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지식정보타운 지식산업센터, 3년 후 제2 판교 기대한다는데… [감평사의 부동산 현장진단]

2024. 3. 2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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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8번 출구로 나오면 넓은 도로와 함께 맞은편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인덕원역을 등에 두고 과천대로를 따라 10분쯤 걸으니 왼쪽으로 갈현천이 흐르고 양옆으로 신축 아파트 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 왼쪽은 공공임대 아파트인 과천포레드림, 오른쪽은 과천지식정보타운(이하 지정타)에서 처음으로 공급해 여러모로 화제를 모았던 아파트 ‘과천제이드자이’다. 과천제이드자이는 1순위 경쟁률 193.6 대 1을 기록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지정타 여러 아파트 단지를 지나 과천대로를 따라 조금 더 걸으면 몇몇 오피스텔 공사 현장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 내년 혹은 내후년 입주 예정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오피스텔 공사 현장 끝에서 과천대로와 과천대로7길을 연결해주는 거대한 사거리에서 인덕원역을 등지고 왼쪽으로 돌면 여기서부터 지정타 내 업무지구가 나온다. 사거리 초입에 LH 의왕과천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여러 건물이 눈에 띈다. 특히 이 일대에는 2027년 신설 예정인 4호선 과천정보타운역이 들어설 예정. 과천정보타운역은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과 인덕원역 사이에 신설되는 역으로 지정타의 중심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천정보타운역 예정지에서 조금만 더 안쪽으로 들어와 갈현천 지나는 다리를 건너면 지정타 지식산업센터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디테크타워’가 자리 잡고 있다.

디테크타워는 과천지정타 공공주택지구 내 지식기반산업용지 8블럭에 지하 3층에서 지상 15층, A·B 2개동으로 구성됐다. 가장 큰 장점은 역시 교통이다. 강남, 광교, 동탄으로 연결되는 경부고속도로와 안산, 마곡, 안양, 판교와 연결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과천정보타운역에서 도보 약 5분 거리 정도로 3년 후면 역세권이 되는 지식산업센터다.

분양 당시만 해도 디테크타워는 지리적 장점과 함께 지정타 내 최초 지식산업센터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입주를 마친 지금 분위기는 당시 열기만큼 뜨겁진 못하다. 수도권 전반적으로 지식산업센터 공급량이 늘면서 관심도가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디테크타워 전용 105㎡는 10억원 전후, 175㎡는 15억~16억원, 전용 360㎡의 경우 30억원대 초중반에 시세가 형성됐다. 갈현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정타 내 지식산업센터 중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디테크타워의 경우 분양 가격이 높게 책정됐다는 평가에도 투자 수요가 많았지만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라고 분위기를 전한다.

경기 과천시 갈현동 ‘디테크타워’.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최초 지식산업센터인 데다 교통 입지가 좋아 최초 분양 당시 주목을 받았다. (윤관식 기자)
고금리에 직격탄 지식산업센터

지난해 거래량 2년 전 대비 60% 감소

과천지정타 내에서 아파트 분양 못지않게 관심을 받았던 지식산업센터 투자 열기가 식어가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2010년대 들어 아파트형 공장 대신 지식산업센터라는 새 이름을 달면서 대기업 계열사, 협력업체 등이 대거 입주하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공급량이 증가했다. 주택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지식산업센터는 틈새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함께 공급 과잉 영향으로 지금은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추세다. 과천지정타 내 지식산업센터 역시 비슷한 모습이다. 과천이라는 입지적 장점과 다양한 교통 호재 등이 대기하고 있음에도 공급 과잉과 금리 인상 영향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일단 전반적인 지식산업센터 시장 자체가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2년 전 대비 60% 가까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연간 기준 거래액 1조원이 무너졌다.

지난해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 거래 건수는 3395건, 거래 금액은 1조429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3.1%, 34.1% 감소했다. 투자 열풍이 분 2021년과 비교하면 각각 59%, 58.3% 줄어들었다. 분기별로 보면 4분기가 658건·2646억원으로 가장 낮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거래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다.

전국 1325개 지식산업센터 중 절반가량이 몰려 있는 경기도 지식산업센터(636개)의 거래액은 7549억원(거래 건수 2089건)을 기록하며 1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부동산플래닛 관계자는 “올해는 저금리 기조 전환 등 대내외 여건 변화 시 수도권 중심의 거래부터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신규 분양은 개발사의 자금난과 수분양자 잔금 미납 등의 문제가, 신규 공급이 많은 경기 일부 지역 등은 공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과천지정타는 다를까

호재 많지만 투자 심리 회복 미지수

지식산업센터 역시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형태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수도권 내에서도 입지가 좋은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신축과 구축 등으로 철저히 구분돼 시장이 움직인다.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불황이라고 하지만 성수동 등 일부 지역 매물은 여전히 선호도가 높고, 지정타와 같이 입지 조건은 좋지만 당장 개발이 덜 된 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는 관심을 받는다.

현재 지정타에서는 업무시설을 지을 수 있는 토지를 지식기반용지로 분류해 공급 중이다. 다만 대부분 지식기반용지는 대형 기업이 입주 예정.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이 지식산업센터 형태로 분양받을 수 있는 곳은 앞서 디테크타워가 위치한 8블럭과 상상자이타워가 들어선 3블럭 등이다. 바꿔 말하면 앞으로 지정타 내 지식산업센터 공급 물량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상상자이타워의 경우 디테크타워에서 북서쪽으로 약 500m 떨어진 곳에 위치했다. 지정타 내 산업용지 중 가장 안쪽에 위치해 과천정보타운역 예정지에서 도보 약 10분 거리다. 상대적으로 디테크타워보단 입지가 떨어진다.

3년 전 분양 당시 전용 88㎡의 경우 8억원 중반대에 거래되기도 했으며 전용 112㎡는 10억원 중반, 전용 209㎡는 18억원 초중반에 시세가 형성됐다. 지금은 가격이 다소 약보합 상태다. 지난 1월에는 전용 88㎡가 7억3500만원에 거래됐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전용 131㎡가 11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금은 지정타 내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주춤한 가운데 향후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우선 지식산업센터라는 상품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있다. 수익형 부동산인 지식산업센터 특성상 지금처럼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 상품 가치는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론도 있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입지 좋은 지식산업센터 가치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정타의 경우 경기도 외곽 지역 지식산업센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자랑한다. 과천정보타운역을 이용할 수 있는 3년 후에는 가치가 몰라보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천지정타는 상당수 IT 대기업이 합류하고 있어 제2의 판교가 될 거란 기대감이 있다. 게임 기업 펄어비스는 2022년 7월 지정타 내 신사옥을 짓고 이미 이주한 상태다. 넷마블은 지정타 내에 R&D센터를 올해 상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 광동제약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IT, 전기, 전자, 바이오, 의약, 신소재 등 첨단 산업 기술 기반 기업들이 속속 지정타에 입주하고 있다. 지정타 내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당장 공급량이 많아 보여도 토지 공급 구조 특성상 이후 물량은 제한적인 구조다. 현재 분위기는 다소 잠잠하지만 지정타가 본격적으로 도시 역할을 하게 되고 새 지하철역이 들어서면 분위기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2호 (2024.03.27~2024.04.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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