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액화탄산가스 입찰 담합한 ‘태경케미컬·어프로티움’ 제재

‘포스코 발주’ 구매 입찰서 담합 벌여
공정위, 시정명령·과징금4200만원

공정거래위원회 ⓒ연합뉴스

액화탄산가스를 제조·판매하는 태경케미컬(태경화학)과 어프로티움(덕양)이 구매입찰에서 가격을 담합한 행위가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20일 어프로티움과 태경케미컬이 2018·2019년 포스코가 발주한 광양제철소 폐수처리장용 액화탄산가스 구매 입찰에서 낙찰예정자와 투찰가격을 사전에 담합한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42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과징금 액수는 어프로티움, 태경케미컬 각각 2800만원, 1400만원이다.

액화탄산가스는 이산화탄소 가스를 액체화한 것으로 주로 산업현장에서 용접용으로 쓰이는 물질이다. 탄산음료나 맥주 등 제조 공정에서는 식품첨가용으로도 사용한다.

액탄은 그 비중이 높진 않지만 폐수처리장 등에서 알칼리성 폐수의 산성도를 조절하기 위한 중화제로도 활용한다.

포스코는 광양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알칼리성 폐수를 중화시키기 위해 매년 액탄 구매 입찰을 제한경쟁 입찰방식으로 실시해왔다.

미리 설정한 목표가격과 저가 제한 기준액 사이에서 투찰가격을 제시한 공급사 중 최저가를 제시한 기업을 낙찰자로 선정하는 ‘최저가 낙찰제’ 방식을 적용해왔다.

또 물량 전체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예상 물량을 정한 뒤 납품단가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낙찰가가 목표가격 수준에 근접하도록 한 회차에서는 여러 차례 투찰을 진행하거나 유찰 후 재입찰을 실시할 수 있었다. 이에 2018년은 5회, 2019년은 4회 총 9번의 투찰이 이뤄졌다.

덕영과 태경화학 입찰 내역 ⓒ공정거래위원회

공정위에 따르면 덕양은 지난 2017년 납품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제조원가 수준으로 투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액탄 납품이익을 거의 얻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수익성을 높이고자 태경화학에 입찰 들러리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경화학은 덕양의 요청가격으로 투찰할 것과 유찰 시 투찰가격을 다시 정할 것에 합의했다.

덕양은 낙찰 시 들러리에 협조한 대가로 태경화학에서 액탄 납품 물량 일부를 매입할 것에 합의했다. 결국 2018년과 2019년에 덕양이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낙찰 이후엔 2018년 4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매월 포스코 납품 물량 일부(약 8~60%)를 태경화학으로부터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조선사가 발주한 액탄 구매 입찰, 드라이아이스 가격 담합, 액탄 시장 사업자 간 담합에 대해 3번째 조치한 사례”라며 “전·후방에 걸쳐 산업경쟁력을 저하하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