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배정 못 받아 급여 0원" 대학 시간강사…법원 "휴업수당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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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0시간 계약'에 묶여 대학교 측이 강의를 배정하지 않아 급여를 받지 못한 시간강사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2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3부(박평균 고충정 지상목 부장판사)는 국립 경상대학교 강사였던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지급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국가는 A씨에게 36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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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근로기준법 못 미치는 근로계약은 무효"
이른바 '0시간 계약'에 묶여 대학교 측이 강의를 배정하지 않아 급여를 받지 못한 시간강사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왔다.
22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6-3부(박평균 고충정 지상목 부장판사)는 국립 경상대학교 강사였던 A씨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 지급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국가는 A씨에게 36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2019년 1월 경상대 대학원 정치경제학과의 시간강사로 임용된 A씨는 1년 단위로 재임용 계약을 해 2022년 8월까지 이 학교에서 3년 동안 근무했다. 경상대는 A씨에게 2020년 2학기는 주당 6시간, 2021학년 1학기와 2학기는 각 주당 3시간 강의를 배정했고 그는 매월 보수를 받았다. 그러나 학교 측은 2022년 1학기에는 강의를 배정하지 않았고 6개월간 급여도 지급하지 않았다. A씨는 사실상 6개월간 실업 상태였지만, 학교 측은 고등교육법상 강사 신분을 보장해야 한다며 면직 처분도 하지 않아 그는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씨는 2022년 8월 31일 경상대에서 퇴직한 데 이어 경상대의 운영 주체인 국가를 상대로 휴업수당을 달라며 소송에 나섰다.
A씨는 1심에서 패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휴업에 국가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용자의 귀책 사유로 A씨가 휴업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면서 국가가 A씨에게 월 평균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 6개월 치인 약 359만원과 그 지연이자를 A씨에게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강의가 없는 학기에는 임금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다'고 기재된 임용계약서가 있지만, 근로기준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계약은 무효"라며 "휴업수당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도 근로기준법에 위배되므로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대통령령에 따라 전임교원 강의 비율을 맞춰야 해 시간강사인 A씨에게 강의를 배정할 수 없었다"며 "학교의 귀책 사유가 없다"고 맞섰지만, 재판부는 A씨에게 강의를 배정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현재 상당수 대학이 A씨의 사례와 같은 이른바 '0시간 계약'을 시간강사의 임용계약서에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대학교와 임용 계약은 맺었으나 강의를 배정받지 못해 사실상 휴업 상태에 놓인 다른 시간강사들 또한 급여를 받을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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