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시민 20%가 애용한다… 공공앱 ‘대구로’ 대구에선 대세

최일영 2024. 3. 1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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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등과 경쟁 속 점유율 16.9%
택시 호출·지역 화폐·급식 지원…
생활 서비스 종합 플랫폼 진화
저렴한 수수료 소상공인 파트너
음식 배달 중개 수수료를 낮춘 대구형 배달앱 ‘대구로’ 시범 서비스가 시작된 2021년 8월 10일 대구 서구 비산동 대구로 본사 앞에서 직원들이 영업용 차량 앞에서 앱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21년 대구형 공공 배달앱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대구로’가 진화를 거듭한 끝에 지역생활종합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았다. 대구로의 성공 사례는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만든 공공앱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대비되며 더욱 부각되고 있다.

17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로는 최근 회원수 52만명을 돌파했다. 대구시민 5명중 1명이 대구로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가맹점은 1만7800곳으로 늘었고 누적 배달주문은 618만4000건(일평균 8523건), 택시호출은 304만5000건(일평균 7594건)에 이른다.

대구로는 배달 플랫폼으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인지도가 높은 민간 배달앱 ‘빅3’(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가 전체 배달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구로의 약진이 눈에 띈다. 지난해 기준 대구로 배달앱의 시장(지역) 점유율을 16.9%다.


10%가 넘는 공룡 배달앱 수수료에 비해 대구로는 4.2%의 저렴한 수수료 혜택을 제공했다. 또 파격적인 광고 혜택과 결제일 다음 날 정산 등으로 지역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줄여줬다. 다양한 혜택을 통해 87억~172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시는 분석했다. 이후 배달앱을 넘어 택시 호출, 전통시장 장보기, 결식 우려 아동 급식지원, 지역 맛집 밀키트 판매, 시내버스 운행 정보 안내 등 서비스 범위를 대폭 확대해 시민들의 생활종합플랫폼으로 진화했다.

지난해 대기업 플랫폼인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항하기 위해 출시된 대구형 택시호출앱 대구로택시 서비스에 지역 택시 1만1540대가 가입했다. 전체 대구 등록 택시(1만3528대)의 85%가 대구로택시 호출을 이용하고 있다. 대구로택시는 파격적인 수수료 등 각종 혜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구로택시 호출을 이용하는 택시기사는 초기 6개월 동안 중개수수료 무료 혜택을 받았다. 이후에도 월 최고 3만원(콜당 200원 기준)의 저렴한 콜비 혜택을 누리고 있다. 대기업 앱을 이용하는 법인택시가 월 400만원을 벌 경우 매월 18만∼20만원을 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부담하는 것에 비해 파격적이다. 호출료 무료, 각종 할인과 이벤트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운영했다.

대면결제만 가능했던 결식아동 급식카드를 대구로와 연계해 비대면 주문이 가능하게 했다. 아동급식 배지가 있는 가게에서 아동급식카드로 배달을 시킬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배달비도 대구시가 지원하면서 복지사각지대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구시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40회 지역정보와 연구과제 발표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대구로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기존 지역화폐인 대구행복페이를 대구로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전환한 ‘대구로페이’도 지난해 출시했다. 대구로택시 호출 등 대구로앱 내 사용은 물론 학원, 병원, 슈퍼마켓 등 현장에서도 삼성페이와 QR코드로 결제가 가능해 편의성이 높아졌다. 최근에는 업무용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대구로택시 비즈서비스도 시작했다. 공공기관, 민간기업 임직원들의 출장·외근 시 택시 호출부터 비용 정산까지 모든 과정을 해결해주는 서비스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민 20% 이상이 대구로를 사용할 만큼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며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서비스가 시작된 만큼 소상공인들과 시민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거대 플랫폼 수수료 문제 제기, 택시앱 변화 이끌었다
‘대구로 호출’도 카카오서 돈 떼
시, 공정위 신고 독과점 공론화
대구형 택시호출앱 ‘대구로택시’ 등록 차량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시가 거대 독점 플랫폼의 과도한 수수료 징수 문제를 제기해 택시호출앱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의 문제 제기로 택시호출앱의 독과점 문제가 공론화됐고 정부의 개입까지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거대 플랫폼에 대항해 대구로택시 앱서비스를 시작한 대구시는 지난해 8월 카카오모빌리티가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에 따른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카카오 가맹택시 매출액에 대구로 택시 호출수입을 포함해서 부과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는 대구시가 공정경제와 민생안정을 위해 택시기사들을 대변해 나선 것이다. 택시기사들은 대구로택시 호출을 통해 승객을 태우면 대구로택시와 카카오에 이중으로 수수료를 부담하고 길거리에서 우연히 승객을 태워도 카카오에 수수료를 떼인다며 부당함을 호소했었다. 시는 택시업계가 독점적 플랫폼업체의 횡포에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대구로택시는 공룡 플랫폼의 독점으로부터 택시기사와 시민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탄생했다. 홍준표(사진) 대구시장도 대구로택시 출범 후 계속해서 택시 플랫폼 독점 구조 타파를 강조해왔다. 공룡 플랫폼 독점 문제를 공론화하고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대구시의 역할이 컸다.

대구시의 조치가 이슈가 된 후 정부와 관련 시장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지난해 말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카카오 택시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한 횡포가 너무 심하다”고 비판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대구시는 공정위 신고 후에도 국회와 국토교통부, 공정위 등을 방문해 수수료 문제의 부당성을 설명했고 카카오모빌리티 본사도 방문해 대구시의 의견을 전달했다. 전방위 압박에 카카오모빌리티는 3~5%였던 수수료율을 2.8%로 낮췄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자체 중 유일하게 대구가 택시호출시장을 대기업 독점구조에서 경쟁구조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며 “대구시는 공정경제 정착과 민생안정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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