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꽃다발 가져간 할아버지, 3시간 뒤 반전행동 '뭉클'

김성욱 2024. 3. 2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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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새벽, 꽃집에서 돈을 내지 않고 꽃다발을 가져간 노인의 뭉클한 사정이 공개됐다.

할아버지는 한참을 꽃집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꽃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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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 꽃집, 할아버지 손님 사연 공개
키오스크 이용법 몰라…3시간 후 찾아 결제

이른 새벽, 꽃집에서 돈을 내지 않고 꽃다발을 가져간 노인의 뭉클한 사정이 공개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8일 경남 진주시의 한 꽃집이 전한 사연이 확산했다. 해당 꽃집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새벽 무인 매장에 모자 쓴 할아버지께서 결제도 없이 그냥 꽃다발을 가져가셨다"면서 매장 녹화 영상을 올렸다.

[이미지출처=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영상을 보면, 지난 4일 오전 6시께 주황색 외투를 입은 한 할아버지가 가게에 들어섰다. 할아버지는 한참을 꽃집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꽃을 골랐다. 그는 10분가량을 그렇게 서성이다가 이내 유리 진열장 내 장미와 안개꽃 한 다발을 집어 들고 그대로 가게 밖으로 나갔다.

이 매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직원이 있지만, 나머지 시간은 무인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시간에 꽃을 사려면 키오스크로 결제해야 한다. 즉, 할아버지가 방문한 시간에는 직원이 없었는데, 키오스크 결제법을 몰라 계산하지 않고 매장을 떠난 것이다.

할아버지는 꽃을 훔치려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3시간이 지난 오전 9시께 꽃집을 다시 찾아 직원에게 꽃값 3만원을 지불했다. 그러면서 "아내 생일이라 꽃을 주고 싶었는데 키오스크 쓰는 법을 몰라 그냥 가져갔다"며 "본의 아니게 돈도 안 내고 가져가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고 한다.

꽃집 측은 "직접 문 여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돈을 주러 오셨다"며 "감동적인데 안타깝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키오스크가 어려우실까 봐 계좌이체도 가능하다고 적어놨지만, 어르신들은 이것도 힘들어하신다"며 "직원 없는 시간대에 종종 '계산을 못 하겠다'는 어르신들 전화가 오는데, 그럴 땐 화분 밑이나 문틈 사이에 현금을 끼워놓고 가라고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다음에 또 부담 없이 찾아와달라. 더 예쁜 꽃다발 많이 만들어두겠다"며 감사를 표했다.

2022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디지털정보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60대 디지털정보화 역량 수준은 평균의 56.7%, 70대 이상은 34.6%에 그쳤다. 무인 결제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노인층의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술 이용에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우리 아버지 같아서 눈물이 난다. 얼마 전에 주민센터에서 어르신을 위한 '키오스크 교육 과정'이 생겼다고 그거라도 받아볼까 고민하시더라", "키오스크 도입이 나쁜 건 아니지만, 노인분들을 위해 다른 계산 방법도 꼭 제공됐으면 좋겠다", "훔치는 것 치고는 너무 신중하게 고르셔서 이상했다. 할아버지 너무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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