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전 드라마까지 소환하는 방송가, 기대만 하기 힘든 이유 [D:방송 뷰]

장수정 2024. 3. 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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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대장금’ 등
새롭게 시청자들 만나는 옛 '국민 드라마'

1970년대 방송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수사반장’이 35년 만에 부활해 새로운 시청자들을 만나는가 하면, 2003년 방송돼 인기를 끈 ‘대장금’의 속편 제작도 예고됐다. ‘궁’은 18년 만에 리메이크 소식을 전했다.

과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들이 수십 년이 지난 현재, 다시 ‘세계관’을 이어나가게 된 것이다.

가장 먼저 시청자들을 만나는 작품은 ‘수사반장 1958’이다. 1958년을 배경으로, 소도둑 검거 전문 박영한 형사(이제훈 분)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는 이야기를 그린다.

최불암이 연기한 박영한의 젊은 시절을 그리는 프리퀄 작품이다. 최불암의 첫 회 특별출연도 예고돼 다시금 추억을 되새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수사반장 1958’ 측은 ‘레트로 수사’를 강조하며 최근 레트로 감성에 열광하는 젊은 층을 겨냥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2003년 방송 당시, 5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대장금’은 ‘의녀 대장금’(가제)으로 돌아온다. 앞서 ‘의녀 대장금’ 측은 의녀가 된 장금이의 일대기를 다룬다며, ‘대장금’의 종영 20주년에 맞춰 올해 첫 촬영에 들어가 내년 초 방영을 목표로 제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영애가 그대로 대장금 역을 맡아 세계관을 이어간다.

2006년 방송된 ‘궁’의 리메이크 드라마가 올해 안에 제작될 예정이며, 2016년 방송 당시 웰메이드 수사물로 호평을 받았던 ‘시그널’의 시즌2 제작도 확정됐다. 김은희 작가가 지난 16일 이탈리아 로마의 라 사피엔차 대학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시그널’의 시즌2를 준비 중”이라고 직접 밝혔다.

시즌제, 스핀오프 등을 통해 히트작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시도는 최근 몇 년 동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D.P2’, ‘스위트홈2’ 등 인기 드라마의 시즌2는 기본, ‘낭만닥터 김사부’는 세 시즌 연속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 시즌제의 가능성을 열었다. ‘모범택시’도 현재 시즌3 제작을 확정했다. 이 외에도 제작 단계에서 시즌제 드라마를 확정, 자연스럽게 전개를 확장한 ‘소방서 옆 경찰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IP를 확장 중인 방송가다.

다만 20년, 30년 전 작품들까지 소환이 되는 것은 물론, 10% 돌파도 버거웠던 SBS ‘재벌X형사’가 빠르게 시즌2를 확정하는 등 지나치게 자주 활용되는 시즌제 카드에 우려가 이어지기도 한다. 물론 ‘재벌X형사’는 8, 12회에서 10% 시청률을 넘기며 나름의 성과를 남겼지만, ‘밤에 피는 꽃’에 밀리고, ‘고려 거란 전쟁’에 치이며 이렇다 할 화제를 끌어내진 못 한 상황에서, 이른 시즌제 제작 소식에 물음표가 따라 붙기도 했던 것이다.

이렇듯 ‘시즌제’가 과거의 명성, 또는 약간의 화제성에라도 기대 리스크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한 방편이 되는 것엔 우려가 이어지기도 한다. 개별 작품의 성공 여부와는 별개로, 방송가에 '안전함'이 담보되지 않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기 힘든 분위기가 형성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방송가의 전반적인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 로맨틱 코미디의 클리셰를 활용해 진입장벽을 낮춘 ‘사내맞선’, ‘킹더랜드’ 등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끌며 ‘아는 맛’을 재조리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가운데, 비슷한 시도를 반복하거나 아예 시즌제, 또는 리메이크로 눈을 돌리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SBS ‘마이데몬’이 ‘혐관’ 로맨스의 정석적인 전개를 선보인 바 있으며, 현재 tvN ‘눈물의 여왕’이 신데렐라 스토리를 새롭게 활용 중이다. 또는 막장 드라마의 클리셰를 적극 활용한 ‘내 남편과 결혼해 줘’, ‘나의 해피엔드’ 등도 시청자들을 만났었다.

물론 성 역할 반전으로 쾌감을 선사하는 ‘눈물의 여왕’과 같은 의미 있는 변주도 없진 않다. 다만 이 같은 시도들이 색다른 메시지를 도출하는 것이 아닌, '성공 공식'을 재탕하는 것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유의미한 '재탕'을 고민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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