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의거 기념일 맞아 '이승만기념관 반대' 목소리

윤성효 2024. 3. 1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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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기념계승단체전국협의회 성명, 민족문제연구소 등도 입장 발표

[윤성효 기자]

 창원마산 국립3.15민주묘지에 있는 김주열 열사 묘(가묘).
ⓒ 윤성효
 
[기사보강 : 15일 오전 11시 39분]

"이승만은 친일파를 등에 업은 독재자. 친일파 경찰 박종표에 의해 잔인하게 희생된 김주열 열사. 3·15의거 정신으로 독재와 친일 잔재 심판할 것이다."

"이승만의 수많은 죄상을 일일이 열거할 겨를이 없지만, 무엇보다도 분명한 점은 이승만이 대한민국 헌법을 여러 차례 유린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이다."

이승만정권을 무너뜨린 기폭제가 된 3·15의거 64주년을 맞아 15일 민주화운동기념계승단체전국협의회와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민족문제연구소 등 단체가 각각 낸 입장이다.

"현대판 친일세력을 용납하지 않는다"

민주화운동기념계승단체전국협의회는 "19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일, 영구집권의 탐욕을 이기지 못한 독재자 이승만은 온갖 비열한 술수를 동원해 부정선거를 획책했다"라며 "청년학생을 비롯한 압도적 다수의 시민이 부정부패로 가득한 이승만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위대한 항쟁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64년 전 마산에서 일어난 3.15의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 청년학생 김주열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사망해 참혹한 그 시신이 유기되는 비극적 운명을 맞았다. 이런 일을 자행한 주범은 친일경찰 박종표"라며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가를 탄압했던 친일경찰이 해방 후 민주화운동에 앞장 선 청년학생을 잔인하게 살해했던 것이다. 이런 친일파가 이승만 독재정권의 기반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근래에 아무런 근거 없이 이승만을 미화한 <건국전쟁>이라는 영화가 개봉해 오랜 시간 극장 스크린을 차지하고 있고, '이토 히로부미 인재'의 황당한 주장이 현직 국회의원 입에서 거침없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라며 "이는 작년에 일어났던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투사 흉상을 훼손하려는 심각한 움직임과 잇닿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은 뉴라이트라는 조직된 세력이 등장한 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 기초 사상이 식민사관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식민사관이란 한 마디로 우리 민족은 늘 분열해 싸우고 자주적 발전을 이룰 수 없는 하등한 존재이므로 일본 제국주의의 성은을 입어야 한다는, 허구로 점철된 침략 이데올로기일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친일독재정권 심판의 봉화를 올린 3.15의거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우리 국민은 뉴라이트라는 어리석은 현대판 친일세력을 용납하지 않는다. 독재와 친일 잔재들은 시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민주화운동기념계승단체전국협의회는 강원민주재단, 대구경북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세종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 전북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6월정신계승경남사업회, 경기중부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등 단체로 구성돼 있다.

이동일 민주화운동기념계승단체전국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건국전쟁 등 독재 부활의 노골화 움직임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를 지적하고 민주화 정신을 계승하는 게 오늘날 어떤 의미인지 돌아보자는 의미로 성명서를 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국민 위에 군림하던 독재자 이승만"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단체는 이날 '이승만기념관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3·15의거는 사월혁명의 기폭제가 됐으며, 국민 위에 군림하던 독재자 이승만은 4월 26일 결국 하야하고 하와이로 쫓겨나는 비참한 말로를 맞이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늘은 '3·15의거' 64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이승만 독재에 저항한 시민들의 행위는 '의거'(義擧)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대한민국 정부도 2010년부터 오늘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 기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뉴라이트를 비롯한 극우세력은 '국부론' 따위를 들먹이며 독재자 이승만을 미화하려는 기도를 멈추지 않아왔다"라면서 "이들이 광화문광장에 이승만 동상을 건립하자는 둥 황당무계한 주장을 늘어놓기도 했지만 세간의 비웃음을 사고 조롱거리가 되기 일쑤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한복판에 이승만기념관을 짓겠다고 도발하는 막장 드라마를 공공연하게 연출하기에 이르렀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460억 원 규모의 이승만기념관 건립 모금에 동참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초 '시민을 위한 열린 녹지 광장으로 어떤 시설도 들어올 수 없는 원칙을 정하고 끝까지 비워놓겠다'는 자신의 말을 뒤집고 이곳 '송현녹지광장 부지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라고 했다.

이들은 "독재자기념관을 지어 서울을 대표하는 거리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수백억 혈세를 들여가며 스스로 세계적인 웃음거리가 될 일이 무엇인가"라면서 "오세훈 시장은 정권의 비호와 배경을 등에 업고 국민적 합의 과정도 생략한 채, 마치 송현녹지광장이 자신의 사유물인 양 이승만기념관 부지로 내놓겠다는 오만방자한 발상을 당장 거둬들여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뉴라이트 세력에 기대어 건국절을 추진하고 이승만 띄우기에 혈안이 됐다가 몰락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전철을 답습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이승만기념관 건립에 대한 일체의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고 말했다.

이번 입장 발표에는 몽양아카데미, 반민특위·국회프락치기억연대, 사월혁명회, 전국민중행동, 전국비상시국회의, 제주4.3범국민위원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한국독립동지회, 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6.10만세운동유족회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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