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차남 김남정, 회장 승진…‘참치 회사’ 벗어나 M&A 속도
김남정(51) 동원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부회장에 선임된 지 10년 만이다. 이번 승진으로 동원그룹은 신사업 확장과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동원그룹은 28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아버지인 김재철(89) 명예회장이 2019년 경영 일선에서 은퇴한 뒤 회장직은 5년간 공석이었다.
김 회장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동원산업 영업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 미국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동원엔터프라이즈(現 동원산업 지주 부문) 부사장 등을 거쳤다.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은 동원그룹은 그동안 ‘참치 가공식품 회사’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2001년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2003년엔 금융 사업 부문인 한국투자금융지주(옛 동원금융지주)를 계열 분리했고, 한투금융지주는 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남구 회장이 이끌고 있다.
차남인 김 회장은 10년 전 부회장 승진 이후 M&A 10여 건을 이끌며 사업 다각화를 주도했다. 현재 동원그룹은 수산, 식품, 소재, 물류 등 4대 핵심 사업을 구축했다. 2015년 축산 도매 온라인몰 ‘금천’을 인수해 축산물 유통을 시작했고, 2017년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를 약 4200억원에 인수했다. 2021년엔 원통형 배터리 캔 제조사 엠케이씨(MKC)를 인수해 2차전지 패키징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다음 달에는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의 자동화 항만을 개장하며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GTO)’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엔 김 회장 주도로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 인수전에 나서기도 했다. 당시엔 고배를 마셨으나 여전히 해운업 진출에 대한 관심은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한국맥도날드, 보령바이오파마 등 인수에도 나섰다가 조건과 가격이 맞지 않아 무산됐던 만큼 앞으로 식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거나 바이오산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동원은 이번 승진을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로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미래를 위한 혁신을 가속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 구조를 만들어나갈 방침이다. 김 신임 회장은 “지난 50년간 동원그룹을 이끌어온 김 명예회장의 업적과 경영 철학을 계승하고 과감한 투자로 미래 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고객뿐 아니라 임직원, 관계사, 주주 등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1969년 설립한 동원그룹은 사업 지주사인 동원산업 산하에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동원로엑스, 스타키스트 등 18개 자회사와 26개 손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자산 총액은 8조9050억원으로, 재계 순위 54위다. 동원그룹 매출액은 지난해 10조원(단순 합산 기준)을 넘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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