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뚝떨’ 테슬라…다시 ‘정들 일’ 없나 [스페셜리포트]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4. 3. 2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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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최근 미국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고객에게 자율주행 장치인 FSD를 한 달 동안 무료 체험토록 한 것. FSD는 1만2000달러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운전자 지원 기능인 ‘오토파일럿’의 확장판이다. 신호등과 교통 표지판에 따라 차량을 멈추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기능, 내비게이션 경로를 기반으로 고속도로 진출·출구로를 안내하는 기능 등을 추가로 갖췄다. 이 정책을 내놓은 날, 주가는 장중 6%대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월가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내놓은 파격적인 정책이 오히려 테슬라의 위기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해석한다. 판매 부진이 심해지자 고육지책으로 이런저런 카드를 꺼낸다는 설명이다.

테슬라 분위기는 딱 1년 만에 180도 바뀌었다. 2023년 1월,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당시 머스크는 “올해 1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주문량이 밀려들고 있다”며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월에는 “올해 성장세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낮을 수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가 낙제생’ ‘암흑기의 시작’ ‘물타기조차 불안한 바닥 없는 주식’이라는 등 월가 평가는 ‘최악’에 가깝다.

(일러스트 : 정윤정 기자)
지난 4분기 영업이익률 반 토막

올해 성장세 눈에 띄게 낮을 듯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매출 251억7000만달러(약 33조6300억원)를 기록했다. 월가 예상 평균치인 256억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영업이익은 20억6400만달러로 47%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8.2%로 반 토막 났다. 미국 전기차 전문 매체 일렉트렉은 “테슬라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연 50% 성장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4분기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보이는 ‘어닝 미스’에 직면했다”며 “올해부터 실적 악화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가는 테슬라가 올해 인도량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점을 주시한다. 실적 전망치조차 내지 못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 테슬라가 지난해 4분기 고객에게 인도한 전기차는 48만45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늘어났다. 그러나 올 1분기 인도량이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도이체방크는 1분기 인도량을 42만7000대로 낮춰 잡았다. UBS는 46만대였던 전망치를 43만대로, 번스타인은 49만대에서 42만6000대로 줄였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의 수요·판매 둔화, 미국에서 모델3의 제한적인 생산 등을 고려할 때 성장세는 미미하다”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달리지만 테슬라는 ‘나 홀로’ 고전하는 중이다. 올 초 248달러에 달하던 주가가 170달러대로 30%가량 하락했다. 한때 ‘천슬라’라는 별명과 함께 시가총액 1조 클럽에 발을 디뎠지만 최근 5000억달러대로 무너졌다. 시총 순위는 미국 기업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12위권에 맴돈다.

웰스파고는 지난 3월 초 테슬라를 두고 ‘성장 없는 성장주’라고 혹평하며 투자의견을 비중 축소(매도)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를 125달러까지 낮췄다. 3월 들어서만 모건스탠리(목표가 345달러→320달러), 도이체방크(250달러→218달러), UBS(225달러→165달러), 골드만삭스(220달러→190달러) 등이 하향 조정했다. 심지어 번스타인은 테슬라 공정가치가 93달러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대표적 테슬라 강세론자인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마저 “테슬라 시총이 일본 토요타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테슬라 주가가 현 수준보다 30% 낮은 주당 12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월가에서 테슬라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51명으로 이 중 17명(33%)만 매수(비중 확대와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 부진 이유

[1] 전기차 시장 아직 일렀나

美·EU, 내연기관 퇴출 속도 조절

“전기차는 모두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미국) 미시간주의 위대한 자동차 산업은 사라질 것이다. 나는 이런 광기의 정책을 즉각 멈추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정책을 비난하며 SNS 트루스소셜에 지난해 11월 남긴 말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기차 정책 ‘역주행’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속도 조절론에 테슬라가 찬바람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전기차 보급 정책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전기차 보급을 위해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하려던 계획을 수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자동차 노조 지지를 얻기 위해서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자동차 산업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빠르게 옮겨 갈 경우 대량 실직을 우려해왔다.

전동화 전환을 이끌어온 유럽에서도 내연기관차 퇴출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영국은 2030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한 정책을 5년 연기했다. 이어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유럽의회 제1당인 유럽국민당(EPP)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기로 한 정책을 철회하겠다는 내용을 공약에 담았다. 지난해 통과시킨 관련 법안을 되돌리겠다는 얘기다. 역시 일자리 때문이다.

유럽 전역에는 자동차 제조 관련 일자리가 300만개가 넘는다. 전기차 도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노동자 지지를 받는 극우 정당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전기차 시장은 각국 친환경차 보조금 등 정책 지원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둔화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는 1406만1000대다. 전년 대비 33% 늘어나며 상승세를 이어간다지만, 전년도 성장률(57%)과 2017년 이후 평균 성장률(46%)에 못 미친다.

고금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비싼 전기차 가격과 충전 시설 부족 등이 더해져 구매 수요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각국 보조금 감소도 영향을 끼쳤다. 중국, 영국, 스웨덴 등이 지난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폐지했다. 올해 말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려고 했던 독일도 예산 부족을 이유로 지난해 말 지급을 중단했다. 콕스오토모티브는 2024년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장밋빛에서 현실로 전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자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떠올랐다.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 현대차그룹과 토요타는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역대 최고 실적을 일궈냈다. 전 세계 완성차 기업도 전기차 출시 계획을 축소하는 대신 빈자리를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로 채우는 분위기다.

제너럴모터스(GM)는 북미 지역에서 PHEV 차종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드는 픽업트럭 F150의 하이브리드 신모델 생산을 20% 늘리고 올해 판매 목표를 4배 늘려 잡았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26년까지 6개 랜드로버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을 4개로 축소했다. 대신 PHEV를 더 많이 내놓겠다는 새로운 전기차 로드맵을 공개했다.

테슬라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올해 성장세가 꺾일 게 분명한 가운데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크게 내리는 분위기다. (AFP)
[2] 중국의 덫에 걸렸다

BYD 무섭게 성장…싸고 품질 좋아

“중국의 덫에 갇혔다.”

테슬라에 중국은 수요처면서 동시에 생산지다. 그런데 판매와 생산 모두 부진하다. 1~2월 중국 시장 전체적으로 전기차 판매가 37.5% 증가했지만 테슬라 배송량은 6% 감소했다. 여기에 최근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 근로자들의 근무 일수 단축과 모델Y, 모델3 생산량 축소 소식이 전해졌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규모의 경제와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제조 역량에 있었다”며 “중국 공장은 테슬라의 성장 엔진이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공장은 중국 내수뿐 아니라 글로벌 전역으로 수출하는 기지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이 성장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는 게 한 애널리스트 분석이다. 중국 현지 전기차 업체 경쟁이 치열해졌고, 유럽이나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무역장벽으로 수출 제한이 심해져서다.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2’를 내놔 분위기를 바꾸려고 한다. 모델2를 2만달러대 낮은 가격으로 내놓으려면 생산 비용이 저렴한 양산 체제를 갖춰야 한다. 테슬라가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저렴한 중국과 신규 멕시코 공장에서 모델2를 양산하려 한 이유다.

그러나 중국에서 생산한다 해도 현지를 파고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 중국에서는 BYD를 필두로 1만~2만달러대 전기차가 다수 나와 있고 이미 시장을 이끌고 있다. 멕시코 공장은 중국 업체들의 우회 수출을 견제하려는 미국 정부 규제에 직면해 있다.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테슬라는 결국 텍사스 오스틴 기가팩토리 공장에서 모델2 초기 모델을 생산하기로 했다”며 “기존에 세웠던 계획이 틀어지고, 제조단가가 높아져 모델2 성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국 전기차 BYD의 도전도 매우 거세다. ‘BYD 글로벌 확장 전략의 명과 암’ 보고서(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BYD의 연간 전기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288만1000대로 전년 대비 58.5%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BEV 부문 글로벌 판매 대수가 테슬라와 대등한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BYD는 내수 판매가 96%(277만대)에 달할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심하다는 점이 한계로 언급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해외 진출 속도를 높였다. 올해 태국에서 첫 현지 생산을 시작할 예정으로 브라질, 헝가리, 멕시코 등에서도 완성차 생산 시설을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BYD 강점으로 ▲배터리 등 부품 조달의 수직적 통합을 기반으로 한 가격 경쟁력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투자 여력 등을 꼽았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주요 완성차 기업의 로드맵을 고려하면 향후 2~3년 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BYD와 타사 간 직접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 사이버트럭 내놨지만…

보급형 전기차 대세인데 생산 늦어

최근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가 전기차 주력 모델인 머스탱 마하-E 가격을 큰 폭으로 내리자 테슬라 주가가 장중 4% 넘게 하락했다. 포드가 가격을 내리면 테슬라 모델Y보다 가격이 낮아진다. 포드의 가격 인하 조치는 지난해 시작된 전기차업계 가격 경쟁에 한층 더 불을 지피는 신호탄이다. 테슬라가 이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시장은 판단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보급형 모델이 대세로 떠오르지만 테슬라는 아직 마땅한 신차를 내놓지 못한다.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보급형 ‘모델2’의 양산 시점은 내년 하반기로 예상된다. 그간 테슬라의 발표 내용보다 출시 시기가 늦춰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출시마저 장담하기 어렵다. 일례로 최근에 나온 사이버트럭은 출시 발표 이후 약 5년이 늦어졌다.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와우(Wow)’라고 감탄할 만한 제품이 없다는 점은 테슬라의 고민”이라고 지적한다. 그나마 사이버트럭을 내놨지만, 전기차 주력 시장이 아닌 데다 생산이 늦어져 테슬라가 판도를 바꾸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WJS는 “테슬라 전기차가 등장했을 때 새로운 기술에 흥미를 갖는 ‘얼리 어답터’가 환호했고 이런 분위기는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확산했다”면서도 “이제는 테슬라가 고객 구미를 끌 만한 혁신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첨단 기술 제품이 대중화하기 직전, 일시적으로 수요가 떨어지는 ‘캐즘’ 구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 스스로도 지금 ‘두 개의 성장 파도’ 사이에 놓였다고 진단한다. 모델3·Y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제1의 파고와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의 글로벌 확장이라는 제2의 파고 사이에서 아직 마땅한 호재를 내놓지 못한다는 의미다.

사이버트럭 인기마저 시들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경매 시장에 ‘2024년형 테슬라 사이버트럭 파운데이션 시리즈’가 등장했다. 최고급 사양으로 딱 1000대만 생산될 ‘한정판’이다. 희소성을 감안해 70만달러(약 9억4000만원)까지 경매가가 치솟을 것이라는 점쳐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고 보니 20만달러(약 2억70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15만8000달러(약 2억1200만원)에 낙찰됐다. 사이버트럭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다. 사이버트럭은 출고 두 달 만에 빗길 운전에 녹이 슬었다는 부식 논란이 일기도 했다. 생산 속도도 빠르지 않아 사이버트럭 사전 예약 건수를 모두 생산·출고하려면 5~7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예정이라, 사이버트럭의 바람몰이도 기대하기 힘든 분위기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잦은 구설이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를 깎는다는 평이 나온다. (AP)
[4] 머스크 CEO 자체가 리스크

잇딴 설화…성과 우선주의 부작용도

“최고경영자 리스크가 커졌다. 테슬라 주가가 앞으로 30% 더 급락할 수 있다.” 미국 투자 매체 배런스가 머스크를 겨냥해 한 말이다. 머스크는 그간 설화로 구설수에 오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 3월 자신의 X 계정에서 마약에 대해 언급해 주가를 끌어내리기도 했다.

모델2 가격 인상을 발표한 직후 주가가 다소간 상승세를 탔으나 일론 머스크의 설화로 상승분을 반납했다. 그는 앞서 CNN 진행자 돈 레몬과의 인터뷰에서 우울증에 의학적으로 처방되는 케타민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배런스는 머스크의 잦은 구설과 함께 높은 임금을 언급했다. 미국 델라웨어법원은 지난 1월 560억달러(약 74조원)에 달하는 머스크의 급여 패키지를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캐서린 매코믹 판사는 판결문에서 “머스크의 급여 패키지가 테슬라 이사회에 의해 부적절하게 책정됐다”며 “소송 당사자 합의가 있을 때까지 머스크의 임금 패키지를 무효화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상원의원은 테슬라가 상장 기업의 이사회 독립성에 대한 규정을 위반했다며 이에 대해 조사할 것을 증권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촉구했다. 그는 서한에서 “이사회는 머스크가 테슬라와 X에서 이중 역할을 맡으면서 발생하는 이해 상충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머스크가 올 초 테슬라에서 약 25%의 의결권을 갖지 않으면 AI 사업을 독립해 추진하겠다고 이사회를 협박한 이후, 이사회는 주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공장에서 일했던 6000명의 흑인 직원으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할 위기에도 처했다. 2017년 테슬라 전 직원인 마커스 본이 테슬라가 자신에 대한 인종 차별 행위를 인지했으면서도 방관했다며 소송을 진행했다. 캘리포니아주 고등법원이 해당 소송을 다른 직원에게도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결정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집단 소송 자격이 있는 사람은 5977명에 달한다. 이들에게 모두 배상금을 지급하게 될 경우 테슬라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비슷한 인종 차별 관련 재판에서 피해 직원에게 320만달러(약 42억7000만원)를 배상하라고 판결받은 바 있다.

성과만 따지는 머스크의 경영 방식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동물 실험에서 다수의 문제를 발견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연구 기기에 대한 보정 기록이 누락됐다. FDA는 실험에 사용한 표준 장비와 보정 기록 등에 대해 꼼꼼히 기록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품질 담당자 서명이 누락된 보고서도 다수 있었다.

테크업계에서는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머스크식 경영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머스크가 성과를 빠르게 내기 위해 복잡한 절차는 무시하거나 뛰어넘으며 일을 진행한다는 비판이었다. 뉴럴링크는 동물 실험 과정에서 실험 원숭이에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고, 죽게까지 했다는 내부 고발이 제기된 바 있다. 뉴럴링크가 현재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뇌 내 칩 이식 임상시험에서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3호 (2024.04.03~2024.04.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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