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자 탈당할 듯…개혁신당, 비례대표 내홍에 '2차 분당' 위기

김재은 2024. 3. 21. 00:4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향자 "21일 국회서 거취 관련 회견"
비례 공천에서 '한국의희망' 완전 배제
김철근도 "여기까지"…당내 갈등 폭발
"영입인재 별도 접수, 절차 문제 있어"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사진 가운데)이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비례대표 후보 명단과 관련해 4석 개혁신당이 '2차 분당 위기'에 직면했다.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자신이 이끈 옛 '한국의희망' 계열이 완전 배제되자 양향자 원내대표가 거취 관련 중대발표를 예고했다. 본래부터 이준석계로 분류됐던 일부 인사들도 직접적으로 반발하고 나서면서 당내 잡음이 커지고 있다.

공천 결과에 대해 공천관리위원들과 최고위원 모두 격론을 벌였지만 끝내 모두가 만족할만한 결론을 내지 못한 것이 배경이다. 당장 21일부터 총선 후보등록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2차 분당' 등 내홍이 더 짙어지면 개혁신당의 총선 결과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개혁신당은 비례대표 후보 최종 명단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번에는 이주영 순천향대 교수, 2번에는 변호사인 천하람 전 전남 순천광양구례곡성갑 당협위원장이 배정됐다. 이어 3번에는 문지숙 차의과대학 바이오공학과 교수, 4번은 곽대중 개혁신당 대변인으로 확정됐다.

이밖에 △5번 이재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6번 이기인 전 경기도의원 △7번 정지현 변호사 △8번 곽노성 교수 △9번 박경애 전 공군소령 △10번 조성주 전 새로운선택 대표를 공천했다.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했던 김용남 정책위의장·김철근 사무총장 등 지도부 인사들과, 양향자 원내대표가 애써 영입한 양정숙 의원과 이창한 전 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 등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해당 결과를 두고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원 전원이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내홍이 짙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양 원내대표는 "오늘 최고위에서 처음 비례대표 순번을 확인했고 첨단과학기술인재가 포함되지 않은 결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최고위 전원 동의라는 기사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실제로 양향자 원내대표는 이날 개혁신당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기도 전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양정숙 의원과 이창한 전 부회장 모두 양향자계 영입인물이었던 만큼 납득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원외정당인 금태섭 전 대표의 옛 새로운선택도 비례대표 명단 확정 과정에서 곽대중 대변인(4번) 등 '지분'을 인정받은 것과 달리 원내 인사인 자신의 옛 한국의희망 계열이 비례대표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 개혁신당 '1차 분당' 때도 총선 지휘와 정책 발표 주도권을 둘러싸고 최고위에서 격론이 오가다가, 회의가 끝나기 전에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이튿날 바로 분당이 된 바 있다. 이날 양향자 원내대표가 회의 종료 전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박차고 나온 것은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는 관측이다.

양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거취 관련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발표했다. 4석 개혁신당에서 원내대표를 맡고 있으며 개혁신당을 이루는 이준석계(원 개혁신당)·양향자계(옛 한국의희망)·금태섭계(옛 새로운선택) 중 한 세력의 영수인 양 의원이 탈당할 경우, 이는 사실상 '2차 분당'에 해당한다는 게 중론이다.

김철근 사무총장도 SNS에 '나는 여기까지다. 김성열 (조직)부총장도 여기까지'라는 글을 올리며 공관위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철근 총장은 신당이 창당되고 자리를 잡는 과정에서 자신의 헌신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당내 갈등이 예정돼 있었다는 의견도 있다. 공천관리 과정에서 일부 인물의 의견 위주로 반영되면서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는 전언이다. 당초 공관위원들은 앞 순서 세 자리를 모두 여성 정치신인에게 넘겨주려고 했으나 결정 과정에서 뒤바뀌었다.

이와 관련 함익병 공관위원도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분들의 의견은 1번부터 5번 사이에 여자를 4명을 넣는 것이었다"면서도 "그걸 당에서 받아줄지 안 받아줄지는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결과적으로 2번에는 전남 순천광양구례곡성갑에 공천을 받았던 남성인 천하람 변호사가 공천받으며 공관위원들의 논의는 없던 일이 됐다.

게다가 과거 '김종인 사용설명서' '대한민국 비상대책위원장 김종인' 등 김종인 공관위원장을 높이 평가하는 책을 쓴 곽대중 대변인이 비례대표 4번째 순서에 공천을 받으면서 형평성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후 김종인 위원장이 "지도부가 비례대표를 신청한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라고 언급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김철근 사무총장이 다시 SNS에 '대부분의 제3당 사무총장은 비례로 입성했다'며 국민의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박선숙 전 의원과 이태규 의원을 예로 들어 즉각 반박하는 등 감정 대립의 골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천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옥지원 전 새로운선택 정책위원회 간사는 SNS에서 '기존 비례대표 후보자 면접이 끝난 이후 영입인재들은 비공개로 별도의 접수와 면접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것은 명백히 공정성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본래 공고에 기접수하지 않았으나 최종 명단에 포함된 후보자들에 대해 당에서 조정을 해달라'고 항의했다.

총선이 21일 밖에 남지 않아 선거운동에만 집중해도 바쁜 시점이지만, 개혁신당은 비례대표 선정으로 내홍이 폭발, 재차 분당 위기에 봉착했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진작에 지도부들과 충분한 소통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균열을 봉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