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높이자”…다시 떠오른 ‘미드폼·숏폼’ 드라마 카드 [D:방송 뷰]

장수정 2024. 3. 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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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플러스, '웰메이드 미드폼'으로 초반 주목
2분 드라마 앞세운 새 OTT 탑릴스 론칭

일상적 소재로 공감을 파고들며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을 넘어, 빠른 전개의 장르물로 재미를 강조하는 작품들까지. 2~30분 내외의 미드폼 드라마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여기에 “도파민 자극”을 추구하는 ‘2분 드라마’에 승부를 건 국내 첫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까지 등장해 미드폼·숏폼 드라마의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1시간 내외의 긴 드라마와는 달리, 2~30분 분량의 짧은 미드폼 드라마로 틈새를 공략하는 시도는 이미 있었다. 앞서 카카오TV가 ‘며느라기’ 시리즈를 비롯해 ‘도시남녀의 사랑법’, ‘이 구역의 미친X’, ‘결혼백서’ 등 다양한 미드폼 드라마를 선보이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했었다.

‘도시남녀의 사랑법’, ‘이 구역의 미친X’는 청춘 남녀의 멜로를 무겁지 않게 풀어내며 진입장벽을 낮췄다면, ‘며느라기’ 시리즈와 ‘결혼백서’는 결혼한 부부, 또는 결혼을 앞둔 커플들의 이야기를 리얼하게 담아내면서 공감을 선사하는 작품이었다. 일상적 소재를 가볍게 풀어내되, 현실감을 가미해 선택을 이끄는 것이 미드폼 드라마의 주요한 전략 중 하나였다.

이 외에도 티빙이 지난 2021년 30대 여성들의 일과 우정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은 ‘술꾼도시여자들’로 큰 주목을 받은 사례까지. 러닝타임에 제약이 없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의 ‘유연함’을 바탕으로 미드폼 드라마의 꾸준한 시도가 이어졌었다.

다만 소재의 한계로 인해 꾸준히 흥행작이 탄생하기는 힘들었고, 미드폼 드라마의 선두주자로 꼽힌 카카오TV도 ‘며느라기’ 시리즈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큰 흥행작을 배출하지는 못했었다. 현재 카카오TV는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이 가운데 최근 LG유플러가 ‘웰메이드 미드폼’으로 다시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10대 청소년이 주인공인 장르물을 짧은 분량으로 흥미롭게 풀어내면서 깜짝 흥행을 이뤄내기도 했다. 마피아 게임을 소재로 한 ‘밤이 되었습니다’, 마약을 연상하는 쿠키를 둘러싼 ‘하이쿠키’ 등 색다른 소재로 신선함을 배가하며 넷플릭스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것.

넷플릭스는 ‘딸이 닭강정으로 변한다면’이라는 신박한 상상력에서 출발, 이병헌 감독 특유의 ‘병맛’ 코미디로 웃음을 유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을 회차당 30분 내외 분량으로 선보이면서 콘텐츠의 장르 ‘다양성’을 확대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2분 분량의 드라마로 속도감 있는 전개를 약속한 숏폼 드라마 플랫폼 탑릴스까지 론칭이 되는 등 ‘더 짧게, 가볍게’를 추구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감지되고 있다. 폭스미디어 정호영 대표는 탑릴스 론칭 이유에 대해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의 쇼츠 등이 트렌드다. 우리의 일상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더불어 현재 어려운 드라마 시장 상황을 언급, 국내 제작사들과 함께 숏폼 드라마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며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었다.

정 대표의 바람처럼, 최근 드라마 제작사들은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호소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은 물론, 글로벌 OTT들의 등장 이후 치솟는 톱배우들의 몸값 등 여러 요인들이 맞물려 “감당하기 어렵다”는 호소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무게감을 덜어내고 신선함, 또는 새 시도로 승부를 거는 미드폼, 숏폼 드라마들이 새로운 전략 카드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한 웹드라마 PD는 “스케일 큰 드라마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작품들은 당연히 이어지겠지만, 최근에는 작품의 힘을 바탕으로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는 사례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면서 “대작들 사이, 가볍지만 내실 있는 시도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계속해서 붙잡으려는 시도는 이어질 것 같다. 이것이 너무 가벼운 작품들이 아닌, 색다른 소재와 완성도로 틈새를 겨냥하며 다양성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더 좋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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