래 명예회장 부자는 빈소에 1시간 넘게 머물며 고인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한 뒤 오후 2시 35분께 장례식장을 떠났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과 조현범 회장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조현범 회장은 조문을 마치고 나오며 기자들에게 “아버님(조양래 명예회장)이 많이 슬퍼하셨다. 형님(고 조석래 명예회장) 얼굴을 막바지에 못 보셔서 굉장히 아쉬워하셨다”고 빈소에서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유품에서 옛날 사진들 나오니 고등학교 때 어떠셨다는 얘기 등을 회상하시면서 큰아버님을 많이 그리워하셨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큰아버님(고 조석래 명예회장)이 호상은 아니라서 마음이 굉장히 아프고, 막바지에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고생하셔서 마음이 안좋다”면서 “지금이나마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쉬셨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조 전 사장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공동취재단

효성 일가를 뒤흔든 ‘형제의 난’의 주역인 조석래 명예회장의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도 일찌감치 장례식장에 나타났다.

이날 빈소를 지키던 유족 명단에는 부인인 송광자 여사를 비롯,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 3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과 두 며느리, 손자 손녀들까지 포함됐지만,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빠져 있었다.

조 전 부사장은 유족이 아닌 조문객으로서 빈소를 찾은 셈이 됐다. 이날 오후 2시께 어두운 표정으로 장례식장에 들어선 그는 약 5분 만에 빠져나갔다. 상주인 조현준 회장 등 일가와도 별다른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한때 효성에서 경영에 참여했었으나 부친 및 형제들과 마찰을 빚고 회사를 떠났다. 그가 보유 지분을 모두 팔고 효성과 사실상 연을 끊으면서 경영권 다툼까지는 번지지 않았지만, 2014년 7월부터 형 조현준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해 ‘형제의 난’을 촉발했다. 조 회장도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을 협박했다며 2017년 맞고소해 법정 공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 홍라희 여사와 함께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4대그룹 총수 중에서 가장 먼저 조문했다. 그는 이날 오후 2시께 모친인 홍라희 여사와 함께 빈소에 들어서 조 명예회장을 조문하고 상주인 조현준 효성 회장을 위로했다.

이 회장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상주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동갑인 1968년생으로, 경기초등학교 및 게이오기주쿠대학교 대학원 동문이다. 게이오 대학원에서 이 회장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고, 조 회장은 정치학부 석사를 거쳤다.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도 조석래 명예회장의 부인인 송광자 여사와 서울대 미대 동창 관계다.

두 집안은 창업 시절부터 인연이 깊다.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과 효성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은 함께 삼성물산을 일으킨 동업 관계였다.

1962년 이병철 회장의 동업 청산 요구로 조홍제 회장이 삼성에서 독립해 효성물산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소원해 졌지만 창업 3세대인 이재용 회장과 조현준 회장은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회장은 빈소에서 30분가량 머물다 오후 2시 35분쯤 모친과 동행하지 않고 홀로 장례식장을 떠났다.

홍라희 전 관장은 빈소에 들어간 지 2시간 40여분이 지난 뒤인 오후 4시 46분이 돼서야 장례식장 입구에 나타났다. 오랜 시간 빈소에서 유족들과 어떤 얘기를 나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남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과 함께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오후 4시 35분에는 이재용 회장의 여동생이자 홍 전 관장의 딸인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남편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과 빈소를 찾았다. 이 사장은 홍 전 관장이 자리를 뜬 이후에도 한동안 빈소에 머물다 5시 35분께 떠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부인 정지선 씨와 4시 48분께 장례식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고인을 추모하고 조현준 회장 등 유족들과 30여분간 대화를 나눈 뒤 5시 10분께 퇴장했다.

SK그룹에서는 최창원 수펙스협의회 의장이 오후 5시 5분께 빈소를 방문해 30분가량 조문했다. 최 의장은 빈소를 나서며 고인에 대해 “훌륭한 분이시고, 우리 산업계에 큰 영향을 주셨다”고 말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앞에서 두 번째)을 비롯한 한진그룹 사장단이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진그룹에서는 오후 6시 55분께 조원태 회장을 비롯한 사장단 10여명이 함께 도착해 조석래 명예회장을 조문했다. 그밖에도 김윤 삼양사 회장, 이우현 OCI 회장 등 재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부 인사 중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조석래 명예회장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그는 이날 오후 3시 5분께 빈소를 찾았다.

조문을 마치고 나온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내 개인적으로 왔다”고 답한 뒤, “조석래 명예회장님은 제가 지난번 총리를 할 때(노무현 정부 시절) 전경련 회장으로서 경제계를 대표해 일을 많이 하시고, 한미 간 우호 관계를 맺는 데 크게 기여하셨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을 조문하고 나오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한 총리는 윤석열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맡기 전 2007년 노무현 정부 때 한 차례 국무총리를 역임했었다.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았던 조석래 명예회장과 협력해 경제외교 등의 현안을 풀어나간 인연이 있다.

한 총리는 “고인은 국내적으로도 경제계를 살리기 위한 규제 개혁 분야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전경련 시절 해주셨고, 당시 정부와 많은 일을 같이 해주셨던 분”이라며 “제가 항상 존경하는 기업인이셨기 때문에 조문을 왔다”고 말했다.

조문을 하며 유족들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는 “어서 빨리 슬픔을 극복하시기를 기원했고, 고인께서 국가 경제와 국가 정책에 크게 기여하신 분이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앞으로 효성그룹을 이끌게 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과 관련해서는 “지금도 잘 하고 계시는 걸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난번 다보스(포럼)에도 같이 가서 한국 경제를 어떻게 더 국제화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회에도 같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꾸려진 고(故)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빈소 모습.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은 지난 29일 숙환으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전 10시 입관 이후 빈소를 준비한 뒤 오후 1시부터 조문객을 맞았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아 효성그룹장으로 진행된다.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지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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