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 마주쳐도 짖지 않게 하려면… 강아지 때 ‘사회화’ 필수 [멍멍냥냥]

이해림 기자 2024. 3.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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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생후 3주~14주 시기에 낯선 개와 사람 그리고 외부 자극에 최대한 많이 접촉하도록 하는 것이 사회화에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른 집 강아지는 보호자 말을 잘 듣는데, 우리 집 강아지는 왜 유독 말썽일까? 강아지가 유독 혼자 있지 못하거나, 다른 동물만 보면 심하게 짖거나, 쉽게 흥분하거나, 집안을 과도하게 어지르거나, 상대를 잘 문다면 어린 시절 사회화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

개의 사회화는 생후 3주~14주에 대부분 진행된다. 이 시기는 오감이 발달할 뿐 아니라 다양한 환경과 경험에 대한 자극을 대부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습득하는 때다. 사람이나 다른 동물과 유대를 맺으며 융화되는 방법도 배운다. 이 기간에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은 강아지의 성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반면, 3주~14주에 다른 개나 사람을 비롯한 외부 자극 요인에 거의 노출되지 않고 단순한 생활환경에서만 지낸 강아지는 사교성이 적어지고 겁이 많아진다. 이에 외부 환경에 과민 반응하는 개로 성장하기 쉽다.

개가 사회에 섞여들기 위해서는 사회회가 꼭 필요하다. 어린 강아지를 기르고 있다면 ▲개와의 사회화 ▲사람을 비롯한 개 이외 동물과의 사회화 ▲다양한 자극에 대한 사회화 등 세 가지 측면에서의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사회화 시기에 강아지는 어미나 형제와의 접촉을 통해 개들만의 소통기술을 습득한다. 그러나 이른 시기부터 어미나 형제와 떨어져 인간 손에 길러지면 다른 개와 친하게 지내기 어려워한다. 사회화를 위해서라도 생후 7~8주까지는 어미나 형제와 함께 지내도록 하는 게 좋다. 다른 집에 입양된 후에도 처음 보는 개를 만날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 성격, 연령, 체격이 비슷한 개면 더 좋다. 처음 대면할 때에는 탐색 시간을 충분히 갖고 스스로 다가가게 둔다. 절대 무리에서 억지로 놀게 하지 않는다. 자발적으로 다가가 즐겁게 노는 것이 중요하다.

동족간 사회화가 되어 있어도 공격성을 띨 수 있다. 그러나 동족에 어울릴 수 있는 개는 기본적 소통 기술을 알고 있으므로 싸움을 피하는 방법도 안다. 모르는 개와 처음 만나더라도 우호적으로 대할 수 있게 된다. 사회화 최적 시기가 이미 지났더라도 다양한 개와 계속 만날 수 있도록 해 주면 소통 능력이 성장한다.

개뿐 아니라 사람에게 익숙해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보호자와 산책하다 보면 보호자 이외의 다른 사람과 마주칠 수밖에 없어서다. 보호자를 비롯한 소수 사람만 접촉하고 지낸 강아지는 낯선 이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껴 공격성을 띠기도 한다. 헬멧 쓴 사람을 두려워해 짖기도 하고, 여자만 접촉해본 강아지는 남자를 무서워할 수도 있다. 산책하며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주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

많은 보호자가 예방접종을 끝낸 후에 반려견 산책을 시작하려 하지만, 자칫 사회화 적기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 예방접종을 다 마치지 않은 강아지라도 밖에 데리고 다니는 것이 좋고, 건강이 걱정된다면 강아지를 풀어놓기보다는 보호자가 안고 다니는 것이 권장된다. 산책하러 나갈 때는 사료나 간식을 지참한다. 강아지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을 만나면 사회화 교육 중임을 밝히고, 타인의 손바닥에 올려둔 간식을 강아지가 먹게 유도한다. 이를 반복하다 보면 자신이 음식을 받아먹은 적 있는 사람과 비슷한 특징을 가진 다른 사람에게도 강아지가 좋은 인상을 느끼게 된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최대한 다양한 사람에게 연습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게 좋다. 강아지가 선뜻 간식을 먹지 않더라도 성급해하지 말아야 한다. 무리해 강제로 먹게 하는 것은 오히려 나쁜 기억을 만든다.

외부 환경에서 오는 다양한 자극에 익숙해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보통 개들은 자동차, 천둥, 불꽃놀이, 드라이기, 진공청소기, 초인종 등의 소리를 무서워한다. 그러나 사회화 시기에 다양한 외부 자극을 접하고 이에 익숙해지면 성견이 돼서도 과도한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사회화 적기에 달리는 자동차 안에 태우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서 걷게 하는 등 생활 소음에 자주 노출시켜야 한다. 칫솔질, 빗질, 귀 청소, 발톱 깎기, 목욕, 미용 등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이것이 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편안한 상태에서 장난치며 적응시킨다. 예컨대, 칫솔질 교육 시엔 처음부터 칫솔로 양치질을 시키는 대신 부드러운 거즈를 손가락에 감싸고 강아지가 입으로 물고 놀게 한다.

입안에 무언가가 들어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는 단계다. 강아지가 이런 자극에 익숙해지면 칫솔을 입에 넣는 연습을 한다. 각 단계가 성공할 때마다 칭찬과 보상은 필수다. 그래야 강아지들에게 ‘칫솔질=놀이와 간식=즐거운 것’이라는 인식이 생긴다. 동물병원이나 미용실, 호텔에 데려갈 때도 해당 공간에 가서 좋아하는 것을 받아먹고 놀게 함으로써 ‘즐거운 일이 생기는 장소’로 인식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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