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 꿈꾸는 용인 처인구…도로·철도망 구축계획 보니

정두환 2024. 3. 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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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산지…용인 3개구 중 가장 낙후
尹대통령 반도체 교통·주거 인프라 강조

용인시 처인구 면적은 467.55㎢로 서울시 면적의 4분의 3 크기다. 대한민국 일반 구(區) 가운데 두 번째로 넓다. 용인시 전체 면적 591.22㎢의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인구는 26만1000명으로 시 전체 인구 107만명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대부분 가파른 산지여서 대규모 개발 여력이 없었던데다 기흥·수지구와 달리 상대적으로 철도·도로망이 취약한 탓이다.

그동안 개발에서 소외됐던 처인구가 상전벽해를 앞두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원삼면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에 이어 삼성전자의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반도체 배후신도시인 '이동 공공주택지구' 계획까지 나온데다 정부가 이를 뒷받침할 대규모 교통 인프라 구축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용인시청에서 민생토론회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반도체 벨트를 연결하는 철도망, 반도체 고속도로 구축 방안을 제시하면서 이런 구상을 강조하면서 처인구 전체에 대규모 개발 바람이 불 전망이다.

처인구 일대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용인 일대에서 추진 중인 주요 철도망 확충 사업의 현황을 점검해 본다.

경강선 광주~이동·남사 연장

경강선 연장은 현재 성남 판교역~여주역 간 경강선을 중간에 분기해 반도체 벨트까지 연결하는 사업이다. 경기광주역에서 분기해 용인 에버랜드를 지나 첨단 시스템 국가산단, 이동 공공주택지구가 있는 이동·남사읍까지 연결하는 구상이다. 총연장 37.97㎞의 복선 철도로 추진한다는 것이 용인시 계획이다.

시는 경강선 연장에 총사업비 2조3154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 용인시와 광주시가 공동으로 실시한 자체 타당성 용역에서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0.92로 나와 타당성이 확인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이를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신규사업에 반영해 줄 것을 국토교통부에 공식 건의한 상태다.

국토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은 이르면 내년 6~7월쯤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정부가 경강선 등 용인 철도망을 확충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시는 정부와 협의해 시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강선 연장사업은 국가 정책으로 진행되는 광역철도 GTX A~F의 수도권 동남부권 철도망을 보완하는 효과도 크다고 이 시장은 강조했다.

이 시장은 "경강선 연장을 통해 이동·남사지역을 수도권 내륙선, 수서-광주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신분당선, 월곶-판교선과도 연계할 수 있게 된다"며 "수도권 동남부 철도 벨트 구축도 가능한 셈"이라고 말했다.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용인시 처인구 이동·남사읍 일대 전경. [사진제공=용인시]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

서울지하철 3호선 연장은 서울시 강남구 수서차량기지를 경기 남부지역으로 이전하면서 3호선 노선을 성남·용인·수원·화성 등 남쪽으로 연장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9년 용인시와 수원시, 성남시가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포함을 목표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하는 등 공동협력해 왔지만, 차량기지 부지 확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사업 추진이 사실상 중단됐었다.

하지만 민선 8기 들어 다시 추진 동력이 살아났다. 이 시장과 신상진 성남시장, 이재준 수원시장, 정명근 화성시장이 사업 실현을 위한 공동 합의에 나선 데 이어 지난해 2월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참여하는 5자 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5월에는 이상일 시장의 주선으로 4개 시 시장들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간담회를 갖고 4개 시가 공동 발주 예정인 3호선 연장 노선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가 나오면 관련 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용인시는 현재 서울 3호선 연장선의 사업성을 확인하기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3개 시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시는 다음 달 중간 보고회를 열어 최적의 노선안을 검토한 뒤 오는 5월 국토교통부의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광역철도 신규사업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할 방침이다.

분당선 기흥역~오산대역 연장

기존 사업 외에 눈길을 끄는 것은 분당선 기흥역~오산대역 연장이다. 이 시장은 25일 민생토론회에서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된 분당선의 기흥역~오산대역 연장이 조속히 실현되도록 정부에서 적극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

분당선 연장선은 지난 2021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의 신규사업으로 확정된 사업이다. 기흥역에서 화성 동탄을 거쳐 오산대역까지 이어지는 길이 16.8㎞의 광역철도다.

시가 자체 분석한 타당성 조사에서는 총사업비가 1조243억원으로 추산됐으며, B/C는 0.71로 나왔다. 현재 국가철도공단이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다.

시는 분당선 연장선이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단이나 보정·마북동 일원에 조성되는 플랫폼시티 등 시의 주요 경제거점을 연결하는 핵심축이 될 것으로 보고 화성시, 오산시와 함께 사업의 경제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이 시장은 "분당선 연장은 서울·판교 등에서 반도체 국가산단으로 출퇴근하는 IT 인재들의 핵심 교통망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가 분당선 연장사업을 조속히 추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덕원~동탄선 복선전철

인덕원~동탄선은 안양시 인덕원에서 의왕-수원-용인을 거쳐 화성시 동탄을 연결하는 복선전철이다. 총 39㎞ 구간에 18개의 역사가 들어선다. 경기 서남부 지역의 교통 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1년 착공됐다.

2026년 개통 목표였지만 실시설계 결과 사업비가 증가하면서 기획재정부가 지난해 미 발주 구간에 대한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체 12개 공구 중 턴키 구간인 1공구와 9공구를 제외한 나머지 공구는 공사가 중단됐다가 지난해 말에야 공사를 재개했다.

이 시장은 "인덕원~동탄선이 개통되면 경기 서남부 지역 주민들의 교통난이 상당 정도 해소될 것"이라며 "정부가 조속한 공사 추진을 약속한 만큼 늦어진 공사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행정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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