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위까지 넘보는 CU…GS25 초긴장 [맞수맞짱]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4. 3. 2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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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의점 GS25 vs CU

1만7762개(CU) vs 1만7390개(GS25).

국내 편의점 빅2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는 CU와 GS25 지난해 점포 수다. 둘 사이 격차는 400개도 안 되지만, 여타 편의점 브랜드와 비교하면 양 사 모두 멀찌감치 앞서 있다.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한 3위 세븐일레븐 점포 수가 지난해 1만3500개 정도다. 단연 ‘투톱’이다.

점포 수 경쟁만 뜨거운 것은 아니다. 매출과 영업이익을 비롯해 상품·서비스 개발, 콘텐츠 등 마케팅 전략, 글로벌 진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맞부딪히고 있다. 누구 하나 새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으면 다른 쪽에서 곧장 비슷한 제품·서비스를 선보일 정도로 치열한 양상이다.

초박빙 승부 중인 편의점 빅2

점포 수는 372개, 매출은 1100억 차

CU와 GS25는 업계 내에서도 ‘누가 1위’라고 잘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의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점포 수 기준으로는 CU가, 매출 면에서는 GS25가 앞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점포 수는 CU가 더 많다. GS25가 CU보다 점포 수가 더 많았던 건 2019년이 마지막이다. 이후로는 CU가 최다 점포 편의점을 수성하고 있다. 근소하지만 격차가 조금씩 커지는 분위기다. 2020년 235개에서 지난해는 372개까지 벌어졌다. 반면 매출은 GS25가 크다. 지난해 GS리테일 편의점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6% 늘어난 8조2457억원을 기록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편의점 부문 매출은 8조1317억원이었다. 지난해 처음 8조원 매출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CU(2414억원)가 GS25(2183억원)보다 많다.

점포 수와 실적 모두 언제라도 1·2위가 바뀔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한 차이다. 올해 성과에 따라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편의점 1위’가 나올 수도 있다. 양 사가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히트 상품 개발은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해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사진 왼쪽은 최근 뛰어난 품질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CU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하우스405’. 오른쪽은 ‘빅사이즈’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GS25 히트 상품 ‘넷플릭스 점보팝콘’과 ‘점보도시락’. (각 사 제공)
치열한 ‘히트 상품’ 전쟁

크림빵 앞세운 CU…‘연타석 홈런’

편의점은 특성상 충성 고객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저마다 비슷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탓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거리가 가까운 점포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단독 상품’ 영향력이 클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 특정 편의점 브랜드에서만 판매를 하기 때문에 제품 구입을 위해 해당 편의점에 방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CU와 GS25는 모두 근래 차별화된 단독 히트 상품으로 재미를 본 기억이 있다. ‘주류’가 대표적이다. CU는 2021년 곰표밀맥주로, GS25는 2022년 원소주 성공으로 매출이 크게 뛰었다. 곰표밀맥주는 카스·테라를, 원소주는 참이슬 매출을 웃돌 정도였다.

히트 상품 경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화제성과 다양성 측면에서는 CU가 GS25를 앞선다는 평가가 많다. CU는 ‘연세우유크림빵’을 필두로 업계 최초 RTD 하이볼인 ‘어프어프 하이볼’, CU 기준 월드콘·메로나 매출을 넘어선 아이스크림 ‘라라스윗’에 이르기까지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특히 ‘빵’에 꽂혔다. 2022년 선보인 ‘연세우유크림빵’이 대박을 치면서다. 크림빵 반을 갈라 내용물을 보여주는 사진, 이른바 ‘반갈샷’이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전국적인 크림빵 신드롬을 일으켰다. 첫 판매 후 약 2년 만인 올해 초 500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편의점 역대급 메가 히트 상품으로 등극했다. 하루 평균 6만8000여개, 1분에 약 47개씩 팔린 꼴이다. 여기 힘입어 CU 빵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21년 11.7%였던 전년 대비 빵 매출 신장률은 2022년 51.1%에 이어 2023년 28.3%까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초에는 아예 빵을 ‘전략 상품’으로 공표하며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지난해 새로 선보인 베이커리 브랜드 ‘베이크하우스405’가 중심에 있다. 출시 약 6달 만에 누적 판매량이 500만개에 육박한다. 올해 2월 대한민국 제과 제빵 전문가 송영광 명장과 함께 기획한 ‘명장빵’, 오징어먹물을 사용해 연탄과 꼭 닮은 생김새로 이슈가 된 ‘연탄빵’으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3월에는 CJ제일제당과 손잡고 비비고·햇반 등 브랜드를 활용한 프리미엄 냉장빵 4종을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GS25에도 히트 상품이 많다. 특히 대용량 제품을 앞세운 ‘빅사이즈’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5월 선보인 ‘팔도 점보도시락 용기면(점보도시락)’이 불을 당겼다. 1986년 나왔던 팔도도시락을 8.5배 키운 대용량 컵라면이다. 5만개 한정 수량이 3일 만에 완판, 이제는 상시 상품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6월 넷플릭스와 협업해 만든 대용량 스낵 ‘넷플릭스 점보팝콘’ 역시 지금까지 GS25 전체 스낵류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몰이 중이다.

대용량 인기를 확인한 GS25는 잇달아 빅사이즈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화춘 짜장과 간짬뽕 상품을 합친 대용량 용기면 ‘공간춘’을, 올해 2월에는 GS25 베스트 PB 라면인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점보도시락을 더한 ‘오모리 점보도시락’을 내놨다. 반응은 뜨겁다. GS25가 내놓은 점보 사이즈 용기면 3종은 올해 3월 누적 기준 GS25가 판매하는 용기면 100여종 중 전체 1위(오모리 점보도시락)와 2위(공간춘), 4위(점보도시락)에 각각 올라 있다.

온라인까지 번진 ‘플랫폼’ 싸움

‘우리동네GS’는 이마트 앱 제치기도

최근 편의점은 단순 오프라인 소매점을 넘어 ‘종합 플랫폼’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상권을 연계하는 이른바 ‘O4O(Offline for Online)’ 서비스가 갈수록 확장 중이다. 여기에 저마다 전국 1만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한 덕에 동네 생활 인프라로 자리매김했다.

플랫폼 측면에서는 GS25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는다. 편의점 O4O 서비스 시초로 불리는 ‘나만의 냉장고’를 필두로 2019년 편의점 택배, 2020년 주류 스마트오더 서비스 등을 CU보다 한발 앞서 내놨다.

‘나만의 냉장고’는 원 플러스 원 같은 행사 상품 구매 시 제품을 하나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앱에 보관했다 추후 어느 매장에서든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2011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이용 건수가 1억건에 육박할 정도로 필수 기능이 됐다.

편의점 택배도 GS25가 앞서 있다는 평가다. 집 대신 전국 편의점 물류망을 활용하는 만큼 훨씬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편의점 입장에서는 택배 목적 방문 고객이 제품을 추가 구매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GS25는 2019년 ‘반값택배’를 내놓으며 업계 최초 편의점 택배를 도입했다. CU는 2020년 ‘알뜰택배’를 도입하며 택배 경쟁에 참전했다.

성과도 뚜렷하다. GS25 반값택배 이용 건수는 첫해인 2019년 약 9만건에서 지난해는 1000만건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에는 반값택배 서비스 범위를 ‘제주-내륙’까지 넓히는 등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누적 이용 건수는 3000만건을 넘어섰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편의점 외 홈쇼핑·슈퍼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도 플랫폼 측면에서 강점이다. 사실상 편의점만 보유한 CU 운영사 BGF리테일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2022년 기존 GS리테일 앱을 한데 묶어 선보인 통합 앱 ‘우리동네GS’로 시너지가 폭발하는 모습이다. 올해 3월 기준 우리동네GS 가입자는 1600만명, 평균 월별 이용자 수는 250만명을 넘어섰다. 편의점은 물론 전체 유통업계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9월에는 이마트를 누르고 전체 오프라인 유통사 앱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소비기한 임박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마감할인’, 음반·전시 등을 구매·예매할 수 있는 ‘생활&문화’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O4O 전략과 신규 서비스 고도화 작업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CU도 전용 앱 ‘포켓CU’로 맞불을 놓고 있다. 2022년 4월 전면 리뉴얼 이후 가입자 수와 이용자 수 모두 급증했다. 올해 2월 기준 월 사용자 수는 약 150만명이다. 우리동네GS(약 275만명)에는 못 미치지만 통합 앱이 아닌 편의점 전용 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특히 포켓CU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 ‘CU 바(BAR)’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은 2021년(102.6%)에 이어 2022년(145.2%)과 2023년(190.8%)까지 꾸준히 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포켓CU에서 고객이 구매한 상품을 지정한 주소지로 배송해주는 ‘홈배송’ 매출 역시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236.1% 늘었다.

CU는 ‘상품’, GS25는 ‘플랫폼’에 상대적으로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양 사가 운영하는 특화점 방향성을 봐도 그렇다. 사진 왼쪽은 서울 홍대에 위치한 CU 라면 특화점 ‘라면 라이브러리’, 오른쪽은 GS25가 서울 성수에서 운영 중인 팝업스토어 겸용 점포 ‘도어투성수’. (각 사 제공)
주춤한 내수…이제는 ‘글로벌’

몽골부터 카자흐까지 ‘K-편의점’

CU와 GS25 사이 순위 경쟁과는 별개로, 올 한 해 편의점 업계 전망은 그닥 밝지만은 않다.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데다 고금리와 인건비 상승으로 신규 창업 시장도 쪼그라든 탓이다. 양 사 모두 최근 최저가 제품군을 확대하고 신선식품 등 장보기 카테고리까지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이유다.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도 비슷하다. 한계가 뚜렷한 내수 시장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한다는 취지다. 최근 전 세계에 불어닥친 K-컬처 열풍으로 ‘K-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는 점도 호재다. 식당·카페·편의시설 기능을 겸한 덕분에 다양한 한국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CU는 지난해 2018년 몽골, 2021년 말레이시아에 진출,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 글로벌 500호점을 돌파했다. 올해 3월에는 업계 처음으로 카자흐스탄에 1호점을 내는 등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CU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은 중산층이 두텁고 30세 미만 청년층이 전체 인구의 53%를 차지해 편의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라며 “올해까지 카자흐스탄에 50개 점포, 5년간 총 500개 이상의 점포를 오픈할 예정이다. 인접 국가 추가 진출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GS25 역시 2018년 베트남, 2021년 몽골에 진출하며 현재 2개국 540여개 글로벌 점포를 갖고 있다. 특히 베트남 남부에서는 앞서 진출한 미국·일본 편의점 브랜드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GS25 관계자는 “현지 식문화와 K푸드 열풍을 적절히 융합한 먹거리 전략으로 인기가 급상승했다”며 “2025년 1000호점, 2027년에는 15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2호 (2024.03.27~2024.0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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