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고물가 시대, 우리집 3종 밑반찬

유영숙 2024. 3. 1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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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장조림, 서리태 콩자반, 꽈리고추 멸치조림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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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숙 기자]

▲ 우리집 밑반찬 3종 세트 꽈리고추 멸치조림, 콩자반, 달걀 장조림
ⓒ 유영숙
 
가끔 좋은 선물을 받을 때가 있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받게 되면 더 고맙다. 이번 주에 가까이 사는 시누이가 방문했다. 요즘 바빠서 통 들르지 않더니 전화로 집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왔다. 시누이는 늘 과일도 가져다주고 내가 좋아한다고 빵도 사다 준다. 대신 가끔 우리 집에서 같이 식사한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만났는데 요즘 바빠서 만난 지 한 달이 넘는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셔서 오빠를 부모님처럼 챙긴다. 이번에는 초란 두 판을 가져다주었다. 아시는 분이 양계장을 하기에 가끔 쌍란도 사다 주고 초란도 사다 준다. 귀한 것인데 시누이 덕에 맛본다. 장바구니 물가가 비싼 요즘 반찬거리는 무엇보다 고맙고 반갑다.

밑반찬 1 : 초란 장조림

초란(初卵)은 부화한 암탉이 5개월 전후로 처음 낳은 달걀을 말한다. 일반 달걀에 비해 크기가 작아서 달걀프라이도 3개 정도는 해야 먹을 만하다.
  
▲ 초란과 일반 달걀 크기 초란은 일반 달걀보다 작다. 초란 한 판은 30개이다.
ⓒ 유영숙
 
초란 두 판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했다. 달걀프라이나 달걀찜을 해 먹어도 맛있지만, 달걀 장조림을 만들어 오래 먹으면 좋을 것 같았다. 주말에 오는 쌍둥이 손자도 먹이고, 밑반찬으로 먹어도 좋겠다. 요즘 밥상 물가가 비싸니 밑반찬이 있으면 밥상 차리기가 좋으니 달걀장조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달걀장조림 만들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달걀껍데기 벗기기다. 냉장고에 넣어둔 달걀도 잘 벗겨지지 않고, 바로 낳은 싱싱한 달걀도 삶으면 껍질이 잘 벗겨지지 않는다. 작년에 껍질 벗기다가 안 까져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삼일 동안 실온에 두었다. 두 판이라서 60개다. 다섯 개는 달걀프라이를 해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55개를 삶았다. 물에 소금 한 숟가락과 식초 두 숟가락을 넣으면 잘 벗겨진다.
 
▲ 달걀 삶기 달걀 삶을 때 소금과 식초를 넣어주면 껍데기가 잘 벗겨진다.
ⓒ 유영숙
   
30분 정도 삶은 후에 찬물에 몇 번 씻어서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껍질은 달걀 뾰족한 부분 말고 반대편 둥근 부분부터 시작해서 알껍질과 같이 벗기면 잘 벗겨진다. 그곳에 약간의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늘은 껍질이 잘 벗겨져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 달걀 겁데기 벗기기 달걀의 뾰족한 부분 말고 뭉특한 부분부터 벗기면 더 잘 벗겨진다.
ⓒ 유영숙
 
껍질 벗긴 초란은 물에 씻어서 냄비로 옮겼다. 껍질만 벗기면 분량의 물과 양념을 넣고 끓이면 되니 정말 쉬운 요리이다. 요리할 때 손글씨로 작성해 놓은 요리 레시피북 '유 세프의 요리 교과서'를 늘 보면서 양념을 정확하게 계량해서 하기에 실패가 거의 없다. 오늘도 레시피북을 펼쳐서 똑같이 하였다.
 
▲ 달걀 장조림 만들기 레시피대로 분량의 물과 양념을 넣고 30분 정도 졸이면 된다.
ⓒ 유영숙
   
처음에 센 불로 하다가 끓기 시작하면 중 불로 줄여서 30분 정도 졸인다. 오늘도 맛있게 잘 되었다. 이렇게 밑반찬을 만들어 두면 그냥 된장찌개 하나 끓여서 먹기도 하고 가끔 고기도 한 번 구워 먹어도 되니 음식 부자다.
  
▲ 달걀장조림 레시피 유 세프 요리 교과서, '달걀장조림' 편
ⓒ 유영숙
 
밑반찬 2 : 서리태 콩자반
초겨울이면 늘 국산 서리태 한 말을 사둔다. 겨우 내내 콩자반을 만들어 먹고, 밥 지을 때마다 넣어서 먹는다. 검정콩을 많이 먹어서인지 60대 중반인데 아직 염색을 안 한다. 요즘 겉으로 흰머리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지만, 나이 들어 그 정도는 그냥 그대로 멋이라고 생각하고 염색은 안 한다.
  
▲ 서리태로 만든 콩자반 우리 집 밥상에 떨어지지 않고 먹는 국민 밑반찬 콩자반
ⓒ 유영숙
 
콩자반은 서리태를 깨끗하게 씻어서 전날 저녁에 물에 소금 한 숟가락을 넣고 불려서 아침에 만들면 된다. 아니면 아침에 물에 담가두었다가 저녁에 만들면 된다. 어렵지 않아서 아래에 올려드리는 레시피를 보면 쉽게 할 수 있다.
  
▲ 콩자반 레시피 유 세프 요리 교과서, '콩자반' 편
ⓒ 유영숙
 
밑반찬 3 : 꽈리고추 멸치조림

처음 꽈리고추 멸치조림 만들었을 때 며느리가 맛있다고 싸 달라고 했다. 그다음부터 꽈리고추 멸치조림은 우리 집 최애 밑반찬이 되었다. 자신 있게 만들 수 있는 반찬이라서 늘 만들어서 아들네 집에도 보내준다.

늘 중멸치 300그램 한 봉지와 꽈리고추 두 팩을 사서 만든다. 멸치를 반 봉지 정도를 사용해도 되고 멸치를 많이 먹으려면 다 사용해도 된다. 늘 같은 양으로 만들어서 양념도 똑같이 넣으니 매번 맛있다. 내 요리 비결이다.
  
▲ 꽈리고추 멸치조림 맛도 있고 영양도 좋은 꽈리고추 멸치조림입니다.
ⓒ 유영숙
 
꽈리고추는 양념이 잘 스며들게 하고 멸치는 물컹거리지 않고 바삭하게 만드는 것이 비결이다. 1주일 정도 두고 먹어도 괜찮아서 밑반찬으로 딱이다. 멸치는 요리하기 전에 전자레인지에서 1분~ 2분 정도 돌려주면 수분이 날아가서 바삭바삭 해진다. 한 번은 작은 멸치로 멸치볶음을 만들고, 한 번은 중멸치로 꽈리고추 멸치조림을 번갈아 가며 먹는다.
 
▲ 꽈리고추 멸치조림 레시피 유 세프 요리 교과서, '꽈리고추 멸치조림' 편
ⓒ 유영숙
   
매일매일 새로운 반찬을 만들어 먹으면 좋지만 그러기는 쉽지 않다. 아들 둘이 장가가서 분가해서 살고 남편과 둘이 산다. 한나절 고생해서 밑반찬을 만들어 두면 외출하고 들어와도 마음이 편하다. 바쁘면 밑반찬에 국 하나만 끓여서 먹어도 되고, 김치와 구운 김 정도와 먹어도 된다.

요즘 물가가 비싸지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장바구니 물가도 떨어지리라 믿는다. 오늘 만든 우리 집 밑반찬 3종 세트로 한동안 반찬 걱정은 안 할 것 같다. 어른들만 사니 밑반찬이 생각보다 질리지 않는다. 이제 봄이라 상큼한 반찬도 먹고 싶다. 다 먹으면 다음에는 다른 밑반찬을 만들어 또 다른 밥상을 차려보아야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 발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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