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사과'값 진정될까…소매가 10% 내렸지만 도매가는 유지

임온유 2024. 3. 2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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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안정 자금 추가 투입 후 배도 13.4%↓
도매가격은 오름세…"햇과일 출하까지 강세"
"재발 방지 위해 새로운 품종 개발 필요"

고공행진하던 사과와 배 소매가격이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자금 투입 이후 10% 넘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도매가격은 여전히 높아 여름철 햇과일이 나오기 전까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애플레이션(사과+인플레이션)' 등 농작물 수급 불안으로 인한 가격 상승 재발을 막기 위해 기후 변화에 따른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감귤출하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제주 노지감귤 5kg당 도매가격이 평균 1만4000원으로 지난해 1월보다 50%가량 급등한 가운데 10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고객이 사과를 구매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사과 소매 가격, 정부 할인 지원 후 11.6%↓…배도 13.4% 하락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2일 기준으로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4250원으로 일주일 전인 15일보다 11.6% 하락했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도 3만9312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3.4% 내렸다. 토마토(상품) 1kg 소매 가격은 7107원으로 12.9% 내렸고 딸기(상품) 100g 소매가는 1303원으로 6.1% 하락했다. 참다래(국산·상품) 10개 소매가는 1만228원으로 2.8% 내렸다.

수입 과채류인 바나나와 파인애플 가격도 내렸다. 바나나(수입·상품) 100g당 소매가는 297원으로 5.4% 하락했고 파인애플(수입·상품) 1개의 소매가는 6901원으로 5.1% 내렸다.

반면 오렌지(네이블 미국·상품) 10개 소매가는 1만6804원으로 3.4% 상승했고 망고(수입·상품) 1개 소매가는 3549원으로 0.8% 올랐다.

소매가는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최근 하락세를 보인 것은 정부의 대규모 할인 지원과 유통업계 할인 행사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지원(755억원)과 할인 지원(450억원) 등에 긴급 가격안정 자금 15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이에 따라 1년 전과 비교해 망고 소매가는 34.7%나 낮아졌고 바나나 10.5%, 딸기 10.0%, 파인애플 4.9% 각각 낮다. 그러나 사과 소매가는 아직 1년 전보다 5.7% 높고 배는 44.4%, 단감은 78.3%, 참다래는 17.8%, 오렌지는 8.3%, 토마토는 7.8% 각각 높은 상태다.

사과와 배의 경우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도매가격은 아직 1년 전보다 두배 이상 높다. 사과(후지·상품) 10kg의 중도매가격은 22일 기준 9만1780원으로 일주일 전보다 1.0% 올랐고 배(신고·상품) 15kg의 중도매가격은 10만8600원으로 7.3% 상승했다.

중도매가격은 중도매인이 소매상과 소비자 등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사과와 배의 중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121.5%, 147.3% 각각 높다.

사과와 배 햇과일 출하 시기가 이르면 7∼8월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사과와 배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과실류를 중심으로 농산품값이 폭등한 탓에 1월 당시 2.8%로 진정됐던 소비자물가가 한 달만에 다시 3%대로 복귀한 6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 과일매대에 사과가 진열돼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金사과' 재발 막으려면…"기후 변화 따른 품종 개발 필요"

올해 농산물 가격 강세는 지난해 기상 재해 여파에 따른 영향이 크다. 사과와 배 등 과일의 경우 지난해 봄철 냉해와 여름철 잦은 호우 등으로 생산량이 1년 전보다 30.3%, 26.8% 각각 줄었고 비정형과(못난이 과일) 생산이 늘었다.

정부가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 명절 성수기에 물가 안정을 위해 사과와 배의 시장 공급량을 늘려 설 이후 저장 물량이 다소 부족해진 면도 있다. 또 지난달 일조량 부족으로 참외와 토마토 등 과채 생산이 줄어 과일 수요가 충분히 분산되지 못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는 과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납품단가와 할인 행사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사과 납품단가 지원액은 ㎏당 4000원까지 상향 조정됐다.

과일 수요 분산을 위해 바나나·오렌지 등 수입 과일 공급도 확대한다. 지난 21일부터 aT를 통해 직수입한 바나나·오렌지 등 2000여t(톤)을 대형마트에 공급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상 기후로 지난해와 같은 농산물 생산 감소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과수 생육관리협의체'를 운영하며 산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재해 예방 시설 설치도 지원하기로 했다. 기후 변화에도 안정적인 과일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과일 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노호영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원예관측실장은 "기후 변화에 따른 품종 개발 등을 위한 연구개발(R&D)에서 정부 역할이 필요하고 계약 재배 물량 확대와 수매 비축 등 채소류 쪽에서 주로 하는 수급 대책을 과일류에서 벤치마킹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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