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수출"…국내 편성 전쟁 새 대안으로 떠오른 한일 합작 [D:이슈]

류지윤 2024. 3. 19.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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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제작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적극적으로 제작하는 흐름이 감지됐다. 기존에 한국 배우가 일본 주요 드라마에 출연하거나, 국내 공개를 타깃으로 하는 제작과 다른 흐름이다.

ⓒBH엔터테인먼트, 트라이스톤 엔터테인먼트

한효주와 오구리 슌의 일본 넷플릭스 오리지널 '로맨틱 어나니머스'는 국내 제작사 용필름이 제작하고 일본 넷플릭스가 투자해 일본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해당 작품은 동명의 프랑스 영화(장 피에르 아메리스 감독)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물이다. 일상에 불편을 느낄 만큼 지나치게 소심하지만 천재적인 솜씨를 가진 쇼콜라티에가 작은 초콜릿 가게에 취업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메가폰은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의 츠키가와 쇼 감독이 잡는다.

지난해에는 국내 배우 김향기, 신현승이 주연을 맡은 '플레이, 플리'가 일본 OTT 훌루 재팬을 통해 공개됐다. '플레이, 플리'는 한국 제작사 플레이리스트가 만들어 일본 훌루 재팬 오리지널로 탄생한 드라마다. '플레이, 플리'는 공개된 후 훌루 재팬 한국 드라마/아시아 드라마 랭킹 부문 1위에 오르며 훌루와 플레이리스트은 각자 가능성을 확인했다.

'로맨틱 어나니머스'와 '플레이, 플리'는 한국 드라마 제작사가 현지화 전략으로 콘텐츠 시장에 진출한 사례다. 스튜디오 드래곤도 국내 시스템을 바탕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하는 일본 드라마 '아수라처럼'을 제작 중이다. 미야자와 리에, 아오이 유우, 오노 마치코, 히로세 스즈 등 일본의 톱 배우들로 꾸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아수라처럼' 외에도 다수의 일본 드라마를 기획 중이다.

현재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TBS '아이 러브 유'와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주연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사랑 후에 오는 것들'과는 다른 의미의 합작이다. '아이 러브 유'는 채종협이 캐스팅 된 일본 드라마이며,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국내 공개를 타깃으로 한다.

앞서 미이케 다케시 감독의 디즈니플러스 '커넥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의 '완벽한 가족' 등 양국의 인력 교류는 잦았지만 한국 제작사가 일본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는 건 흔치 않았다.

한 일본 제작사 관계자는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 만드는 시스템에 일본 콘텐츠 업계가 관심이 많다. 한일합작을 경험하거나, 한국 영화에 캐스팅된 일본 배우들의 입을 통해 체계적으로 갖춰진 시스템이 입소문이 났다. OTT를 통해 한국의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사랑 받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 제작자의 기획과 방식을 배우고 경험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라고 전했다.

이처럼 국내에서 일본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제작하는 방식은단순히 콘텐츠 확장이 아닌, 국내 콘텐츠 업계의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드라마 제작 편수는 125편으로 2022년 135편보다 10편이 줄었다. 팬데믹 이후 OTT를 중심으로 관람 환경이 변화하고 K콘텐츠가 전 세계서 인기를 끌며 드라마 제작 편수가 늘어났다. 그러나 편성은 한정적으로, 빛도 보지 못한 드라마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방치된 작품이 100여 편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대규모 제작자, 스타 감독, 배우 위주로 우선 편성이 되다 보니,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제작비는 높아지고 있다. 자본을 쏟아부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흥행이 담보가 되지 않으니 OTT는 물론이고 지상파, 케이블을 막론하고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드라마 편성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수많은 작품들이 편성을 끝내 받지 못한다면 이는 고스란히 국내 콘텐츠 업계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국내 제작사 관계자는 "제작사의 눈을 돌린 현지화 전략은 치열한 편성 전쟁으로 위기를 맞이한 콘텐츠 산업에 하나의 돌파구가 되길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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