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오랜만에 보는 스타트렉 게임이긴 한데… 스팀 상륙한 ‘스타트렉 레전드’

김남규 2024. 3. 18. 17: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듄 영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SF 장르의 구도가 크게 변하고 있기는 하나, 지금까지 ‘스타워즈’와 더불어 전 세계 SF 시장을 이끈 IP라고 하면 ‘스타트렉’을 빼놓을 수 없다.

국내는 ‘스타워즈’조차 인기가 높지 않을 정도로 SF 장르를 선호하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타트렉’을 아는 이들이 많지 않지만, 해외에서는 ‘스타워즈’ 팬덤과 ‘스타트렉’ 팬덤이 누가 더 정통 SF인지를 두고 수십년째 신경전을 펼치고 있을 정도로 강력한 팬덤이 유지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EA 등 대형 게임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대형 게임들이 쉬지 않고 나오고 있는 ‘스타워즈’와 달리 ‘스타트렉’ 게임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해외에서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등장하긴 하지만, 국내에는 팬층이 워낙 약하다보니 한글화된 게임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상황에서 틸팅포인트가 최근 스팀 얼리엑세스로 ‘스타트렉 레전드’라는 게임을 선보였다. 잘 알려진 게임이 아니긴 하지만, 지난 2016년에 마무리된 스타트렉 리부트 3부작 이후 별다른 소식이 없었던 국내 ‘스타트렉’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게임을 플레이해봤다. 게다가 흔치 않은 한글 지원 ‘스타트렉’ 게임이다.

한글로 만나는 스타트렉 게임

게임을 플레이하면 첫화면부터 다소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스팀얼리액세스로 출시됐으니 완전한 신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전에 애플앱스토어 아케이드 모드로 출시된 동명의 게임을 PC로 이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해상도도 모바일에 맞춰져 있고, 사용자 인터페이스 역시 모바일과 동일하다. 처음에는 게임 종료 버튼을 찾지 못해서 강제 종료했는데, 프로필 화면에 나가기 버튼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황당함까지 느꼈다.

게임 종료 버튼이 프로필 화면에 감춰져 있다

모바일 게임을 그대로 PC로 이식한 게임이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역시 좋게 말하면 익숙하지만, 달리 보면 “이런 게임을 2024년에 신작으로 출시했다고?”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먼저 뽑기를 통해 최대 4명으로 팀을 구성하고, 스테이지를 고르면 해당 행성으로 워프해서 한턴씩 주고받는 전투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이용자라면 오랜 시간 마르고 닳도록 플레이했던 ‘세븐나이츠’와 완전히 동일한 흐름이다.

세븐나이츠 같은 스타일의 턴제 전투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 타격감은 괜찮다

스타트렉 IP를 사용한 게임이기 때문에 ‘세븐나이츠’처럼 화면을 뒤덮는 화려한 이펙트로 가득한 스킬이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개념이었던 휴대 장치로 아군을 소환하거나, 방어막을 걸어주는 연출이 등장하며, 치료도 직접 주사기를 써서 치료하는 ‘스타트렉’ 다운 연출이 팬들을 웃음짓게 만든다.

여러 행성을 여행하는 스타트렉답게 다양한 전투 배경

물론, 식상한 턴제 전투 방식에 연출까지 심심하니,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시대착오적인 게임이라고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심지어 2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얼리액세스 구매를 해야 즐길 수 있는데, 게임 안에서 비용을 써서 캐릭터 뽑기까지 진행해야 하니 말이다.

뽑기로 캐릭터 조각을 모아 등급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커크 선장, 스팍을 비롯해 그동안 방영된 모든 스타트렉 시리즈의 등장인물들을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 팬들에게는 강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뽑기로 조각을 모아 등급을 올려야만 제대로된 성능을 발휘하기 때문에, PVP에서 최고 등급으로 도배한 이들을 만나보면 스트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스타트렉 전 시리즈의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다

다만, PVP를 머릿속에서 지우고 플레이를 한다면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게임이 될 수 있다. 추억을 되살리는 캐릭터 외모에서 드라마의 명장면이 떠오르기도 하고, 스타트렉: 어둠으로의 카운트다운, 스타트렉: 피카드 등 외전 성격의 스타트렉 코믹스를 집필한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크 존슨이 참여한 스토리 모드를 보는 맛이 있기 때문이다.

선택에 따라 분기가 갈리는 스토리 모드

또한, 스테이지 반복 클리어나, 셔틀을 파견해 행성을 조사하는 등 각종 콘텐츠를 즐기다보면 꾸준히 보상을 획득할 수 있어, 추가 과금을 하지 않아도 게임머니로 캐릭터 뽑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다. 생각해보면 모바일 게임들이 대부분 과금 유도가 심하다고 욕을 먹고 있긴 하지만, PVP 랭킹에서 상위권에 들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느긋하게 플레이하면 재미없는 게임이 없긴 하다.

스토리 보는 재미가 있다

결론적으로, 스타트렉 IP 게임에서 한글을 지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보니, 익숙한 방식으로 스타트렉 스토리를 즐긴다는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긴 하다. 다만, 애플 아케이드에서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스팀에서는 2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은 봐주기 힘든 부분이다. 애플 아케이드도 가입을 해야 하니 완전히 무료라고는 볼 수 없지만, 똑같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무료 모바일 게임들이 워낙 많다는 것이 문제다. 유료로 판매할거면 그 가격에 상응하는 재화 보상이라도 해야 이용자들이 더 호감을 가지게 될 것 같다.

사용자 중심의 게임 저널 - 게임동아 (game.donga.com)

Copyright © 게임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