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공정거래…‘새로운 먹거리’ 찾아 나선다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3. 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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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로펌, 잠 못 드는 로펌 [스페셜리포트]
그동안 눈 돌리지 않던 신산업 분야에도 적극 진출한다. 법무법인 화우는 국내 로펌 최초로 게임 산업을 다루는 조직 게임센터를 만들었다. (화우 제공)
중대재해, 공정거래…

새로운 먹거리 찾아 나선다

로펌들은 올해도 과거 손이 닿지 않았던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최근 뜨는 분야가 기업 세무다. 업계에서는 ‘100년 내 가장 큰 변화’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주요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도하는 국제조세 개편은 두 축이다. 다국적 기업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과세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세(필라1)와 세율 낮은 국가의 법인을 활용해 세금 납부를 회피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글로벌 최저한세(필라2)가 골자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최저한세 영향에 주목한다. 매출 1조원(약 7억5000만유로) 이상 다국적 기업은 해외 자회사에 최저한세(15%)보다 낮은 세율이 적용되면, 모회사가 추가 세액을 본사 소재지 국가에 납부해야 한다. 국내 주요 대기업 중 여기에 해당하는 곳이 많다. 국내 대형 로펌들이 앞다퉈 글로벌 최저한세 대응팀을 꾸려 국제조세 자문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다.

최다 전담팀을 구성한 건 김앤장이다. 2022년 ‘신국제조세연구소’를 설립하고 박윤준 전 국세청 차장, 서진욱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등 30여명의 전문가를 모았다. 김앤장은 기획재정부의 필라2 국내 입법 용역을 맡았다. 태평양은 2021년 글로벌 최저한세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조세대응팀’을 재편했다. 장성두 변호사, 장승연 외국변호사, 베트남 지역 전문가인 배용근 변호사를 필두로 필라1·2 전담 인력만 20명이다. 지난해 9월에는 ‘국제규제·분쟁대응연구소’도 출범시켰다.

광장은 2021년 기재부 세제실과 OECD 조세 분야에서 일한 김정홍 미국 변호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최저한세 지원팀’을 구성했다. 국내 기업 투자 구조에 정통한 박영욱·김상훈·이환구 변호사 등 15명의 전문가로 이뤄졌다. 율촌 국제조세팀은 국내 기업의 수출 계약부터 이전가격 세제 자문까지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김동수·최용환·성민영 변호사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화우는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지낸 이동신 고문을 비롯해 김철수 대표관세사, 이준우·전완규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조세팀 안에 16명의 필라1·2 전담 인력을 뒀다.

중대재해처벌법도 로펌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적용 범위가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까지 확대되며 대형 로펌들이 대응팀을 꾸리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율촌은 ‘50인 미만 사업장 중대재해법 확대 적용-실무상 이슈와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김앤장·태평양·광장·세종·지평 등 다른 로펌들도 최근 연이어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 확대 여파를 분석한 뉴스레터를 배포했다.

지난해부터 화두로 떠오른 AI 분야로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대륙아주는 2023년 6월 리걸테크 스타트업 넥서스AI와 업무협약을 맺고 AI 법률 상담 챗봇을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다. 대륙아주는 현재 넥서스AI의 기술을 기반으로 대륙아주의 소송, 자문 사례와 전문변호사들의 답변을 통해 AI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챗봇 서비스는 추후 B2C, B2B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게임도 새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정부의 게임업계 대상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고 게임 회사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확산해서다. 화우는 로펌 최초로 게임센터를 발족했다. 광장은 게임 판매, 라이선싱, 게임 개발 계약, 인수합병 등 게임 기업의 사업 운영에 관한 법률 문제뿐 아니라 게임 산업 내 법적 이슈에 대해서도 자문한다. 광장은 ‘팜히어로사가’의 개발사인 킹닷컴을 대리해 포레스트 매니아의 국내 서비스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금지·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를 이끌었다. 대법원에서 게임 규칙에 관한 저작권 침해를 최초로 인정한 사례로 기록됐다. 태평양은 최근 ‘게임&비즈팀’을 구성, 게임 산업 규제 대응에 나섰다. 세종은 게임업계의 법률 이슈에 대한 신속, 상시적 대응을 위해 ‘애자일(agile) 방식’으로 게임팀을 뒀다. 율촌은 IP 소송과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밖에 가상화폐나 우주 산업, AI 등 신사업 분야를 발굴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도 대형 로펌의 또 다른 생존 전략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0호 (2024.03.13~2024.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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