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채굴 반대 선상 시위’… 그린피스, UN 감독 기구서 퇴출 위기

천양우 2024. 3. 1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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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채굴업체와의 갈등으로 UN 산하 심해 채굴 감독 기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18일(현지시간) BBC는 "태평양 원양에서 채굴업체 소유 선박에 올라타 심해 채굴 반대 시위를 벌인 그린피스가 UN으로부터 퇴출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선상 시위는 심해 채굴이 초래할 환경 재앙을 직접 막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평화적 행동"이라고 줄곧 주창해 온 그린피스는 ISA 정기 회의가 시작된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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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업체 “불법 시위로 선원들 위협”
그린피스 “정당한 평화시위였을 뿐”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태평양에서 심해 채굴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그린피스 제공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채굴업체와의 갈등으로 UN 산하 심해 채굴 감독 기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18일(현지시간) BBC는 “태평양 원양에서 채굴업체 소유 선박에 올라타 심해 채굴 반대 시위를 벌인 그린피스가 UN으로부터 퇴출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23일 그린피스는 멕시코와 하와이 사이,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클라리온-클리퍼턴 해역에서 캐나다 광산업체 ‘메탈즈컴퍼니’가 소유한 다목적 선박 코코호의 활동을 막을 목적으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다. 한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노르웨이, 폴란드, 영국에서 온 그린피스 활동가들은 카약을 타고 교대로 노를 저으며 코코호가 채굴 장비를 해저로 내려보내지 못하게 방해했다.

선박 주위를 맴돌며 항의 시위를 지속하던 그린피스는 활동 사흘째인 25일, 코코호의 갑판 위로 승선을 시도했다. 배에 올라탄 다섯 명의 활동가는 선미에 위치한 크레인을 교대로 점거하며 심해 채굴 탐사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채굴업체 선박을 둘러싼 시위는 200시간 넘게 지속되었다.

메탈즈컴퍼니는 즉각 항의했다. 이날 항해는 국제해저기구(ISA)가 부여한 탐사 계약에 따라 합법적인 심해 연구 목적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업체 측은 “그린피스의 불법 시위가 선원들을 심각한 위험에 빠트리고 과학자들의 연구를 방해했다”며 ISA에 제재를 요청했다.

그린피스는 현재 UN 산하의 심해 채굴 감독 기구 ISA에 옵서버(참관 단체)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ISA 연례 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167개 회원국 대표는 이번 회의에서 그린피스에 대한 제명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주 UN의 심해 채굴 감독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ISA 사무총장 마이클 로지는 그린피스의 시위가 “해양 환경에 심각한 해를 끼칠 위협이 있다”며 퇴출 가능성을 직접 거론했다.

“선상 시위는 심해 채굴이 초래할 환경 재앙을 직접 막고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평화적 행동”이라고 줄곧 주창해 온 그린피스는 ISA 정기 회의가 시작된 18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반박했다.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의 심해저 채굴 중단 캠페인 책임자 루이자 캐슨은 “카약을 타고 노를 젓는 게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라면, 바다를 약탈하는 것(심해 채굴)이 어떻게 기후 재앙의 해결책이 될 수 있냐”며 “시위할 권리를 막을 것이 아니라 심해 채굴을 막아달라”고 회원국들에 호소했다.

태평양 해저면의 4000m 아래에는 전기차 배터리와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핵심 소재로 쓰이는 니켈·코발트·망간·구리 등 40여종의 희귀 금속이 대량 매장되어 있다. 탄소중립 열풍으로 해당 광물들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면서 태평양 해저 자원 개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현재 공해 지역에서의 심해 채굴은 UN 협약에 따라 일괄 금지되어 있는데, 이번 ISA 회의에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검토될 예정이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그린피스를 비롯한 환경단체들은 “심해 채굴은 기후 변화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캐슨은 “기후를 보호하려면 새로운 압력을 가해 바다를 더욱 파괴할 것이 아니라 바다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양우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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