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문제' 반대에 밀린 피치클락, 내년엔 꼭 스타트! [기자수첩-스포츠]

김태훈 2024. 3. 2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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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반대에 부닥쳐 피치클락의 올 시즌 정식 도입은 좌절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1일 "피치클락에 대해 각 구단이 적응 기간 등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2024시즌 후반기까지 시범 운영을 지속하고, 2025시즌부터 정식 도입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MLB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피치클락은 투수들의 투구 준비 과정 및 타자들의 타격 준비 시간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두면서 경기 속도를 끌어올리는 '스피드업'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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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적응기간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2025시즌부터 정식 도입
MLB, 피치클락 통해 경기당 무려 ‘24분’ 단축..스피드업 정책 부합
쇼츠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 잡기 위해서는 피치클락 반드시 필요
ⓒ 뉴시스

일부 반대에 부닥쳐 피치클락의 올 시즌 정식 도입은 좌절됐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1일 “피치클락에 대해 각 구단이 적응 기간 등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따라 2024시즌 후반기까지 시범 운영을 지속하고, 2025시즌부터 정식 도입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피치클락 도입과 관련해 지난해 4월부터 실행위원회와 이사회 등에서 11차례나 논의가 진행됐고, 이사회에서는 정식 도입이 합의됐다. 선수들의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올 시즌 전반기 시범운영하고 후반기 도입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올 시즌 도입은 무산됐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도입 초기부터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됐다. 투구를 서두르다 보면 안타나 볼넷이 불어나 경기시간 단축보다는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올해는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도입하지 않은 자동 투구 판정시스템(ABS)까지 KBO리그에서 들어오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컸다.

생소함에 따른 불편함, 그리고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에서 나오는 우려는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피치클록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다.

MLB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피치클락은 투수들의 투구 준비 과정 및 타자들의 타격 준비 시간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두면서 경기 속도를 끌어올리는 ‘스피드업’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피치클락이 투수들에게 불리해 홈런·볼넷 등이 더 나오면서 경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홈런·볼넷이 증가하면서도 경기시간은 오히려 단축됐다. 경기당 시간이 무려 24분 단축(2022년 3시간4분/2023년은 2시간 40분)되는 효과를 봤다. 참고로 MLB에서는 올해부터 주자 없을 때 15초, 주자 있을 때 18초(작년까지 각각 15초·20초)를 적용한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김하성(샌디에이고) 등이 함께했던 ‘MLB 서울’ 개막시리즈에서 피치클락을 제대로 경험한 야구팬들도 환영했다. 난타전으로 전개됐던 2차전 관람을 마치고 귀가하려는 한 20대 남성 야구팬은 “오후 7시 넘어 시작했는데 26득점(15-11)이 나온 난타전인데도 10시30분 경 끝났다. 피치클락 덕분이다”라며 만족했다.

분명 보완해야 할 부분도 있다. 지난해까지 MLB에서 뛰었던 류현진(한화 이글스) 지적대로 피치컴(투수와 포수가 투구 사인을 교환하는 전자 장치)도 필요하다.

ⓒ AP=뉴시스

확실한 것은 피치클락을 켜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는 점이다.

피치클락은 경기 중 불필요한 시간 지연 최소화로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자 생존이 걸린 문제다.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아니라 따르고 지켜야 할 제도다. 30초~1분 사이의 ‘쇼츠 영상’이 유행하고 있는 시대에서 한 경기를 시청하는데 3~4시간이 소요되는 야구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야구 문화를 즐기는 팬들만 생각한다면 야구 산업은 유지 내지는 발전이 어렵다. 신규 수요인 젊은 세대를 붙잡기 위해 시간 단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국내 팬들도 MLB 서울시리즈와 KBO리그 시범경기를 통해 피치클락의 맛을 봤다. 올해 도입은 무산됐지만 내년에도 올해처럼 무산 내지는 연기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내년 시즌 플레이볼과 함께 피치클락은 꼭 스타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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