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 학생 때 훔친 책값 돌려주자…교보문고 '묻고 더블로 기부'

고기정 2024. 3. 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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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고등학생일 당시 책과 학용품을 훔친 사실을 고백하면서 "늦었지만 책값을 받아달라"는 손편지와 함께 100만원을 서점에 보낸 30대 가장의 사연이 알려졌다.

19일 교보문고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교보문고 강남점에 한 고객이 별다른 설명 없이 편지 봉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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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시절 교보문고서 학용품 절도한 남성
"과오 바로잡기 위해 뒤늦게 사죄합니다"
교보문고, 200만원 더해 결식아동 돕기로

15년 전, 고등학생일 당시 책과 학용품을 훔친 사실을 고백하면서 "늦었지만 책값을 받아달라"는 손편지와 함께 100만원을 서점에 보낸 30대 가장의 사연이 알려졌다.

과거 교보문고에서 물건을 훔쳤던 남성이 100만원과 손편지를 전달하며 사죄했다. [사진=교보문고 제공]

19일 교보문고는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교보문고 강남점에 한 고객이 별다른 설명 없이 편지 봉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당시 서점 직원들은 봉투 안에 돈만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단순 분실물로 보관했으나, 최근 다시 봉투를 열어보고 오만원권 20장과 과거 과오를 사과하는 손편지를 발견했다.

편지를 작성한 두 아이의 아버지 A씨는 "모든 잘못을 바로잡을 수는 없겠지만, 가능하다면 진정으로 잘못을 인정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15년 전의 일을 고백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그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자주 들렀는데, 처음에는 책을 읽으려는 의도로 방문했지만 이내 내 것이 아닌 책과 각종 학용품류에 손을 댔다"며 "몇 번이나 반복하고 반복하던 중, 직원에게 걸려 마지막으로 훔치려던 책들을 아버지께서 지불하셨던 기억이 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문득 되돌아보니 내게 갚지 못한 빚이 있다는 걸 알았다"며 "가족에게 삶을 숨김없이 이야기하고 싶은데, 가족들이 잘못은 이해해줄지언정 그 과오를 바로잡기 위해 내가 뭘 했는지 말하고자 하면 한없이 부끄러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늦은 감이 있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책값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다. 저도 교보문고에 신세 졌던 만큼 돕고 베풀며 용서하고 살겠다"고 덧붙였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수능을 맞아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교보문고는 손님이 남긴 100만원에 200만원을 더해 아동자선단체 세이브더칠드런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결식 위기 아동들에게 도시락을 전달하는 프로그램에 돈을 기부하기로 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편 교보문고는 대한민국의 도서 판매기업 및 서점 브랜드다. 창업주인 신용호 회장은 "서울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서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 지하에 교보문고 광화문점(1호점)을 열었다.

신 회장은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그 대상이 초등학생이라고 할지라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 ▲책을 한 곳에 오래 서서 읽는 것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 ▲책을 이것저것 보기만 하고 구매하지 않더라도 눈총을 주지 말 것 ▲책을 앉아서 노트에 베끼더라도 제지하지 말고 그냥 둘 것 ▲책을 훔쳐 가더라도 절대로 도둑 취급하여 망신을 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 등을 운영지침으로 삼아 시민을 배려하는 상생기업이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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