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에프앤비, 이번엔 성공할까…‘메밀단편’으로 외식사업 확장 재도전

임유정 2024. 3. 21. 14: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 일환…2년 준비 끝 공개
성장동력 발굴·육성 통해 수익성 강화에 ‘힘’
교촌 메밀단편 매장 전경.ⓒ교촌에프앤비

교촌에프앤비가 또 한번 외식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치킨 시장을 넘어 글로벌 종합식품외식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향한 집념으로 풀이된다.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해 궁극적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복안이다.

교촌에프앤비는 2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달 1일 메밀 요리 브랜드 ‘메밀단편’을 론칭했다. 첫 매장은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문을 열었다. 지난 5월 특허청에 메밀단편 상표를 출원한지 9개월 만이다. ‘최상의 고품질 식재료 사용’을 원칙으로 메뉴를 개발했다.

송원엽 교촌에프앤비 글로벌미주·신사업부문 혁신리더는 21일 서울 여의도동 메밀단편에서 진행된 ‘메밀단편 미디어 시식회’에서 “‘메밀단편’은 정직하고 바른 외식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교촌의 의지를 담아 다양한 외식 문화를 연구한 끝에 내놓은 브랜드”라고 소개했다.

이어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장인의 가치를 담을 수 있는 브랜드를 고민한 가운데, 과거 보릿고개를 넘길 수 있는 서민들의 귀중한 식재료였던 ‘메밀’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브랜드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메밀단편은 밀가루나 전분을 첨가하지 않은 강원도 봉평의 국내산 함량 100% 순메밀가루로 매일 아침 자가제면을 통해 메밀면을 뽑는다. 또 파주에서 3대째 기름집을 이어오는 명품 들기름을 사용하는 등 식재료부터 음식을 만드는 과정까지 심혈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매장에서 사용하는 식기 또한 서서히 잊혀져 가는 무형문화재 명예보유자 이봉주 장인(匠人)이 직접 만든 방짜유기를 공수하는 등 고객에게 정성의 맛과 품질을 다하기 위해 전국 팔도를 다니며 브랜드를 준비했다.

무엇보다 한국적인 메뉴와 함께 곁들이는 가장 한국적인 술, 막걸리 메뉴도 함께 소개했다. 밀단편에서 판매 중인 ‘은하수 막걸리’ 2종은 교촌의 관계사 ‘발효공방 1991’에서 만든 전통주로, 아이스 버킷에 담아 전용잔과 함께 내놓는 등 이색적인 재미요소를 가미했다.

시장 반응은 꽤 긍정적이다. 지난달 1일 그랜드 오픈 이후 매일 대기줄이 생기는 등 많은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하루 평균 2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매일 2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하는 ‘메밀단편 반상’ 메뉴는 매장 오픈 10~15분 만에 전량 소진되고 있다”며 “대기 없이는 식사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이른바 ‘오픈런’ 현상을 보일 정도”라고 자부했다.

실제로 대표적인 비즈니스 상권인 여의도에 위치해 있지만, 최근 들어 주말 방문객도 증가세를 띄며 일 평균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4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고객들의 재방문율도 지난달과 비교해 이달 40%를 상회할 정도로 방문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이 기세를 몰아 직영점 위주로 매장 확장에 힘 쓸 예정이다. 우선 대형 백화점과 협의해 매장을 꾸리고, 추후 가맹점은 검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어 미국 등 해외서도 메밀단편을 소개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송 혁신리더는 “메밀단편은 늦은 겨울,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오픈했던 만큼 메뉴부터 서비스, 품질 어느 하나 소홀히 하지 않고 하나씩 브랜드 안정화를 거쳐 내실을 다져가고 있다”며 “향후 추가적인 직영 매장을 오픈해 고객들에게 더욱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며, 더욱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촌 메밀단편 메밀단편 반상 메뉴ⓒ교촌에프엔비

교촌에프엔비가 외식 사업에 도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지난 2015년 초, 닭갈비 쌈요리 전문점인 ‘엠도씨’에 이어 2018년에는 돼지고기전문점 ‘숙성72’를 론칭했으나 모두 2019년에 정리했다.

하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올해도 ‘신사업 전략’을 앞세워 내실과 성장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지난해 내실 다지기에는 성공했지만 외형 성장을 이루지 못했는데, 올해는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을 통한 공격적 행보로 실적 반등을 노리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은 치킨업계가 포화 시장에 접어든 가운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다. 치킨 사업은 진입 장벽이 낮은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누구나 창업하기가 쉬워 해를 거듭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 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특히 치킨업계는 통상 365일 성수기로 알려졌지만, 계절을 타는 업종이다. 명절과 방학 시즌이 대표적이다. 명절에는 가구 소비가 증가하는 달이기도 하고, 이 시기 쉬는 가맹점들도 많아 매출이 낮게 잡힌다.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기도 하다.

실제로 교촌치킨은 최근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려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용산구에 문을 연 ‘교촌필방’이 대표적이다. 교촌필방’은 교촌의 조리방식인 붓질을 모티브로 한 총 120평 규모의 매장이다. 인테리어 뿐 아니라 메뉴에도 차별점을 뒀다.

소스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스사업은 교촌에프앤비 자회사인 비에이치앤바이오가 담당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교촌의 소스 제조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됐으며 현재 교촌과 식품 외식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스를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교촌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수제맥주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2월 문베어브루잉의 새로운 BI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2021년 문베어브루잉 인수 후 수제맥주 시장에 진출한 이후 강원 고성군에 위치한 양조장과 냉동창고 등을 구축하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메밀단편과 같은 신규 브랜드를 통한 신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활로를 찾을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한국식 재료와 K-푸드의 위상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고객들에게 보다 특별하고 새로운 식문화 경험을 만들어 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