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도시’ 속 예수] ‘디지털의 영’에 아이들이 사로잡혔다

2024. 3. 23.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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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휴대폰 때문에 우리 애를 잃었어요. 애가 딴사람이 되었어요.” 이렇게 한탄하는 부모의 말을 듣곤 한다. 마치 “병으로 남편을 잃었어요”라고 말하는 아내의 말과 비슷하다. 이 두 가지가 그토록 유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유사성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까.

술과 휴대폰, 둘 다 개인에게 작용하는 외부 영향이다. 도수가 높은 알코올의 경우 그 물질을 흔히 ‘영(Spirit)’이라고 부르곤 한다. 사람들이 증류주에 이 용어를 붙이기 시작한 데에는 신비한 역사가 있지만 중요한 건 이 말이 도무지 잊히지 않을 정도로 정확하다는 점이다. 술은 과음한 사람의 행동을 바꾼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악한 영처럼 술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을 왜곡시킨다. 이 같은 현상은 거의 모든 중독에서 발견된다. 무언가를 우리 속에 받아들이는 순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그것이 우리를 변화시킨다.

디지털 시대는 잠재적으로 유해한 각종 장치를 우리 집에 공개적으로 초대하는 세상을 가져왔다. 좋은 부모는 중독성 있고 해로운 물질을 주의 깊게 관찰하지만 디지털 기기에 대해서는 자녀가 새로운 기술 세계에서 성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이제 연구 결과는 명백하다. 화면과 SNS는 중독성이 강하고 자녀들의 행동을 바꾼다.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단절되고 더 비참하고 더 외롭다. 대부분의 중독성 물질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장치는 기쁨을 약속하지만 더 많은 불행을 가져온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디지털 시대의 정신이 우리 자신이나 아이들을 통제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술을 절제하고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안다. 중독성을 가진 이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도 똑같은 방식을 취해야 한다. 디지털 소비를 규제하고 접근을 제한하는 명확한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하리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디지털 기술이 단지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그 기술이 아이들을 집어삼킬 것이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실제적인 조치는 무엇일까. 책임감 있는 성인이 포도주 두 잔을 음주 제한으로 설정하듯 어린이와 성인 모두 화면 보는 시간을 제한하는 게 가장 좋다. 아이들을 위해 나는 하루 최대 1~2시간을 제안한다. 다양한 방안(예를 들어 집의 열린 공간에서만 화면을 보는 것)을 구현한다면 디지털 시대에 성공하는 자녀로 교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어쩌면 ‘너무 늦었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디지털 중독으로 자녀들이 학교, 스포츠, 가족 관계에서 제대로 기능하는 능력은 이미 심각하게 손상됐다. 그게 현재 당신의 현실이라면 더 심각해지기 전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자녀를 위한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하라. 일정 시간을 정해 화면 시청 시간을 크게 줄이거나 아니면 아예 보지 않도록 하라. 핵심은 디지털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다. 오로지 대담한 시도만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전을 이룰 수 있음을 기억하라.

바울은 에베소 교회에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엡 5:18)고 경고한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우리는 디지털 중독이 우리 가족을 사로잡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세상 풍속을 벗어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어야 한다. 우리 몸은 성전이며 아버지 하나님은 아들의 사역을 통해 우리를 성령으로 충만케 하셨다. 그리스도께서는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도 신실하게 살 수 있도록 우리와 함께하셔서 능력을 주신다.

디지털을 제한하고 대체하는 패턴을 개발하라. 휴대폰을 내려놓고 SNS에서 로그아웃하고 TV를 꺼라. 가족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하라. 식사하기 전 찬송을 부르고 주기도문으로 기도하라. 픽셀의 빛에 취해 잠자리에 들지 말고 하나님 말씀이 주는 빛의 인도함을 받아 잠자리에 들라. 자녀가 당신을 항상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하라.

아이작 세라노
◇아이작 세라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스밸리커뮤니티교회 담임목사로 웨스턴신학교 겸임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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