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리 올드바인의 강렬한 풍미 '신퀀타'…금양인터, 국민와인 키운다

구은모 2024. 3. 2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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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마르자노와 ‘신퀀타 블랙’ 공동개발
와인시장 위축…신규 스타 브랜드로 대응
대중친화적 이미지 구축에 집중 계획

칠레 와인 ‘1865’로 유명한 와인 수입사 금양인터내셔날이 이탈리아 와이너리 '산 마르자노(San Marzano)'와 공동 개발한 프리미엄 와인 '신퀀타 블랙 에디션(Cinquanta Black Edition)'을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 최근 국내 와인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금양인터내셔날은 신규 기획 와인을 구원투수로 내세워 와인에 대한 다시금 관심을 끌어올리고, 1865에 이어 새로운 국민와인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26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금양인터내셔날은 다음 달 이탈리아 풀리아(Puglia) 지역의 대표 와이너리 산 마르자노와 손잡고 국내 시장을 겨냥해 생산한 신퀀타 블랙 에디션을 출시하고 판매에 나선다. 신퀀타 블랙에디션은 산 마르자노의 대표 와인인 ‘신퀀타 꼴레지오네(Collezione Cinquanta)’를 고급화한 제품으로, 금양인터내셔날이 신퀀타를 수입사 대표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직접 기획해 선보이는 와인이다.

(왼쪽부터)이탈리아 산 마르자노의 '신퀀타 블랙 에디션'과 '신퀀타 꼴레지오네'.

산 마르자노는 1962년 풀리아 지역 19여개 농가가 모인 협동조합으로 시작해 현재 120헥타르(ha)의 포도밭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 최대 규모의 와이너리다. 산 마르자노는 2012년 50주년을 맞아 풀리아를 대표하는 프리미티보(Primitivo)와 네그로아마로(Negroamaro) 두 토착품종을 절반씩 섞어 신퀀타라는 와인을 만들었다. 신퀀타는 이탈리아어로 숫자 '50'을 의미하는데, 당초 기념 와인으로 만들었던 것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후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풍부한 과실향과 부드러운 질감, 묵직한 무게감 등이 특징인 신퀀타는 국내 소비자에게도 꾸준히 호응을 얻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혼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신쿼타는 전년 대비 104%의 폭발적인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듬해에는 12%, 지난해에도 17%의 높은 성장률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에는 금양인터내셔날이 수입한 전체 와인 가운데 단일 품목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알렉스 엔드리지(Alex Endrizzi) 산 마르자노 수출매니저가 '신퀀타 블랙 에디션'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신퀀타가 국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와인으로 검증이 이뤄진 만큼 라인업 확대를 통해 신퀀타를 기존 대표 브랜드인 칠레 산 페드로의 1865와 더불어 또 하나의 스타 브랜드로 키워나간다는 전략이다. 팬데믹 기간 큰 폭의 성장을 거둔 국내 와인시장은 최근 위스키 등 다른 주종에 밀리며 부침을 겪고 있다. 금양인터내셔날 역시 지난해 실적 하락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매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품질과 대중성을 모두 확보한 스타 브랜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신퀀타가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단일 제품만으로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제품군의 확장이 필요했다”며 “현재 운영 품목 중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스토리, 확장성, 가격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신퀀타가 최적의 브랜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는 유지하면서 고급화를 통해 기존 신퀀타의 소비자는 물론 프리미엄 와인 소비자까지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산 마르자노 와이너리 전경.

신퀀타 블랙 에디션은 기존 신퀀타와 비교해 숙성 기간과 방식의 차이를 통해 제품력을 강화했다. 우선 12개월 숙성을 진행하던 신퀀타보다 4개월을 추가 숙성해 타닌감을 부드럽게 개선했다. 아울러 기존 신퀀타가 프리미티보와 네그로아마로를 블렌딩 한 뒤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한 번에 숙성됐던 것과 다르게 신퀀타 블랙은 네그로아마로(아메리칸 바리끄)와 프리미티보(프렌치 바리크)를 분리 숙성한 뒤 최종 블렌딩해 각 품종의 캐릭터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복합미를 구현했다.

신퀀타 블랙 출시에 맞춰 방한한 알렉스 엔드리지(Alex Endrizzi) 산 마르자노 수출 매니저는 신퀀타가 평균 수령 50년 이상의 '올드 바인(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산 마르자노는 풀리아에서 가장 많은 올드바인을 보유하고 있는 와이너리”라며 “올드바인은 수확량은 적지만 줄어든 열매만큼 응축미와 복합미는 높아 강렬한 풍미의 프리미티보와 네그로아마로의 캐릭터를 어느 정도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같은 품종이라도 포도밭별, 빈티지별 다양한 블렌딩을 통해 최적의 균형을 찾아가는 데 집중하는 점도 일반적인 풀리아 와인보다 음용성이 좋은 이유”라고 덧붙였다.

금양인터내셔날은 신퀀타를 다양한 소비자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금양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관련 인플루언서와 브랜드 협업하는 등 대중 친화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어디서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와인으로 포지셔닝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신퀀타 블랙의 연간 생산량은 2~3만병이며, 이번 초도물량은 1만2000병 수준이다. 현재 신퀀타의 소매가는 4만원대이며, 신퀀타 블랙은 7만원대로 책정될 전망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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