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취재] "제발 당선 좀"…'중랑의 아들' 이승환 도전, 지지층이 더 절실

정계성 2024. 3. 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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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때 중단된 뉴타운 지역 공략
"행복도? 민주당 가스라이팅 깨겠다"
주민들도 "젊은 사람이 열심히 바꿔야"
"분위기 좋다"…토박이 정치인에 기대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가 22일 묵2동 주민센터 노래교실을 방문해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를 만나는 주민들은 절실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열패감을 느껴야 했던 국민의힘 지지층은 물론이고, 지역의 발전과 개발에 기대감이 큰 주민들을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옆 성북구와 동대문구에 고층 아파트가 줄줄이 들어서며 상전벽해를 이루는 것을 보며 박탈감은 컸다.

22일 오전 묵2동 동사무소 방문을 마치고 떠나는 이 후보를 본 한 여성 주민은 가던 자전거를 멈추고 "이번에 그렇지 않아도 (지지 후보를) 바꾸려고 한다"며 "젊은 사람이 열심히 해서 지역을 확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그 옆을 지나던 50대 보이는 남성도 "분위기 좋다. 열심히 해보라"고 용기를 복 돋웠다.

서울 중랑을은 봉화산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중랑천과 동부간선도로, 북쪽에는 북부간선도로를 접하고 있는 사다리꼴 모양의 선거구다. 또한 남쪽 경계에는 경의중앙선과 경춘선이 지나는 중랑역·망우역이 있다. 강원도뿐만 아니라 올해부터는 망우역에서 안동까지 KTX도 운행하고 관내에 지하철역만 10개가 있을 정도로 사통팔달 지역이다.

반면 주민들의 정주 여건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다. 봉화산을 기준으로 동북부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지만, 서부와 남부는 저층 주거지 밀집지역이다. 특히 중랑천을 따라 남북으로 뻗어 있는 묵2동과 중화2동은 서울 내에서 흔치 않은 넓은 평지임에도 예정됐던 재개발이 취소되면서 낙후된 지역으로 남았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 시절 대대적으로 진행됐던 뉴타운지구 해제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재개발이 진행됐던 중화역 인근 롯데캐슬아파트가 내년 준공을 앞두면서 주민들의 생각도 달라지고 있었다. 지역의 한 주민은 "그때 취소하지 말고 그대로 했으면 부담금도 없이 아파트에서 살 수 있었을 텐데 너무 후회된다"고 했다. 이미 중랑천 건너 동대문구 이문동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줄지어 들어서며 중랑구를 내려다보는 형국이다.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가 22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중랑구 지역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 후보는 주민들의 이 같은 심리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중랑구의 행복지수가 25개 자치구 중 7위"라는 박홍근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의 주장하던 허상이 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세계적으로 행복한 나라는 부탄인데, 과연 국민들이 부탄에서 살고 싶겠느냐"며 "민주당의 가스라이팅 정치를 반드시 끝내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당협위원장 시절 이곳의 재개발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이 동시에 방문한 것은 큰 힘이 됐다. 정치권 관계자들도 "다시는 한 사진에 나오기 힘들 조합"이라며 이 후보의 수완에 놀랐던 사건이다.

이 후보가 이주민 2세대 중랑구 토박이라는 점은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날 인사차 묵2동 통장 회의에 참석한 이 후보는 "중랑구 출신 정치인이 한 번도 당선된 적이 없다고 한다"며 "이번에는 중랑의 아들 한번 키워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어머니가 통장까지는 못하고 반장을 했는데 이렇게 중요한 일을 하는 줄 그때 알았으면 더 응원했을 것"이라며 "이문동 아파트 올라가는 게 보이는데, 제가 동대문보다 잘 사는 중랑을 만들겠다"고 호소했다.

이승환 국민의힘 서울 중랑을 후보가 22일 신내공원에서 만난 어르신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길에서 만나는 주민들과는 공통점 찾기에 바빴다. "어디에 사신다고요? 저 그곳의 누구 아는데" "누구요? 제 동생이랑 친구일 수도 있겠다"라는 식이다. 한 다리 건너면 대부분 알고, 멀어도 두 다리를 지나면 인연이 닿는다고 한다. 이 후보의 명함을 본 비슷한 또래의 한 주민은 "정말 면목초등학교 나오셨네"라며 반가워했다. 노인정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은 "아들, 항상 건강 챙기고 밥 먹고 가"라며 애정 어린 시선이 가득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으로 추정되는 주민들은 반응은 오히려 추상같았다. 신내 공원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종섭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지 이러다 200석 야당 나오면 큰일 난다"며 "매일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노년층 주민은 이 후보의 어깨를 툭 치며 "이번에도 또 지고 그러면 안 돼"라며 "독하게 좀 하라"고 주문했다.

신내노인종합복지관에서 만난 어르신들은 더 적극적이었다. 이미 수백여 명과의 인사를 마치고 온몸에 땀을 흘리며 기진맥진한 이 후보에게 "3~4층에는 더 많이 계신다"며 "빨리 올라가 인사하고 가라"고 다그쳤다. 이 후보는 그때마다 "중랑의 아들이 왔다"며 "아들 한번 키워달라"고 호소했다.

냉담한 반응도 없지 않았다. 한 어르신은 명함은 물론이고 건네는 인사도 받지 않았다. 이 후보가 인사를 오기 전까지 주변에 "이번에는 꼭 바꿔야 한다"며 "우리만 살고 끝날 게 아니라 손자·손녀까지 살 곳이 아니냐"고 설파하던 터여서 더 의아했다. 무반응에도 이 후보가 밝은 모습을 잃지 않고 떠난 뒤에야 어르신은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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