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육·법률상담… “사회참여 늘리고 자립기반 조성에 심혈”

김용권 2024. 3. 21.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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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준비청년에 희망 디딤돌을] 전북특별자치도
글램핑 중인 전북 자립준비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2019년 위탁가정 보호가 종료된 김모(23)씨는 지인으로부터 대출 사기를 당해 약 3000만원의 빚이 생겼다. 사기 혐의로 고소해 피의자가 구속됐지만 피해액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친구 집에 얹혀살던 그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고교 때 전공(조리)과는 무관한 퀵서비스, 택배 상하차 등의 일을 해야 했다.

2021년 김씨는 전북가정위탁지원센터 직원의 추천을 받아 삼성희망디딤돌 전북센터에 입주했다. 센터는 그의 상황을 듣고 경제교육과 범죄피해 예방교육, 법률 전문가 멘토링 등을 지원했다. 또 멘토가 소속된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협의해 도울 방법을 모색했다. 법률구조공단이 김씨의 손해배상 청구를 대리해 전부 승소, 마침내 피해금 전액을 돌려받게 됐다. 현재 김씨는 레스토랑에서 요리사로 일하며 자신의 식당 개업을 꿈꾸고 있다.

2022년 자립지원전담기관 설치

전북특별자치도 내 아동보호시설과 위탁가정의 보호가 종료돼 퇴소하는 아동은 연 평균 100명에 이른다. 보호가 종료된 지 5년이 되지 않은 자립준비청년도 500여명에 이른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들을 위해 2022년 자립지원전담기관을 설치했다. 자립준비청년의 건강한 사회 진출과 안정적인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자립준비청년의 주거·경제·교육·고용 등 맞춤형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또 삼성,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희망디딤돌전북센터의 운영을 지원하며 도내 보호대상 아동의 자립 준비를 돕고 있다.

3년간 삼성 후원으로 운영된 시범사업이 지난해 말 종료되면서 전북특별자치도에 기부채납됐다. 올 1월부터는 도 보조금으로 보호대상 아동의 자립 준비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전북자립지원전담기관과 함께 운영해 보호 시기부터 자립 후 5년까지 연속적 자립지원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 자립기반 마련을 위해 1인당 1000만원의 자립정착금과 매월 50만원의 자립수당을 주고 있다. 전북자립지원전담기관,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을 통해 자립정착금 필수 경제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김정 전북특별자치도 여성가족과장은 “해당 교육을 이수해야만 자립정착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이 지원금을 적절히 관리하고 사용하며 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도는 8개 기관과 협약을 체결하고 주거 지원과 생애 첫 건강검진 지원, 채용 박람회 추진, 장학금 지원, 법률 상담, 멘토링 등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자주 모여 함께하는 ‘자주모임’

자주모임 후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전북특별자치도는 경제 교육에 '자조(自助)'를 강조하며 자립준비청년들의 건강한 사회 진출과 안정적인 자립을 돕고 있다. 또 자립정착금 필수 경제 교육, 미술 전시회, 멘토링 활동도 실시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전북에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특별한 모임이 있다. 2021년부터 이어져 온 자조적(自助的) 모임이다. 올해부터는 자주 모여 함께하자는 뜻으로 ‘자주모임’이라는 이름도 내걸었다.

이 모임은 매달 글램핑, 청년포럼, 명절음식 만들기, 축구경기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특히 자립준비청년의 자립생활 지지 기반을 마련하고 스트레스 해소, 정보 공유, 긍정적 동기 부여에 힘쓰고 있다. 실제 이를 토대로 형성된 네트워크를 통해 대학 진학을 결정하거나 연락이 어려웠던 대상자의 유입이 활성화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이밖에도 청년이 주도하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2023년 9월 청년의 날에 운영된 일일찻집 ‘샤아닝 유스(Shinning Youth)’와 같은 해 11월 열린 희망디딤돌 전북센터 입주자 미술 전시회 등은 자립준비청년이 기획부터 진행까지 직접 추진한 행사였다. 이들 행사를 통해 얻어진 약 300만원의 수익금은 도내 보호대상 아동의 자립 지원을 위해 전액 사용됐다.

후배 돕는 ‘바람개비 서포터즈’

또 하나 내세울 것은 자립을 먼저 경험한 선배가 후배의 자립을 돕기 위해 나선 모임 ‘바람개비 서포터즈’다. 선배들은 바람개비의 동력인 바람이 되어 보호대상 아동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자신의 경험, 정보를 공유하며 자립 준비를 지원하고 있다.

출발은 2022년이었다. 서포터즈는 전문가 멘토링, 자조모임, 방문교육, 연계 멘토링, 역량강화 교육 등을 펼쳐 왔다. 무엇보다 이미 경험해봤기에 보호대상 아동들의 마음과 상황을 잘 이해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와 효과가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계기로 보호대상 아동의 자립을 지원할 수 있는 기업 연계 멘토링 프로그램 등에 자립준비청년의 참여가 증가했다. 나눔의 선순환 체계를 자립준비청년이 주도적으로 구축해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 외에도 후배들의 자립 준비를 지원하는 선배들 움직임이 시간이 거듭될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바람개비 서포터즈로 기업 연계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는 이모(21)씨는 “서포터즈와 멘토링을 통해 받는 활동수당은 자신이 자라온 시설의 후배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며 “후배들이 조금 더 쉽고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전숙영 전북특별자치도자립지원전담기관장은 “자립준비청년이라면 누구나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청년중심·청년주도형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며 “언제든 전북과 우리 기관을 믿고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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