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중기 "'로기완' 주연·공동 제작, 책임감 느껴" [D:인터뷰]

류지윤 2024. 3. 18.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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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기완'은 배우 송중기가 한 번 고사했던 작품이다. 로기완의 처지 속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이 잘 공감이 되지 않아 떠나보낸 지 7년, 어찌 된 일이지 다시 돌아온 '로기완'의 대본은 가슴으로 이해가 됐다. 지체할 것 없이 제작사 용필름에 영화 '화란' 촬영이 끝나면 바로 촬영에 돌입하자고 뜻을 전했다. 그 때는 아니었지만, 지금은 왜 '로기완'이 됐을까.

"7년 전과 현재 대본은 크게 차이가 없어요. 마리 캐릭터 설정이 구체적으로 바뀐 정도예요. 그 때는 탈북자 신세로 난민 지위를 받아야 하는 로기완이 벨기에에서 사랑에 빠진다는 게 공감이 안됐어요. 그런데 다시 읽었을 땐 이방인의 삶을 보게 되더라고요. '잘 사는 게 뭐지' 싶고요. 가족, 친구, 연인과 부대끼고 살면 잘 사는 게 아닌가 싶은 거죠. 책은 똑같았는데 제가 제 생각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인연인가 싶어 '화란' 끝나고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로기완'은 삶의 마지막 희망을 안고 벨기에에 도착한 탈북자 로기완(송중기 분)​과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여자 마리(최성은 분)가 서로에게 이끌리듯 빠져드는 이야기로, 지난 1일 공개 후 3일 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 부문 3위, 공개 2주 후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 (비영어) 부문 1위, 31개국 톱10에 진입했다.

"다른 문화권에서 어떻게 봤는지 피드백 받을 수 있다는게 좋아요. 영화로 '로기완'을 쳐보니 영어로 리뷰한 유튜버들도 꽤 있더라고요. 호평이나 호평이나 봐주셨다는 거니까 의미 있어요. 다른 문화권에서도 성적이 좋다고 하니 뿌듯한 마음도 들고요."

송중기의 바로 전작은 영화 '화란'이다. 조직폭력배 중간 보스 치건 역을 맡아 어두운 톤의 연기를 보여줬다. '로기완' 역시 삶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인물로 송중기의 그늘진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원래는 드라마와 영화 작업을 오가는 걸 밸런스가 맞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팬데믹으로 무너졌어요. 그러면서 '화란' 끝나고 '로기완'을 하게 됐어요. '화란' 끝나고 또 어두운 정서의 영화를 해야지 그런 건 아니었어요. 이 작품은 7년 전에 이미 한 차례 제안 받았던 거니까요. 그냥 7년 만에 다시 이 시나리오를 읽으니 드라마에서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쉽지 않은 정서를 영화로 만들 수 있겠다 싶었고 표현해 보고 싶었어요."

로기완은 탈북한 후 벨기에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인물이다. 하지만 난민 지위를 받기 쉽지 않자 빈병을 주워 생활을 하며 노숙자 생활을 자처한다. 송중기는 이 때의 로기완의 감정을 스스로에게 벌을 주고 있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책에 다 답이 나와있다고 생각했어요. 기완이가 계속 고생길을 걷잖아요. 한 번은 '그냥 한국 대사관 가면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엄마의 죽음으로 여기까지 와놓고 왔으니 오히려 죄책감에 고생을 하는 게 아닐까ㅣ 싶더라고요. 그러면서 로기완의 감정에 공감하려고 노력했어요."

마리 역의 최성은은 극이 시작한 후 약 40분 정도가 지나야 등장한다. 이전까지는 송중기 홀로 끌어나가야 했다. 극의 선두에 서 있는 것이 처음도 아닌데 이번에는 유독 외로웠다. 이에 최성은과 더욱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성은이가 프레임에 잡히는 순간 '이제 됐다' 싶더라고요. 제가 한 달 동안 로기완을 많이 부여잡고 있었구나 싶었고요. 성은이가 부러웠던 지점은 본인이 만족하지 않으면 타협하지 않아요. 그런 건 아무래도 제가 선배여도 성은에게 배웠어요. 오랜 만에 파트너와 허물없이 모든 걸 이야기하며 부대꼈던 것 같네요."

'로기완'이 전 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지만 호불호가 존재한다. 송중기와 최성은의 로맨스가 설득력이 부족하고, 원작과의 비교도 피할 수 없었다.

"저는 사연이 있던 작품이라 주관적으로 내 새끼 같아요. 사실 호불호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보니까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저도 멜로 부분에서 불호라고 느끼는 분들은 이해해요. 저도 그런 이유로 거절 했었으니까요. 이해는 하지만 다만 바람이 있어요. 다시 보게 됐을 때 예전엔 공감하지 못했던 것들이 나중엔 공감이 됐으면 해요. 제가 나중에 이걸 다시 봤을 때 공감했던 것처럼 말이죠."

송중기는 '화란'에 이어 '로기완'의 제작에 참여하면서 제작자라는 또 하나의 꿈을 피워내고 있다.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작품을 만들며 한국 콘텐츠의 다양성에 보탬이 되고 싶은 바람이다.

"공동 제작 아니었어도 열심히 하긴 하는데요. 하하. 공동제작 들어갔으면 더 잘해야죠. 회사가 제작사을 같이 하고 있는데 저도 관여 하는 편이에요. 다행히 제작진 쪽에서도 배우로서 제 의견을 듣고 싶어 할 때도 있고요. 제 성격이 그런 것 같아요.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이 없으면 주인공 하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작품 할 때 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안되는 거고요. 제작사들이 주인공들에게 돈을 많이 주는 이유겠죠. 제작자라는 꿈도 있어요. 마동석 형님이 열심히 만드시는 걸 보니 멋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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