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20) 말씀 바탕… 내일 망해도 빚 없는 ‘일일청산’ 경영

윤중식 2024. 3. 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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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에 라면을 납품하는 합력사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한번 먹으면 다른 라면은 못 먹는다는 '감자라면'이다.

그래서 애터미에서는 입고 즉시 현금 결제를 한다.

아브라함이 '복의 근원'이었던 것처럼 합력사들도 함께 성장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애터미가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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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정산이 아닌 ‘일일청산’ 시스템
임직원 월급은 매월 1일에 선지급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것도 빚지지 말라
2016년 12월 전소된 합력사 라면 공장 현장. 애터미는 선급금 형식으로 10억원을 지원하고 일품일사 원칙에 따라 라면 판매를 1년간 중단했다. 복구 후 합력사는 라면 생산을 17% 증량하는 것으로 보답했다.


애터미에 라면을 납품하는 합력사 공장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한번 먹으면 다른 라면은 못 먹는다는 ‘감자라면’이다. 국내산 생감자 5개를 사용해 쫄깃하고 잘 퍼지지 않는다. 속 쓰림도 없다. 곧바로 도경희 부회장이 전화해서 무엇을 도와드릴지 물었다. 화재보험에 들어 있어서 원상 복구는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왕이면 최신 설비로 확장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모였다.

애터미에서 선급금 형식으로 10억원을 지원해 전화위복이 됐다. 복구 후 합력사는 라면을 17% 증량해 납품하겠다고 했다. 당장에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고마워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비즈니스 세계는 피도 눈물도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피 같은 돈도 나눌 수 있고 감동의 눈물이 있는 비즈니스 세계를 꿈꾼다. 애터미에서는 공장이 복구되는 1년 동안 라면 판매를 중단했다. 다른 회사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었지만 품질 검증 과정도 시간이 걸리고 어차피 1년이 지나면 새로운 거래처는 단절해야 하므로 회원들에게 1년 동안 라면 먹는 것을 참아달라고 했다. 회원들은 기꺼이 동의해 주셨다. 한 품목은 한 회사에만 발주하겠다는 애터미가 지키고자 하는 ‘일품일사(一品一社)’ 원칙이다.

경쟁을 시켜서 가격을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예상 매출에 따른 설비 최적화가 원가를 더 절감할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유통회사가 잘 되는 원리는 좋은 제품을 싸게 파는 것이다. 좋고 싼 제품의 생산은 좋은 합력사가 있어야 가능하다. 중소기업의 애로사항 중 하나는 자금 부족이다. 특히 고속성장기에는 설비자금과 원료확보 등 필요자금이 이익금보다 많을 수 있다. 소위 흑자 부도가 날 수 있다. 그래서 애터미에서는 입고 즉시 현금 결제를 한다.

성경은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것도 빚지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이 말씀을 애터미 경영 원칙으로 생각하고 있다. 애터미를 설립할 때 나는 오늘 망해도 내일 돈 받으러 오는 사람이 없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바로 ‘일일청산’ 시스템이다. 일일정산은 웬만한 회사들이 하고 있다. 일일청산 시스템의 첫 번째는 무차입 경영이다. 많은 사람이 기업 경영에 있어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말한다. 빚내서 그 이자보다 많이 벌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수록 재무안정성은 낮아진다. 망할 위험이 커진다는 말이다. 기업이 망해서 주변에 피해를 주는 일이야말로 이웃에게 악을 행하는 일이다. 애터미가 대한민국 500대 기업 유통사 중 안정성 지표 1위라고 한다. 나는 앞으로도 무차입 경영을 지속할 것이다.

두 번째는 임직원 월급을 매월 1일에 지급하는 것이다. 신입사원은 출근 첫날 월급을 받는다. 나는 임직원에게도 아무 빚도 지고 싶지 않다. 세 번째는 100% 환불 정책이다. 품질에 불만이 있다고 하면 사용하던 제품이라도 언제든지 환불해준다. 다단계 판매에서는 소비자는 구매 후 14일 이내, 판매원은 3개월이 지나면 반품해주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나는 제발 유통기간 안에만 반품하라고 부탁한다.

아브라함이 ‘복의 근원’이었던 것처럼 합력사들도 함께 성장하고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애터미가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한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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