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여행고수의 '원픽'…역지사지 '다낭 패키지' 투어

김흥순 2024. 3.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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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투어 베스트파트너 23人
베트남 다낭 스터디투어 동행기
현지 호텔·관광지·단독 제휴 상품 등 점검
창립 35주년…대리점 수·상품 공급 확대 추진

지난달 10일 오후 청주국제공항. 모두투어 베스트파트너(BP) 대리점주 23명이 들뜬 표정으로 출국 수속에 나섰다. BP는 모두투어 브랜드를 내걸고 영업 현장에서 회사 패키지 상품의 이용자를 모객하는 대리점이다. 모두투어는 전국 9개 권역에서 활동하는 BP 가운데 상품 판매량과 성장 가능성 등을 고려해 우수 점주 23명을 추천받고, 이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지난 10~14일 베트남 다낭에서 스터디투어를 진행했다.

충북 청주에 본사를 둔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가 지난달부터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출발하는 다낭 노선을 신규 취항하면서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패키지 여행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여행업에 종사한 지 10년 이상 된 이른바 '여행 고수'의 입장에서 지역 공항을 거점으로 운영하는 동남아시아 여행 노선의 활성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현지 패키지 상품의 현황을 체험하는 일정이다. 한 참가자는 "비행기 탑승 시간 3시간 전에 청주공항에 도착했는데 인천국제공항보다 붐비지 않아서 수속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며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2시간 전에만 공항에 도착해도 충분하다는 점을 꼭 설명해야겠다"고 말했다.

청주국제공항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가는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고 있다.

여행 공급자서 수요자 마인드…
모두투어 우수 BP 23인의 특별한 다낭 여행

해외여행에 일가견이 있는 BP 대리점주들의 첫 목적지는 세계 6대 해변으로 불리는 미케비치에서 차량으로 10여분 떨어진 5성급 알란씨 호텔. 안내원을 따라 디럭스와 스위트룸 등 내부를 둘러본 이들은 방의 크기나 침대와 통로 사이 공간, 화장실 규모, 청결도 등을 꼼꼼히 살폈다. 강을 배경으로 묵을 수 있는 이 호텔은 3~4인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적합하다는 결론도 내렸다.

다음 방문지는 미케비치를 마주하고 있는 무엉탄 럭셔리 다낭 호텔. 단체 관광객 숙박에 적합한 곳이라는 모두투어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BP 대리점주들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회의장이나 식당 등의 시설을 눈여겨봤다. 한 참가자는 "인솔자로서 다낭을 몇 번 방문했는데 고객들을 신경 쓰느라 일정 내내 노심초사했다"며 "여행객 입장에서 현지 명소를 다시 둘러보니 감회가 새롭고, 상품을 설명하거나 추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해발 약 1500m에 위치한 유명 관광지 바나힐 정상까지 길이 5800m에 달하는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면서는 세계에서 가장 긴 중국 장자제의 천문산 케이블카(길이 7455m)와 비교도 빼놓지 않았다. 절벽을 바라보며 이동하는 천문산 케이블카보다 훨씬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분홍색 외관이 돋보이는 다낭 대성당이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호이안 올드타운 방문 등 대표적인 패키지 상품 일정을 체험하고, 현지식과 쇼핑을 비롯한 세부 관광 포인트도 답사하며 추억을 남겼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베트남 호이안 올드타운에서 관광객들이 소원배를 체험하고 있다.

BP 대리점 확대, 특전 강화…패키지 수요 공략

모두투어는 국내 패키지여행의 기틀을 정립한 여행기업이다. 해외여행 자유화 원년인 1989년 우리나라 최초의 홀세일(도매) 여행기업으로 출범했다. 당시 소매점을 중심으로 소규모로 운영하던 관광 수요를 묶어 대리점 형태의 영업 방식을 구축했다. 무분별한 쇼핑이나 과도하게 선택 관광 등을 강요하는 저가(低價) 패키지 상품의 폐해를 줄이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노팁·노옵션·노쇼핑을 부각한 '모두 시그니처'가 대표적이다.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여행 본연에만 집중할 수 있게 구성한 이 상품은 지난해 모두투어 전체 패키지 상품 가운데 예약 비중 24%를 차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보다 1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한 대리점주는 "코로나19 이후 패키지여행 수요가 양극화되고 있다"며 "가격이 저렴한 상품에 초점을 맞추는 여행객 못지않게 비용을 좀 더 지불하더라도 차별화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모두투어도 이를 반영해 자체 패키지 상품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다낭과 나트랑 상품에서 단독 제휴로 선보이는 아쿠아스파가 대표적이다. 현지 전문 여행사 제이앰글로벌이 설립한 이 시설은 핀란드식 전통 사우나와 베트남 전통 오크통 반신욕을 비롯해 허브볼, 천연옥돌을 이용한 테라피와 풋케어, 네일아트 등 프리미엄 코스를 갖춰 현지 타 업장과 차별화에 나섰다. 널찍한 공간에 대리석 등 고급 자재로 실내를 꾸미고 이용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하이엔드 서비스를 지향한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을 고려해 키즈 스파와 어린이 화장실도 별도로 구성했다. 김현성 제이앰글로벌 대표는 "현지 한인회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이용 문의가 쇄도하고 있지만 프라이빗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한정된 예약 인원 외에는 내부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모두투어와 단독 제휴를 통해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만 체험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모두투어 단독 제휴로 베트남 다낭 패키지 상품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아쿠아스파 내부[사진제공=제이앰글로벌]

모두투어는 창립 35주년을 맞은 올해를 패키지 사업의 재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우선 지방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 노선이 확대돼 보다 다양한 상품 운용이 가능해졌다. 청주공항에서 에어로케이가 신규 노선을 취항한 데 이어 무안국제공항에서도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이 항공편을 증편해 공급석이 늘어날 전망이다. 영업 일선에서 소비자와 대면하는 BP 대리점도 확대할 방침이다. 모두투어 일반 거래 대리점 6000여개 중 전문인력과 마케팅 활동 등을 별도로 지원하는 BP 대리점 수는 2019년 기준 750개에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484개까지 줄었다. 올해 이를 52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중장기 계획은 코로나 이전 수준의 회복이다.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은 최근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35년 동안 함께 해온 항공사와 BP 대리점 등의 협력사를 비롯해 모두투어 임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며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초심을 잃지 않고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의 각오로 모두투어를 100년 이상 가는 좋은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낭=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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