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실패…'로얄로더'는 왜 '최악의 악'이 되지 못했나 [D:방송 뷰]

류지윤 2024. 3. 21.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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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의 새 오리지널 '로얄로더'가 이재욱 이준영 홍수주 세 청춘 배우를 내세워 재벌가 꼭대기를 노리는 마이너리그들의 삶을 그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기존의 장르에 젊은 배우들을 내세워 세대교체를 노렸다는 점에서 지난해 '최악의 악'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최악의 악'은 수없이 반복됐던 언더커버물을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로 캐스팅, 기존 중년 배우들로만 성공작을 만들어냈던 누아르물의 새 공식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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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연홍 연출·최원 각본

디즈니플러스의 새 오리지널 '로얄로더'가 이재욱 이준영 홍수주 세 청춘 배우를 내세워 재벌가 꼭대기를 노리는 마이너리그들의 삶을 그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그러나 반환점을 돈 지금까지 감상은 "낡아 빠진 감성의 드라마"다. 여기에 최근 삼각관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아침 드라마'가 됐다.

'로얄로더'는 이야기 얼개부터 익숙하다. 머리는 비상하지만 살인자의 아들인 한태오(이재욱 분)가 재벌의 사생아로 늘 권력에서 밀렸던 강인하(이준영분)와 친구이자 파트너가 돼 욕망을 향해 질주한다.

여기에 여주인공 나혜원(홍수주 분)은 한태오와 강인하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한태오는 강인하의 약혼녀 나혜원과의 감정을 주고 받고, 강인하는 한태오 덕에 강오그룹 비선재에 입성했지만, 숨겨뒀던 발톱을 드러내며 한태오를 치워버릴 계획을 세운다. 각자의 욕망은 절친이었던 두 남자의 관계를 파국으로 치닫게 만든다.

젊음의 패기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연합과 배신은 우리가 지금까지 수 없이 봐왔던 요소다. 익숙한 소재와 설정을 가져왔다면 오히려 제대로 빌드업해 이전의 드라마들과의 차별점을 두고 '2030의 욕망 암투'를 담았어야 했다. 배우들만 갈아끼워 내놓는다고 새로울 리 없다는 의미다.

점입가경으로 캐릭터들은 갈등을 맞이한 후 개연성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냉철했던 한태오는 오랜 시간 외면했던 나혜원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고, 강인하는 한태오를 향한 분노를 폭력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극을 이끌어가는 이재욱과 이준영의 케미스트리도 썩 조화롭지 않다. 전작들에서 연기로 호평 받았던 배우들로, 단독 신에서는 연출의 허점을 연기로 메꾸지만 함께 하는 신들은 각자의 연극톤들이 허공을 떠다닌다.

무엇보다 처참한 건 홍수주의 연기력이다. 발성, 딕션, 표정, 어느 하나 자연스러운 구석이 없어 리듬을 깬다. 두 남자를 매료시킬 만한 설득력을 캐릭터로 표현해야 하지만, 배우조차 캐릭터에 몰입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운 장면들의 연속이다. 특히 분노와 야망에 번뜩이고 절망에 빠진 표정들이 한결 같다.

오히려 강오 그룹 막내 딸이자 강희주 역의 최희진이 분량이 더 적음에도 안정된 연기력으로 강한 인상이 남는다.

이같은 작품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쏟아내고 있는 콘텐츠들 사이서 경쟁력이 있을 턱이 없다.

기존의 장르에 젊은 배우들을 내세워 세대교체를 노렸다는 점에서 지난해 '최악의 악'과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최악의 악'은 수없이 반복됐던 언더커버물을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로 캐스팅, 기존 중년 배우들로만 성공작을 만들어냈던 누아르물의 새 공식을 제시했다.

언더 커버 장르의 클리셰가 모두 들어갔지만 연출, 연기, 음악의 밀도 높은 퀄리티와 주요 캐릭터의 심리 묘사, 사각관계로 복잡해진 감정선 등으로 극을 끝까지 긴장감 있게 끌고 나갔다.

지창욱 위하준 임세미가 보여준 새 얼굴들도 호평과 함께 박수를 받았다. 이는 IMDb에서 올해 글로벌 OTT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가장 높은 8.6점의 평점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최악의 악'을 비롯해 '무빙', '비질란테' 등으로 신뢰를쌓아 올린 디즈니플러스. 2024년 키워드를 '양보다 질'을 내세운 후 내놓은 첫 오리지널이 '로얄로더'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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