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로펌, 잠 못 드는 로펌 [스페셜리포트]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4. 3. 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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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대형 로펌 가운데 5대 로펌이 연매출(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 3000억원을 넘어섰다. 2022년 율촌이 매출 3000억원 선을 돌파한 데 이어 2023년 세종이 30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2017년 기준 연매출 3000억원이 넘는 로펌은 김앤장뿐이었다. 6년 만에 3000억원대 로펌이 5곳까지 늘어나며 국내 로펌의 대형화 추세가 특징이 되고 있다.

중견 로펌 성장세도 눈에 띈다. 바른과 대륙아주가 지평에 이어 1000억원 클럽에 가입했다. 매출 성장률 43%를 거둔 법무법인 YK는 신흥 강자로서 면모를 뽐냈다.

역대급 매출을 거뒀지만, 로펌업계 표정이 마냥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 성장세가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2021년 이후 로펌업계 매출 성장률은 10%를 웃돌았는데, 2023년 성장률이 1%대로 추락했다. 광장의 경우 오히려 매출이 감소했다. 화우와 태평양 역시 매출이 각각 1%,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실제로 2023년 한 해 동안 서초동 법률가에서는 심심하면 ‘분위기가 안 좋다’ ‘장사가 안 된다’는 말이 나오곤 했다. 성장세 둔화가 현실로 다가오며 로펌업계는 더욱 분주해졌다. 경영진을 교체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등 위기 돌파에 힘을 주는 모양새다.

(일러스트 : 정윤정 기자)
1조3000억 김앤장, 넘사벽 1위

광장 2위 지켰지만 매출 역성장

결론부터 말하면 1~5위권 로펌 순위 변동은 없었다. 김앤장은 부동의 1위다. 광장과 태평양이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율촌은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하며 4위를 지켰다. 세종 역시 3000억원 클럽에 가입하며 5위에 안착했다. 상위 5대 로펌의 지난해 매출은 2조7000억원대다. 전년보다 1%가량 증가했지만, 2021년(10.7%)과 2022년(4.6%)에 비해 낮다.

김앤장은 올해도 ‘넘사벽’ 성과를 냈다. 2022년과 비슷한 1조3000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국내 법무법인 중 1조원 매출이 넘는 곳은 김앤장이 유일하다.

2~3위권은 역대 가장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김앤장을 제외한 법무법인 중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린 곳은 광장이다. 광장은 지난해 매출 3723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태평양을 앞질렀다. ‘빅딜’이 드물었던 지난해도 M&A(인수합병) 부문에서 MBK파트너스의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추진 건 등을 자문하며 성과를 냈다. 다만 2022년(3762억원)보다는 매출이 소폭 감소해, 2~3위 간 격차가 줄어들었다.

태평양의 지난해 특허·해외법인을 포함한 매출은 4005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4000억원 고지를 밟았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등에 관여했다. 형사와 중대재해처벌법 대응 부문이 성장했고, 특허법인과 해외에서 약 300억원의 매출을 더했다. 부가세 신고액 기준 성장률은 0.8%로 간신히 역성장을 면했다. 국내 매출로만 따지면 3714억원으로 광장에 9억원가량 뒤처진다. 하지만 태평양은 2024년 국내 매출에서도 광장을 따라잡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로펌 중 율촌이 지난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8% 증가한 3285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 대비 8% 성장이다. 세종이 턱밑까지 따라붙자 매출 증대에 총력을 펼친 결과다. 지난해 송무 부문 호실적이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노동·조세·부동산건설 부문도 선방했다. 해외 매출은 35억원 수준이다. 율촌은 4위를 굳건히 지키는 가운데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광장, 태평양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의 지난해 매출액은 3195억원이다. 창사 후 처음으로 3000억원대를 돌파했다. 가상자산 수사대응센터, 생성형 인공지능 태스크포스, 신사업 플랫폼팀 등 전문조직을 신설해 성과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법률 자문 시장에서 태평양과 광장의 성장이 멈춰 있는 동안, 율촌과 세종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2~3위권과 4~5위권의 격차가 좁혀졌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0호 (2024.03.13~2024.03.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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