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애터미 회장 박한길 (15) 최고 시설 기독교 대안학교 ‘드리미 고등학교’ 설립

윤중식 2024. 3. 15.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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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나의 중·고교 시절은 학교 부적응 기간이었다.

당시 나는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원래 있던 교사(校舍)를 부수고 신축하려 했으나 40년간 배출된 졸업생들에게는 평생에 추억이 될 학교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서글프겠다는 생각에 붉은 벽돌 등 옛 건물의 흔적을 최대한 살려 리모델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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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것 좋아해 성경도 열심히 암송
대학 시절엔 중등 2급 정교사 자격 취득
교사의 길 못 갔지만 60세에 학교 설립
충남 천안 병천면에 있는 기독교 대안학교 드리미학교 모습. 국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수준의 체육관 수영장 축구장 승마장 스크린골프연습장 등 체육 시설을 완비했다.


학창 시절, 나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재수하고 또 낙제해 2년 후배들과 같이 학교에 다녔다. 특히 수학 시간에는 하나도 알아듣지 못해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다른 책을 읽다가 선생님께 들키면 ‘꼭 공부 못하는 놈이 수업 시간에 딴 거 공부한다’고 면박을 받곤 했다. 선생님은 칠판에 주목하라고 하셨지만 나는 루트 시그마 미적분을 알아듣지 못해, 그래도 읽으면 알 수 있는 책을 책상 밑에 놓고 몰래 보았다.

나는 나름 성실한 학생이었다. 그러다 얻어맞을 때는 참 억울했다. 공부는 못 했어도 책 읽는 것은 좋아해 당시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을 거의 다 읽었다. 그리고 성경을 열심히 읽고 암송했다. 광주 무등산을 수없이 오르며 사색했던 날들은 ‘생각의 근력’을 키워 일생을 관통하는 삶의 가치와 가야 할 길을 설정하는 시간이었다. 되돌아보니 지나온 인생길이 ‘시온의 대로(大路)’(시 84:5)였음을 고백한다. 내 이름 ‘박한길’의 ‘한길’은 바로 ‘큰길’(大路)이라는 뜻이다. 남은 삶도 시온의 대로 끝에서 만날 새 예루살렘 성의 영광만을 바라보며 나아가길 기도한다.

나의 중·고교 시절은 학교 부적응 기간이었다. 당시 나는 내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의 교육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대학 시절 부전공으로 교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문교부 장관 직인이 찍힌 상업 과목 ‘중등2급 정교사’ 자격증이다. 당시에는 교사 자격증만 있으면 농어촌 시골학교 발령받는 것은 쉬웠다. 하지만 교사의 길은 가지 못했고 60세에 학교를 설립했다. 충남 천안 병천면에 있는 폐교된 ‘아우네중학교’를 인수해 ‘드리미고등학교’를 설립했다. 300억원을 투입해 최고의 시설을 갖춘 기독교 대안학교이다.

교실 건물은 리모델링했다. 원래 있던 교사(校舍)를 부수고 신축하려 했으나 40년간 배출된 졸업생들에게는 평생에 추억이 될 학교 건물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면 서글프겠다는 생각에 붉은 벽돌 등 옛 건물의 흔적을 최대한 살려 리모델링했다. 부지는 4만6280㎡(1만4000평)로 국제대회를 치를 수 있는 수준의 체육관과 수영장, 인조잔디축구장, 승마장, 스크린골프연습장, 피트니스클럽을 갖췄다.

또 학생 기숙사와 교사 아파트도 신축했다. 훌륭한 선생님들이 계시지만 나도 수업을 한다. ‘인생전략’ 과목이다. 성경적으로 살아오려 했던 내 삶을 이야기한다. 수업 방식은 질의응답이다. 질문을 잘하는 방법도 얘기해준다. ‘사명서 작성’을 시작으로 ‘나의 인생 시나리오’를 쓰게 한다. 어떤 삶을 살도록 하나님이 나에게 명령하셨는지를 한 편의 영화로 만드는 작업이다. 인생은 결국 내가 쓰는 시나리오대로 된다는 내 경험을 학생들에게 믿음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수업이다.

구체적으로는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된 삶을 이해하는 ‘시간 공학(Time Engineering)’ 수업이 있다. 창세기 1장 1절의 ‘태초’는 시간의 시작이고 ‘천지’는 공간의 시작이었다. 영원의 세계는 시간이 없다. 우리가 인지하는 시간은 ‘사건의 순서’일 뿐이다. 하나님은 자신을 알파와 오메가라 소개하신다. 시작이면서 동시에 끝이라는 말이다. 영원의 개념이다. 학생들은 삶을 영원의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하는 수업을 흥미로워한다. 짧은 지면이 아쉽다.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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